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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종 감독, 리우까지 힘 얻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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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종 감독, 리우까지 힘 얻은 이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2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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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이광종 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 선임...연령별 대표팀 두루 거치며 다진 실리축구에 기대감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한국 축구가 28년만에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하는데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한 이광종(50) 감독이 2년 뒤 벌어지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책임진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5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제7차 기술위원회를 열고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지휘했던 이광종 감독에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을 맡기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광종 감독의 선임은 이미 예상됐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공식 발표가 나기 전까지 말을 아꼈지만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이끈 이광종 감독에게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 이광종 감독은 28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그는 토너먼트에서 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왔다. [사진=스포츠Q DB]

이광종 감독은 지난해 아시안게임까지만 팀을 맡겠다며 단기 계약을 했다. 아시안게임 성적을 바탕으로 자신의 재신임 여부 결정을 대한축구협회에 맡기겠다는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축구협회 역시 아시안게임 성적을 토대로 이 감독의 계약을 올림픽까지 연장시킬지 가늠했다.

그리고 이광종 감독은 보란 듯이 28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내며 자신의 지도력을 입증했다. 이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이광종 감독이 가장 유력한 올림픽 대표팀 후보라는 말로 일찌감치 낙점이 됐음을 시사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선임을 발표하면서 "이광종 감독이 2012 AFC U-19 챔피언십 우승 감독으로서 2016 올림픽을 대비하는 해당 연령대의 선수들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미 검증된 지도력을 바탕으로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현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유소년 전임지도자로 출발, 한국 축구 유망주 대거 발굴

이광종 감독은 2000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로 활동했다. 오랜 기간 한국 축구의 유망주를 발굴하고 지켜봤기에 연령대별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때마다 항상 유력한 후보로 지목됐다.

2002년부터 이듬해까지 15세 이하(U-15) 대표팀을 지휘한 이광종 감독은 2008~2009년 17세 이하(U-17) 대표팀을 맡았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 참가했을 당시 함께 했던 선수들 가운데 김진수(22·호펜하임), 윤일록(22·FC 서울),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 이종호(22·전남)도 포함돼 있었다. 소속팀의 반대로 차출되지 못한 손흥민을 제외한 나머지 세 선수 모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이광종 감독과 함께 했다.

또 2009년부터 2013년까지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지휘했다. 이광종 감독은 2011년 콜롬비아에서 열렸던 FIFA U-20 월드컵에서도 김진수와 윤일록, 이종호를 비롯해 이용재(23·바렌 나가사키), 임창우(22·대전), 장현수(23·광저우 부리) 등과 함께 했다.

23세 이하 멤버들이 출전하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는 1993~1994년생들이 나선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그는 올림픽 주축 멤버로 거론되는 류승우(레버쿠젠), 김현(제주), 문창진(포항), 이창근(부산), 권창훈(수원) 등을 직접 지도한 경험이 있다.

홍명보 전 감독은 2009년 FIFA U-20 월드컵,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게임을 거쳐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동)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축구협회는 당시 좋은 기억을 이번에도 똑같이 적용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 이광종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유망주를 키워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주축이 될 유망한 선수들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사진=스포츠Q DB]

◆ ‘실리 축구’, 토너먼트하면 이광종 

28년간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업적이었다. 월드컵 4강에 들었던 2002년에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손에 넣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광종호’는 7전 전승 무실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더군다나 레버쿠젠의 차출 반대로 에이스 손흥민의 합류가 무산된 터였다. 조별리그에서는 공격의 핵인 김신욱과 윤일록을 부상으로 잃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등을 상대로 시원한 경기력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이 감독은 어떻게든 이겼다.

이 감독은 단기전 토너먼트에서 항상 좋은 결과를 냈다. 2009년 U-17 월드컵 8강,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우승, 2013년 FIFA U-20 월드컵 8강을 이끌면서 토너먼트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올림픽은 한국 축구에서 월드컵 다음 가는 의미를 지닌다. 과정도 탄탄해야하지만 그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하다. 여태껏 확실한 성적을 내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던 이 감독은 이제 런던 동메달의 영광을 재현해야만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게 됐다.

이광종 감독이 한국 축구를 리우 올림픽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당장 AFC 22세 이하(U-22) 챔피언십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런던 올림픽까지는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된 예선전을 치렀지만 리우 올림픽부터는 별도의 대회를 열어 3위까지 올림픽 본선 티켓을 가린다. 이를 보더라도 항상 단기전 토너먼트에서 강한 이광종 감독의 실리축구가 충분히 빛을 발할 수 있다.

이광종 감독은 15년 가까이 연령대별 대표팀을 맡으며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유망주 선수들이 성장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축이 됐듯 이광종 감독 역시 유망주들과 함께 지도자로서 발전을 거듭해 올림픽 대표팀까지 맡게 됐다.

이광종 감독의 '실리 축구'와 뚝심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이광종 감독 주요 경력 사항

△ 선수 경력
- 1981~1984년 김포 통진고
- 1984~1988년 중앙대
- 1987~1995년 유공
- 1996~1998년 수원 삼성

△ 대표선수 경력
- 1985년 올림픽 대표 (아프리카 7개국 순회경기)
- 1985년 실업, 대학선발 대표
- 1987년 유니버시아드 대표
- 1987년 국가대표 상비군(남미 5개국 순회)

△ 지도자 경력
- 2000~2009년 KFA 유소년 전임지도자
- 2002~2003년 KFA U-15 대표팀 감독
- 2002~2005년 KFA U-20 대표팀 수석 코치
- 2004~2009년 유소년 전임지도자 팀장
- 2007년 KFA U-18 대표팀 감독(한일전)
- 2008~2009년 KFA U-17 대표팀 감독 (2009 U-17 월드컵 8강)
- 2009~2013년 KFA U-20 대표팀 감독 (2011 U-20 월드컵16강, 2012 AFC U-19 챔피언십 우승, 2013 U-20 월드컵 8강)
- 2013~2014년 KFA U-23 대표팀 감독 (2014 아시안게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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