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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달린 서건창, '영웅 우승' 도화선 불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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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달린 서건창, '영웅 우승' 도화선 불붙이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1.09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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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4차전 1안타 2도루, 반격의 신호탄 쏜 서건창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서교수’가 돌아왔다. 넥센 리드오프 서건창(25)이 오랜만에 진가를 과시하며 팀이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넥센이 반격의 1승을 올림에 따라 이어지는 시리즈에서 서건창의 활약상에도 시선이 모아질 전망이다.

서건창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과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 3타수 1안타 1볼넷 2도루 2득점을 기록했다.

비록 1안타에 그쳤지만 두 차례 베이스를 훔쳤고 출루한 두 번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넥센은 서건창의 활약과 홈런 네 방을 터뜨린 타선의 활약을 앞세워 삼성을 9-3으로 대파하고 시리즈 전적을 2승2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 서건창이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전 1회말 1사에서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서교수가 풀린 날, 넥센도 이겼다

극적인 부활이었다. 정규시즌 201안타를 치며 한국 프로야구 최초 꿈의 200안타 고지를 밟았던 서건창은 포스트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침묵을 이어갔다.

그는 LG와 플레이오프에서 9번째 타석 만에 안타를 신고하는 등 3차전까지 10타수 1안타(타율 0.100) 2볼넷으로 부진했다. 1번 타자의 덕목인 출루에서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부진이 거듭되니 타석에서 자신감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서건창은 팀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던 4차전에서 6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비록 본인은 득점에 실패했지만 1회 팀이 선취점을 뽑는 데 일조했고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를 때려 한국시리즈에서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3일 휴식 후 맞이한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타격감 난조에 시달렸다. 1차전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3루타를 친 서건창은 이 타석을 제외하고는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5타수 1안타 1득점으로 1차전을 마친 서건창이다.

2차전(3타수 무안타)에서 볼넷 1개를 얻는 데 그쳤던 서건창은 3차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부진, 한국시리즈 타율이 0.083(12타수 1안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상대팀 리드오프 야마이코 나바로의 선전은 그를 더욱 조급하게 만들었다. 나바로는 1차전과 2차전에서 나란히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서건창과 대비되는 활약을 펼쳤다.

3차전까지 삼성에 1승2패로 뒤진 넥센. 4차전에서 승리가 절실했다. 특히 넥센 입장에서는 타선의 활로를 틔워줄 서건창의 활약이 필요했다. 넥센은 2차전과 3차전 18이닝 동안 단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부진을 거듭했던 서건창이 마침내 팀의 기대에 응답했다. 1회부터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존재감을 뽐냈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를 때린 서건창은 다음타자 이택근의 타석 때 2루를 훔쳤고 계속된 1사 2루 상황에서 3번 타자 유한준의 타석 때 재빨리 3루로 내달렸다. 유한준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은 서건창은 팀이 기선을 제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발로 만든 득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서건창은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J.D. 마틴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얻은 뒤 유한준의 스리런 홈런 때 득점에 성공했다. 서건창이 살아 나가니 팀 타선의 선순환이 이어졌다.

◆ 밀려오는 압박감 이기느냐가 관건

넥센은 서건창이 맹활약을 펼쳤던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그만큼 서건창의 팀 내 비중이 큼을 알 수 있다.

그가 출루를 하느냐 출루하지 못하느냐에 따라 팀의 득점 생산력이 달라진다. 서건창이 출루하게 되면 상대 투수가 다음 타자와 승부에 100% 집중하기 힘들다. 언제 뛸지 모르는 주자를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넥센은 서건창이 팀 공격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삼성 역시 서건창의 출루를 막아야 승산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패가 훤히 드러나 있는 상황에서 서건창이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압박감을 얼마나 잘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다.

단 세 경기 밖에 남지 않은 시리즈에서 서건창이 다시 살아났다. 넥센이 서건창을 선봉으로 내세워 시리즈마저 가져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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