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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빌딩과 리빌딩 사이, 2대2 트레이드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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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빌딩과 리빌딩 사이, 2대2 트레이드 손익계산서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1.13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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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카드 길렌워터 품은 오리온스, 승부수 던지다…삼성은 신인가드 영입으로 리빌딩

[스포츠Q 이세영 기자] 2014~2015시즌 단행된 첫 빅딜로 어느 팀이 웃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팀 전력의 핵심인 외국인 선수가 이적해 더욱 눈길을 끈다.

서울 삼성과 고양 오리온스는 12일 “리오 라이온스와 방경수(이상 삼성), 찰스 가르시아와 이호현(이상 오리온스)을 맞바꾸는 2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방경수의 통산 1군 출장 경기수가 2010~2011시즌 12경기에 불과하고 이호현 역시 신인으로서 올시즌 12경기밖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올 시즌 활약한 외국인 선수 간 트레이드에 시선이 모아진다.

시즌 초반 8연승을 달리며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던 오리온스는 최근 안 좋아진 경기력을 끌어올리면서 모처럼 잡은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반면 사실상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삼성은 2옵션 외국인 선수 가르시아를 받으며 리빌딩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 오리온스는 득점력이 좋은 라이온스(사진)를 데려왔지만 팀 빌딩을 해야하는 과제도 안았다. [사진=스포츠Q DB]

◆ '팀빌딩' 오리온스, 빅카드 2장으로 우승 도전

오리온스는 또 한 번 대형 트레이드로 선수단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하지만 최근 좋지 않은 팀 분위기를 바꿨다는 순기능과 함께 팀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부담도 있다.

2013년 12월 오리온스는 부산 KT와 4대4 빅딜을 성사했다. 당시 오리온스는 주축 선수인 전태풍을 KT로 내주며 포인트가드 교체를 단행했다. 이때 기회를 잡은 선수가 바로 이현민이다.

또 지난해 4월 팀 내 4번 포지션을 본 최진수가 군에 입대하며 전태풍-김동욱-최진수로 이어진 ‘빅3’ 라인이 깨졌다. 김동욱은 부상이 잦아 경기력이 들쭉날쭉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인천 전자랜드에서 데려온 이현민의 볼 배급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했다. 첫 번째 팀 빌딩. 올시즌 신인 전체 1순위 이승현, KT에서 온 장재석, 3점슛이 좋은 허일영,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가 주축이 됐다.

이들의 조합은 나름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했다. 득점력이 좋은 길렌워터가 버텨주고 이승현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임재현과 한호빈 등 백업 가드들의 움직임도 좋았다.

하지만 길렌워터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아졌다.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던 끈끈함은 사라지고 길렌워터의 득점력에 기대는 팀이 되고 말았다. 그의 활약 여하에 팀 승패가 결정될 정도였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길렌워터에 버금가는 ‘득점 기계’ 라이온스를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층을 두껍게 했다. 라이온스의 경기 당 평균 득점은 21.38점. 길렌워터(22.35점)에 이은 2위다. 따라서 시즌을 치르며 체력적인 부담이 컸던 길렌워터의 러닝타임을 라이온스가 일정 부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라이온스는 삼성으로 간 가르시아보다 수비나 골밑 플레이에서 약점을 보인다. 오리온스 시절 가르시아는 확실한 수비형 선수였다. 골밑에서 상대 빅맨들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반면 라이온스는 외곽에서 맴도는 것을 즐긴다. 삼성에 있을 때 김준일과 호흡은 좋았지만 움직임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추일승 감독이 라이온스의 단점을 감수하면서까지 출전시간을 늘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 삼성은 신인 가드 이호현(왼쪽)을 영입하며 현재보다는 4~5시즌 뒤를 바라봤다. [사진=KBL 제공]

◆ '리빌딩' 삼성, 4~5시즌 뒤를 내다본 결정

오리온스가 트레이드를 통해 전반기 막판 부진을 딛고 상위권으로 오르는 발판을 마련했다면, 삼성은 팀 리빌딩을 단행하는 분위기다. 팀의 에이스를 내줬기 때문이다.

라이온스는 올시즌 신인 김준일과 함께 삼성 공격의 흐름을 만드는 선수였다. 외곽슛과 패스 능력이 좋아 스몰포워드로 적격이었다. 하지만 이상민 감독은 트레이드로 라이온스-김준일 라인을 해체시키고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주축 선수가 이탈했기 때문에 삼성의 이번 트레이드 초점은 트레이드의 또다른 당사자 이호현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는 경기를 노련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가드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불안한 리딩은 약속된 공격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경기력 저하라는 결과를 낳았다. 시즌 초반 9연패를 당한 삼성은 전자랜드에 46-100으로 지며 역대 최다 점수차 패배를 경험하기도 했다.

현재보다는 4~5년 뒤를 바라본 트레이드였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호현이 이 감독의 바람대로 대형 가드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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