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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리우 설움 날린 이승윤-최미선 '엑스텐 합창', 상금 1억으로 무얼 할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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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리우 설움 날린 이승윤-최미선 '엑스텐 합창', 상금 1억으로 무얼 할 거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0.22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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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토너먼트 탈락 슬픔 딛고 정몽구배 대회 우승…이승윤 "아직 계획 세우지 않았다"

[올림픽공원=스포츠Q(큐) 글 이세영‧사진 이상민 기자] 세계 양궁월드컵 파이널보다 5배 많은 우승 상금 1억원. 국내 최대 규모 양궁대회의 첫 우승자라는 명예.

그야말로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는 ‘양궁 대제전’에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 막내들이 웃었다.

이승윤(21‧코오롱)과 최미선(20‧광주여대)은 22일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린 2016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결승전서 김선우(16‧경기체고), 한희지(21‧우석대) 나란히 7-1로 꺾고 우승 상금 1억원과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 이승윤(왼쪽)과 기보배가 22일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에서 나란히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남자부에서는 리우 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김우진(청주시청), 구본찬(현대제철)은 나란히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오진혁(현대제철), 이우석(코오롱), 임동현(청주시청), 박규석(공주시청)이 5~8위에 올랐다.

여자부는 이은경(순천시청)이 3-4위전에서 주혜빈(인일여고)을 6-0으로 꺾고 3위에 올랐다. 곽예지(대전시체육회), 곽진영(광주여대), 이다빈(부산도시공사), 이세현(울산스포츠과학고)이 5~8위에 자리했다.

◆ 고교생 패기 잠재우고 '초대 우승자 등극'

지난 8월 지구 반대편 리우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모두 날린 대회였다.

이승윤은 당시 개인전 8강에서 네덜란드의 세프 반 덴 베르그에 세트스코어 4-6(29-28 28-29 27-28 28-27 29-30)으로 석패했다. 매 세트 1점차 승부를 펼칠 정도로 치열한 접전이었는데, 마지막 5세트에서 ‘텐텐텐’을 쏜 상대를 넘지 못했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기에 빈손으로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개인전에서 아쉬움이 많았던 이승윤이다. 그는 “후회가 많이 남는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 이승윤이 22일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두 번 좌절은 없었다. 64강전부터 차근차근히 경기를 풀어나갔다.

8강전에서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진혁을 6-2로 꺾은 이승윤은 리우 올림픽 2관왕 구본찬과 4강전서 6-4 진땀승을 거두며 활짝 웃었다. 본인도 “(구)본찬이 형과 경기 때 가장 긴장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결승 무대에서 떨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4강전에서 슛오프까지 간 끝에 김우진을 꺾은 고교생 김선우의 패기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승윤은 “데이터가 없는 선수와 맞붙었기 때문에 많이 긴장됐다. 결코 얕볼 수 없으면서도 당황스러운 상대였다”고 말했다.

오히려 결승전은 4강전 때보다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간 이승윤이다. 그는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갑자기 좋은 경기력을 보일까봐 걱정했다”고 하면서도 “긴장을 많이 했는지 실수발이 많더라. ‘욕심 부리지 말고 내 실력대로 하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우승의 비결을 밝혔다.

▲ 김선우, 이승윤, 김우진(왼쪽부터)이 22일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리우 금메달 여궁사들 줄탈락, 부담감 극복하고 '챔피언 명중'

최미선 역시 올림픽에서 설움을 씻어내고 활짝 웃었다.

당시 최미선은 개인 8강전에서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에 0-6 완패를 당했다. 초속 6m 강풍에 맞섰지만 이를 다스리지는 못했다. 멘탈이 완전히 흔들려 더 아쉬움이 컸다.

최미선은 “올림픽 개인전 때 이루지 못했던 것을 이번에 풀고 가는 것 같다. 올림픽 이후 크게 열린 국내대회에서 우승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미선 역시 토너먼트에서 리우 올림픽 2관왕을 꺾었다. 16강전에서 ‘짱콩’ 장혜진(LH)을 7-1로 제압한 것. 그는 “(장)혜진 언니를 이기고 올라온 건 좋았지만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계속 탈락해 부담감도 있었다. ‘혼자 헤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기보배까지 16강에서 탈락한 상황에서 남몰래 속앓이를 했다.

그 부담감을 이기고 거머쥔 부와 명예이기에 더 뜻깊은 최미선이다. “선수들의 실력차가 적어서 국제대회보다 국내대회가 더 부담스럽다”고 밝힌 그는 “8강까지만 가자고 생각하고 화살을 쐈는데, 우승해서 정말 좋다. 관중들이 많이 와서 응원해 주셨기에 더 힘이 났다”고 웃어보였다.

▲ 최미선이 22일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초미의 관심사, 상금 1억원 어디에 쓸까?

이처럼 이승윤과 최미선이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우승을 차지한 건 국내 최대 규모인 상금이 한몫했다.

이번 대회에는 총상금 4억5000만원이 걸렸다. 우승 상금은 1억원으로 세계 양궁월드컵 파이널 2000만원의 5배에 달하고 2위도 5000만원의 거금을 획득할 수 있었다. 3위(2500만원)와 4위(1500만원), 5~8위(800만원)에도 적지 않은 상금이 걸렸다.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은 입을 모아 상금이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이승윤은 “상금이 커서 많은 선수들이 혜택을 본 것 같다”며 “국제대회 규모로 경기가 열려 재미있었다. 국민들도 재미있게 보셨을 거라 생각한다”고 웃어보였다.

“(상금이 커서)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눈에 불을 켜고 활을 당겼을 것”이라며 웃은 최미선은 “이 대회가 열리기 전에는 전국체전이 가장 큰 국내대회였는데, 이번에 새로 생겼고 상금도 컸기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한희지, 최미선, 이은경(왼쪽부터)이 22일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억원의 큰 상금. 우승 궁사들은 어디에 쓸 계획일까.

이승윤은 “아직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자친구일 때부터 아내가 경기장에 올 때마다 1등을 했다. 응원해줘서 고맙다”고 아내에게 하트를 날린 그는 “아직 아내와 상의하지 않았다”며 대화를 거친 후 상금의 용도를 정할 거라고 밝혔다.

최미선은 상금을 특별히 어디에 쓸 지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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