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8:41 (금)
[인터뷰] 뮤지컬 구텐버그 히어로 허규 '진짜 배우다'
상태바
[인터뷰] 뮤지컬 구텐버그 히어로 허규 '진짜 배우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1.13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0자 Tip!] 가수 허규가 뮤지컬 구텐버그를 통해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뮤지컬 구텐버그는 국외에서 이미 호평을 받으며 각종 상을 거머쥔 세계적인 작품이다. 이런 수준 높은 작품에 허규가 한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구텐버그는 2인 극이라는 특성상 연기를 하기에는 쉽지 않은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허규는 발전되고 완숙한 연기력으로 뮤지컬 구텐버그를 그만의 색깔이 담긴 작품으로 완성하고 있다.

▲ [사진= 창작컴퍼니다 제공]

[스포츠Q 박영웅 기자] 지난 9월 17일부터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을 시작한 구텐버그는 뛰어난 내용 구성뿐만 아니라 현재 많은 관객몰이까지 하면서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바로 허규가 있다. 배우로서 거듭나고 있는 그를 직접 뮤지컬 현장에 방문해 만나봤다.

◆ 구텐버그의 매력

구텐버그는 이미 국외에서 최고의 창작 뮤지컬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적으로 성공 가도를 달려온 작품이다. 순진무구한 뮤지컬 작가 '더그'와 작곡가 '버드'의 좌충우돌 뮤지컬 데뷔 도전기가 중심내용인 구텐버그는 2시간 분량임에도 2인극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2인극인 만큼 완벽한 연기력과 작품 소화능력, 관객과의 호흡 등이 필요해 연기하기에 만만치 않은 작품이다.

허규는 이런 구텐버그를 훌륭히 이끌어가고 있다. 그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구텐버그를 소화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허규는 이 뮤지컬이 가진 '매력'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텐버그)는 배우들이 최소한의 소품과 인원으로 노래와 연기를 병행하며 공연을 하고 있죠. 적은 인원과 소품이 들어가는 만큼 관객과 더욱 다가가는 연기를 펼칠 수밖에 없죠. 이런 이유로 관객들이 다른 뮤지컬보다도 더 즐거워하시고 감동과 메시지를 강하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허규는 구텐버그의 또 하나의 매력에 대해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라는 부분도 강조했다.

"구텐버그 관객들을 보셨겠지만, 연인과 개인 관객 못지않게 가족단위 관객들이 많이 오고 있어요. 뮤지컬 하면 일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인식이 돼 있는데 구텐버는 확실히 전 연령대가 즐기는 뮤지컬이죠. 이 점은 정말 큰 매력 중의 매력 같아요."

▲ 뮤지컬 '구텐버그' 허규 연기 장면. [사진=창작컴퍼니다 제공]

◆ 구텐버그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의 계기

구텐버그와 허규를 연결지어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배우 허규'의 발전 부분이다. 그는 이 뮤지컬을 통해 배우로서 눈을 떠가는 느낌이다. 안정된 연기력은 물론이고 작품 전체를 보는 눈과 관객들과의 호흡이 매우 좋아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어찌 보면 구텐버그는 배우 허규에게 발전의 기회이자 터닝포인트나 다름없다. 허규도 이런 부분을 인정했다.

"구텐버그는 2인극에, 주인공이 일인 다역을 펼쳐야 하는 어려운 뮤지컬이에요. 캐릭터 변화가 많고 보조적인 장치가 부족하다 보니 고도의 연기력이 필요하죠. 스스로 노력할 수밖에 없었어요. 연기적인 역량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였죠. 처음에는 사실 주변에서 걱정도 많았는데 노력하니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7번째 작품인 구텐버그는 나 자신에게 큰 전환점을 마련해 준 작품입니다."

허규는 동료 배우들에게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더블 캐스팅으로 이뤄진 구텐버그는 허규를 비롯해 장승조, 김종구, 정원영이 함께 번갈아가며 짝을 이루고 연기하는 중이다.

"동료들이 매우 고마워요. 이전 작품들에서 제가 맨땅에 헤딩하며 연기를 배웠다면 지금은 이 친구들이 함께 있어 잘 다져진 연기를 배울 수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장승조와 정원영은 '마마돈크라이' 때부터 매우 친해서 항상 저에게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는 친구들이죠. 구텐버그 캐스팅 때도 이 친구들이 저를 추천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정말 많이 의지하고 든든한 친구들이에요."

▲ 뮤지컬 구텐버그 버드 역의 허규(왼쪽) 더그 역의 정원영. [사진=창작컴퍼니다 제공]

◆ 구텐버그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 '가수라는 편견을 지울 것'

허규의 직업을 하나만 말하라면 분명 가수다. 하지만 그는 무대에 서는 시간만큼은 배우가 되고 싶은 남자다. 초보 배우 시절에는 이런 생각은 꿈에 불과했다. 노래는 잘하지만, 연기적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런 스트레스 가득한 시선들을 극복하기 위해 허규는 노래보다는 연기가 더 분량이 많은 구텐버그를 선택했다. 성공적이었다. 이젠 이 뮤지컬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길 만큼 여유도 생겼다.

"태생이 가수인 배우들이 무대에 서면 '가수'라는 편견을 뛰어넘기 쉽지 않아요. 이번만큼은 이런 편견을 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노래보다는 연기가 많이 필요한 뮤지컬 구텐버그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제 생각은 맞았던 것 같아요. 구텐버그를 통해 노래만 잘하는 뮤지컬 배우라는 인상을 많이 극복했기 때문이죠. 관객들도 이제는 제 연기를 보기 위해 오시는 분들이 많아졌을 정도니까요."

▲ 뮤지컬 구텐버그 버드 역의 허규(왼쪽)와 더그 역의 정원영. [사진=창작컴퍼니다 제공]

더 큰 연기를 하고 싶어 '방송으로 가고 싶다'

허규의 배우로서의 꿈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뮤지컬로 쌓아올리고 있는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방송 연기 쪽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한다. 가수뿐만 아니라 배우로서도 최고가 되고 싶다는 그의 원대한 꿈을 들어봤다.

"기회가 된다면 방송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 같은 거요. 예전에 한 연출가분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너는 연기 자체가 너무 자연스럽고 현실감이 커서 방송연기를 하면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요. 이후 제가 무대에서 연기력을 키우며 방송 연기라는 부분을 항상 염두에 두고 연기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많은 방송 쪽 감독님들이 저를 불러주시고 캐스팅해 주실 날만 기다려요."(웃음)

▲ 뮤지컬 구텐버그 버드 역의 허규(왼쪽)와 더그 역의 정원영. [사진=창작컴퍼니다 제공]

◆ 연기관 '다양성 추구'

이처럼 허규는 배우로서도 성공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연기관을 갖추고 있을까. 그의 연기관이 궁금해졌다.

"음악은 10년을 넘게 했어요. 뮤지컬은 시작한 지 5년 차예요. 5년을 해보니 저를 배우님으로 불러주는 팬들이 늘어나더라고요. 팬들을 보니 배우라는 직업에도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연기관도 정립했어요."

"갇혀 있는 단편적인 연기가 아닌 다양한 연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자는 거죠. 전 사악한 악역도 마다치 않고 있습니다."

◆ 팬들에게

허규는 팬들을 위한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힘든 일이 많았던 그에게 항상 힘이 돼 줬던 사람들은 역시 팬들이었기 때문이다. 허규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가수로서가 아니라 배우로서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기겠다고 했다.

"저는 배우로서 성장하고 있어요. 믿고 지켜봐 주시길 바라요. 배우라는 직업은 오히려 나이를 먹고 시작한 만큼 더욱 신중하게 노력하면서 하는 것 같아요. 이런 노력을 끊임없이 하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기까지 오는 길 모두 팬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이죠. 팬 여러분이 있어서 제가 있는 겁니다. 배우 허규의 발전기를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 [사진=스포츠Q DB]

[취재 후기] 앞서 가수로서 만나서 인터뷰했던 당시의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 허규. 그의 배우로서의 모습이 정말 신선하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허규의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더 많은 앨범활동을 하기를 바랐지만 이날 배우 허규를 만난 이후에는 그의 연기자로서의 성공도 기대하게 됐다. 그가 방송과 영화까지 진출하는 그 날까지 묵묵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dxhero@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