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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잉글랜드 10년만에 롬바르디 주인, '전설'이 된 브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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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잉글랜드 10년만에 롬바르디 주인, '전설'이 된 브래디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2.02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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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디, 통산 네번째 슈퍼볼 우승 견인…브래드쇼·몬타나와 함께 통산 네번째 정상, 역대 통산 두번째 'MVP 3회' 수상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루키 말콤 버틀러가 공을 낚아채는 순간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쿼터백 톰 브래디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브래디가 미국미식축구리그(NFL)에서 살아있는 전설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메리칸풋볼컨퍼런스(AFC) 챔피언 뉴잉글랜드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피닉스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49회 슈퍼볼에서 내셔널풋볼컨퍼런스(NFC) 우승팀 시애틀 시호크스를 28-24로 꺾고 10년만에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뉴잉글랜드는 이로써 2001년과 2003년, 2004년에 이은 통산 4번째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38년만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던 시애틀은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2연패 문턱에서 좌절했다.

무엇보다도 이날 경기는 브래디가 NFL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는 순간이었다. 역대 쿼터백 가운데 가장 많은 통산 6회 출전을 이뤄낸 브래디는 테리 브래드쇼(피츠버그 스틸러스)와 조 몬타나(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즈)에 이어 통산 네번째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맛봤다.

또 50차례 패스를 시도해 37번(터치다운 패스 4번)을 성공시키고 328패싱야드를 기록하며 슈퍼볼 역대 최다 패스 성공 기록을 세웠다. 당연히 최우수선수(MVP)의 몫은 브래디였다.

브래디는 몬타나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슈퍼볼 3회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몬타나는 1982년과 1985년, 1990년에 MVP가 됐고 브래디는 2002년과 2004년에 수상했다.

브래드쇼와 몬타나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기 때문에 브래디 역시 명예의 전당에 오를 것이 확실해졌다.

최고 팀을 가리는 결승전다운 명장면들이 이어지며 피닉스대 스타디움에 몰린 7만288명의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1쿼터를 무득점으로 마친 양팀은 2쿼터부터 불꽃튀는 접전을 펼쳤다. 기선을 제압한 것은 뉴잉글랜드였다. 브랜든 라펠이 브래디의 터치다운 패스를 받아 선취점을 얻었다. 시애틀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비스트 모드’ 마숀 린치의 과감한 돌파로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을 허용한 뉴잉글랜드가 다시 한 발짝 앞서나갔다. 롭 그론코스키가 브래디의 22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받아 리드를 잡았다. 시애틀은 2쿼터를 마치기 직전 크리스 매튜스가 러셀 윌슨의 패스를 받아 동점을 만들며 맞불을 놨다.

3쿼터는 시애틀의 분위기였다. 윌슨과 매튜스가 45야드 전진패스를 합작하며 뉴잉글랜드 진영에 다가선 후 필드골을 차 넣어 3점차로 달아났다. 윌슨은 곧이어 덕 볼드윈에게 깔끔한 패스를 배달해 팀에 10점차 리드를 안겼다.

슈퍼볼 역사상 4쿼터 10점차 역전승은 없었다. 게다가 상대는 리그 최소 실점을 자랑하는 막강 디펜스의 시애틀이었기에 이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뉴잉글랜드에는 브래디가 있었다. 드라마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브래디는 7분5초를 남기고 4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뿌려 추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는 슈퍼볼 통산 역대 최고인 12번째 터치다운 패스였다. 그는 2분2초를 남긴 시점에서 줄리안 에델만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꽂으며 전세를 뒤집었다.

시애틀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됐다. 저메인 커스가 윌슨의 패스를 받았다 놓치는 것으로 보였지만 2번 튀긴 공은 커스의 품에 안기는 기적이 일어났다. 디펜딩 챔피언 시애틀의 2연패가 보이는 순간이었다.

경기 종료 26초전. 터치다운까지는 1야드만 남은 상황. 시애틀의 선택은 러싱이 아닌 패스였다. 윌슨이 짧은 패스를 찔렀다. 이 때 버틀러가 벼락같이 파고들어 패스를 낚아채 공격권을 가로챘다. 뉴잉글랜드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는 미국 전역에서 1억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가수 케이티 페리는 하프타임 공연자로 나서 관중들과 팬들을 더욱 열광시켰다.

또 기업들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현대 스포츠 산업의 집결판이라고 불리는 슈퍼볼에 집중 투자했다. 초당 1억원을 훌쩍 상회하는 비싼 금액이지만 30초짜리 광고는 450만 달러(49억원) 수준에 일찌감치 완판됐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기업인 맥도날드는 이달 중순 출시 예정인 신제품 햄버거를 시청자들에게 소개했고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는 동물을 내세워 유투브에서 2000만 조회수를 기록한 검증된 광고를 선보였다. 국내 기업으로는 기아자동차가 유일하게 슈퍼볼에 광고주로 참여, 007시리즈로 유명한 피어스 브로스넌을 모델로 쏘렌토를 홍보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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