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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 개근으로 빛난 불멸의 900경기 금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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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 개근으로 빛난 불멸의 900경기 금자탑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22 2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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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승리로 자축...김선형·심스·박상오·김민수 두자리 득점, 제퍼슨 앞세운 LG에 14점차 완승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프로농구 초창기 당시 함께 뛰었던 선수들은 모두 지도자가 됐지만 아직 코트를 누비는 선수가 있다. 그와 함께 코트에서 자웅을 겨뤘던 이상민(41), 허재(49), 김영만(42) 등은 모두 지도자로 변신해 서울 삼성, 전주 KCC, 원주 동부를 이끌고 있다.

한때 삼성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문경은(43) 감독은 지금 그의 소속팀인 서울 SK를 지휘하고 있다. 바로 주희정(37)이다. 1997~1998 시즌부터 벌써 18번째 시즌을 맞이한 주희정이 불멸의 9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주희정은 2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 경기를 통해 정규리그 통산 900번째 출전 기록을 세웠다. 이날 주희정은 15분 34초를 뛰며 3점슛 하나를 넣으며 3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대선배 주희정의 900번째 경기 출전을 후배들이 축하해줬다. 김선형(18득점, 3점슛 2개, 5어시스트)과 코트니 심스(15득점, 12리바운드), 박상오(14득점, 3점슛 3개), 김민수(12득점, 3점슛 2개, 5리바운드)가 맹위를 떨치며 데이본 제퍼슨(32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5블록)이 분전한 LG에 87-73, 14점차 완승을 거뒀다.

이날 14점차가 난 것도 그나마 LG가 4쿼터에 27점을 넣은데 힘입은 것이었다. SK는 3쿼터까지 69-46으로 23점이나 앞섰다. 이미 승부는 3쿼터에 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서울 SK 주희정(왼쪽에서 두번째)이 2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2014~2015 KCC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골밑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대부분 시즌에서 '개근', 그래서 더 대단한 주희정

SK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주희정의 900경기 출전 기록은 그야말로 불멸이기에 더욱 뜻깊다. 주희정 다음으로 가장 많은 출전 기록을 갖고 있는 추승균(은퇴)도 738경기에서 끝났다. 세번째로 많은 서장훈(은퇴) 역시 688경기 출전이다. 900경기는 커녕 아직 800경기를 경험해본 선수도 없다.

게다가 주희정의 출전 기록을 보면 대부분 개근이다. 그래서 주희정이 더욱 대단하다.

45경기 체제였던 1997~1998 시즌에 데뷔한 주희정은 2000~2001 시즌까지 네 시즌을 치르면서 단 한 경기만 빠졌다. 1998~1999 시즌에 44경기에 나섰고 나머지 세 시즌은 '개근'했다.

또 54경기 체제가 확립된 2001~2002 시즌부터 2013~2014 시즌까지 13시즌을 치르면서 무려 아홉 차례나 개근했다. 개근을 하지 못한 나머지 네 시즌의 기록을 봐도 가장 적은 것이 50경기(2003~2004 시즌)였다. 13시즌을 치르면서 빠진 경기가 고작 9경기에 불과하다. 2007~2008 시즌부터 2012~2013 시즌까지 여섯 시즌 연속 개근을 하기도 했다.

지난 2013~2014 시즌 52경기에 나섰던 주희정은 올시즌 SK가 치른 28경기에 모두 나섰다. 평균 출전시간은 11분 28초로 2013~2014 시즌(15분 25초)에 비해 4분 정도 줄었지만 그래도 SK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다. 김선형과 더블 가드를 이루기도 하고 김선형의 체력 안배를 위해 출전하기도 한다.

또 주희정은 출전 시간 자체는 많지 않아도 경험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수많은 출전으로 쌓인 경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주희정이 10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 시즌 개근한다고 해도 926경기 출전이다. 한 시즌에 54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2015~2016 시즌을 개근한다고 해도 980경기다. 결국 두 시즌을 모두 뛰어야 10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현재 주희정의 컨디션과 평소 철저한 몸 관리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주희정보다 나이가 많은 스티브 내시(40·LA 레이커스), 안드레 밀러(38·워싱턴), 팀 던컨(38·샌안토니오), 케빈 가넷(38·브루클린) 등이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다. 1000경기가 꿈만은 아니다.

▲ 서울 SK 김선형(왼쪽)이 2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2014~2015 KCC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드라이빙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SK의 장신 포워드, 골밑을 장악하다

최근 SK는 2m에 가까운 장신 포워드를 모두 출전시켜 재미를 보고 있다. LG전에서도 박상오, 김민수와 함께 최부경(6득점, 3리바운드), 박승리(8득점, 6리바운드)가 번갈아 출전하면서 심스 또는 애런 헤인즈(3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등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가드는 역시 김선형의 몫이었다.

SK는 1쿼터 12득점을 넣은 제퍼슨을 앞세운 LG에 밀려 14-20으로 뒤졌지만 2쿼터부터 박상오의 득점이 터지기 시작하며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울산 모비스와 경기에서 30득점을 넣었던 박상오는 최근 공격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SK의 득점에 힘을 보태고 있다.

2쿼터에만 11점을 몰아친 박상오에 김선형도 5득점을 넣으며 1, 2쿼터 전반을 41-31, 10점 앞선 SK는 3쿼터에는 김선형이 9득점을 올리면서 점수차를 계속 벌려나갔다. 특히 3쿼터에는 무려 7명의 선수가 돌아가면서 점수를 올렸다. 3쿼터가 끝났을 때는 69-46, 23점차로 사실상 승패가 갈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LG는 뒤늦게 발동이 걸린 제퍼슨을 앞세워 4쿼터 대반격을 시작했지만 점수차가 너무 컸다. 오히려 한때 4쿼터 중반 26점차까지 뒤진 끝에 SK를 따라잡지 못했다.

SK는 장신 포워드진을 앞세워 리바운드 숫자에서도 크게 앞섰다. 리바운드에서 36-26으로 10개나 앞서 골밑 경쟁에서 이겼다. 여기에 12개의 3점슛 가운데 8개를 성공시키는 고감도 외곽포로 LG를 압도했다. 주희정의 900경기 출전도 함께 빛났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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