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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의 남자' 한호빈, 오리온스 반등의 꼭짓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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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의 남자' 한호빈, 오리온스 반등의 꼭짓점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2.26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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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전자랜드전 4쿼터에만 8점 집중…경험 쌓으면 이현민 대체자 활용 가능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프로 2년차 포인트가드 한호빈(23·고양 오리온스)이 백업 요원을 넘어 주전 도약을 노린다. 팀이 필요한 시점에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내며 존재감을 높였다.

오리온스는 25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4쿼터에만 8점을 몰아넣은 한호빈의 활약에 힘입어 79-74로 이겼다. 2연승을 내달린 오리온스는 17승13패로 3위 원주 동부와 격차를 2.5경기까지 좁혔다.

직전 경기에서 서울 삼성을 54점차(100-46)로 제압한 상대를 이겼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지난 23일 전자랜드는 김지완(21점)을 비롯해 리카르도 포웰(15점)과 테렌스 레더(14점), 정영삼(12점), 정효근(11점) 등 무려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삼성을 역대 최다 점수차로 물리쳤다. 여기저기서 슛이 터져 주전들의 기가 올라간 상황.

▲ 한호빈이 전자랜드전에서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는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KBL 제공]

하지만 오리온스의 밀착 수비가 전자랜드의 득점력을 떨어뜨렸다. 이날 전자랜드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포웰(19점)과 정병국(12) 둘 뿐이었다. 4쿼터 승부처에서 오리온스는 더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를 당황하게 했다. 그 사이 득점에 가담한 이가 바로 한호빈이었다.

◆ '4쿼터의 사나이' 조성원을 연상케 하다

3쿼터 4분 40초를 남겨두고 주전 포인트가드 이현민 대신 코트를 밟은 한호빈은 장재석의 2점슛을 어시스트한 뒤 자신도 2득점에 성공, 분위기를 뺏기지 않았다.

쿼터 막판에는 골밑으로 파고들다 외곽에 노마크로 있던 이승현에게 패스, 3점슛을 어시스트했다. 이 패스로 오리온스가 59-56 리드를 잡으며 4쿼터를 맞이할 수 있었다.

4쿼터에는 정확한 미들슛이 돋보였다. 경기 종료 9분 16초 남은 60-56에서 중거리슛을 넣은 한호빈은 62-58에서도 두 점을 달아나는 미들슛을 성공시켰다. 두 차례 모두 공격시간이 끝나는 시점에 터져 의미 있었다. 전자랜드 선수들이 맥을 빠지게 만들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67-63에서는 오른쪽 지점에서 림을 가르더니 74-66에서는 10점차로 달아나는 2점슛을 넣었다. 수비를 앞에 둔 상황에서 과감하게 뜬 것이 주효했다. 왼손잡이인 것도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이날 같은 왼손잡이 선수인 이승현도 3점슛 2개 포함 20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한호빈의 4쿼터에 놀라운 득점력을 보이는 조성원(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을 연상케 한다. 현역시절 조성원은 방향을 가리지 않고 고감도 3점슛을 성공시켰다. 그의 활약에 소속팀이 역전승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비록 2점슛이지만, 한호빈은 팀이 필요할 때마다 한 방씩 터뜨리며 분위기를 띄웠다는 점에서 조성원과 비견될만하다.

▲ 한호빈(왼쪽)이 11월 1일 SK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2년차 가드 앞에 놓인 주전 PG 조건

한호빈의 발견은 이현민에게 경기 조율을 맡기고 있는 오리온스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올시즌 30경기에 모두 출장, 경기 당 24분 39초를 뛰고 있는 이현민은 3라운드 이후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다.

오리온스는 이를 메우기 위해 백전노장 임재현을 투입했지만 그 역시 득점과 어시스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이에 오리온스가 꺼낸 카드가 바로 한호빈이다. 지난달 25일 D리그 서울 삼성전에서 29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회복한 한호빈은 1군으로 복귀한 뒤 출전시간을 점점 늘려갔다.

꾸준히 기회가 주어지니 제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상대를 흔들어놓는 득점을 비롯해 수비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15일 울산 모비스전에서는 밀착 수비로 양동근을 5득점으로 묶는 성과를 올렸다. 최근 2경기에서 가로채기 개수가 5개에 달하는 것도 눈여겨볼 기록이다.

하지만 아직 프로 2년차인 만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기운영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호빈이가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지금보다 경기를 매끄럽게 운영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기본적으로 파워를 갖춘 선수이지만 스피드를 길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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