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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수의 투미닛 드릴] (3) 러닝백은 타고난다? 자신을 이겨낸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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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수의 투미닛 드릴] (3) 러닝백은 타고난다? 자신을 이겨낸 열매
  • 정인수
  • 승인 2015.03.2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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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미식축구에서는 '투미닛 드릴(2minute drill)'이라고 해서 2분 안에 터치다운을 할 수 있는 훈련을 혹독하게 거듭한다. 찰나의 순간 같지만 이 2분 안에 승패가 좌우된다. 이를 위해 트레이닝과 필드운동 세미나를 거친다. 상대를 약하게 보고 마지막 2분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그 2분 때문에 패배를 맛본다. 풋불에서처럼 하루 2분이면 자기 인생의 역전을 꿈꾸고 행동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믿는 정인수의 미식축구 세상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국 미식축구대표팀 부주장 정인수] 러닝백은 신체적으로 타고나야만 하는 포지션이라고들 한다.

러닝백으로 뛰려면 튼실한 하체와 탄탄한 상체를 갖춰야 한다. 대개 러닝백들은 40야드를 4.4초대에 뛴다. 톱클래스 선수들은 4.2초대에 주파하기도 한다. 쿼터백이 4.5초대, 라인배커들이 5초대에 뛴다.

와이드리시버가 4.3초대로 가장 빠르긴 하지만 러닝백은 파워로 0.1초의 차를 이겨낼 수 있다. 리시버는 스피드와 공을 잘 캐치하는 능력만 필요하지만 러닝백은 여기에다 파워까지 겸비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그들은 225파운드(102kg)의 몬스터 벤치 프레스를 30회(2015년 프로 콤바인 최고 기록)나 들어올린다. 한마디로 ‘괴물’이다. 숫자들이 말해 주듯 스피드면 스피드, 파워면 파워를 두루 갖췄다. 따라서 팀에서 가장 뛰어난 운동신경을 가진 이들이 러닝백을 맡는다.

미국의 한 조사기관 발표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교팀 풋볼 선수는 109만 명, 대학팀 선수가 7만 명이다. 대학풋볼인 NCAA 선수가 되는 비율은 6.5%, 여기서도 톱 디비전에 소속돼 뛸 수 있는 확률은 2.5%다. 미국프로풋볼(NFL)선수가 되는 가능성은 단 1.6%다.

미국에서 풋볼로 프로 선수가 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그중에서도 러닝백은 최고 엘리트라는 의미다.

이들은 공을 들고 뛰는 포지션이다. 모든 플레이에서 팬들로부터 뜨거운 성원을 받는다. 터치다운이라는 영광의 자리에서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많은 이들이 성공한 러닝백을 두고 타고난 운동신경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미식축구를 하려는 자들이 ‘운동 좀 한다’ 싶으면 러닝백을 하겠다고 마음먹지만 대개 중간에 그만두고 다른 포지션으로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태어날 때부터 천재가 있다고 말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천재는 없다. 피나는 노력을 한 사람이 천재라고 불리고 전설로 거듭난다. 노력 없이는 그 누구도 천재가 될 수 없다.

러닝백들이 필드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퍼포먼스, 터치다운은 그냥 나오는 것들이 아니다.

자신과 치열한 싸움과 상대방 분석, 이미지 트레이닝에서 나오는 결과물이다. 러닝백은 훈련으로 지친 몸을 남들보다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 산소캡슐에 들어간다. 그날의 경기 비디오를 분석하며 자기가 뛴 길, 오펜스라인의 콜과 블록 모습을 머릿 속에 항상 그린다.

운동신경만으로 이뤄지는 터치다운은 어쩌다 한 번이다.

■ 러닝백(Running Backs·RB) 

보통 백이라고 알려져 있는 러닝백은 하프백(HB)과 풀백(FB)으로 나뉘어지며 두 백은 모든 플레이에 있어서 쿼터백과 유사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 달려드는 수비선수를 블로킹으로 제지하거나 쿼터백으로부터 건네진(Hand-off) 볼을 들고 작전에 따라 달리는 역할을 한다.

하프백의 경우 통상 수비의 태클에 제지당하지 않고 달리는 기술을 갖춘다. 반면 풀백은 보통 큰 체격을 지니고 퍼스트다운 또는 엑스트라 포인트 획득을 위한 짧은 공격 때 라인맨 사이를 뚫고 전진하는 역할을 한다.

     
■ 필자 정인수는?
1982년생. 한국 미식축구대표팀 디펜스 캡틴과 부주장을 맡고 있다. 풋볼월드컵에 2회 출전했다. 포지션은 라인백커. 동의대 졸업 후 일본 엑스리그 아사히 챌린저스를 거쳐 현재 서울 바이킹스서 뛰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는 남자 스포츠 풋볼을 사랑한다. 가수가 무대에서 노래로 감동을 주듯 움직임으로 감동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백성일 대표팀 감독은 “정인수의 안목이 상당하다”고 엄지를 치켜든다.

fbcool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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