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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수와 아이들', 완벽했던 KGC인삼공사 대관식[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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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수와 아이들', 완벽했던 KGC인삼공사 대관식[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5.09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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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설마 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정규리그 우승팀도 안양 KGC인삼공사의 기세를 꺾을 방법은 없었다. KGC인삼공사가 고대했던 세 번째 별을 땄다.

김승기 감독이 이끄는 KGC인삼공사는 9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4차전에서 84-74 대승을 거뒀다.

프로농구 역사상 첫 전 경기 승리, 10연승과 함께 2016~2017시즌 후 팀 세 번째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KGC인삼공사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이다. 국내선수 기량이 워낙 탄탄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건재한 오세근(34)을 필두로 뛰어난 수비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양희종(37), 주전 가드 이재도(30) 등 타 팀에 비해 전반적으로 국내 선수들에 의존할 수 있는 여력이 컸다.

성적은 기대와 같지 않았다. KCC와 현대모비스에 밀려 3위로 봄 농구를 맞았다.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상대적으로 아쉬웠기 때문.

전화위복이 됐다. 크리스 맥컬러의 대체 선수로 KBL 무대를 밟은 제러드 설린저(29)가 프로농구 판도를 바꿔놨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던 그는 정규리그 막판에 합류해 10경기 평균 26.3점 11.7리바운드로 6라운드 MVP를 차지했는데 플레이오프(PO)에서도 활약이 이어졌다.

6강과 4강 PO 6경기에서 평균 38분여를 뛰며 30.8점 12.2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작성한 설린저의 활약은 챔프전에서도 이어졌다.

KCC는 작정하고 설린저 봉쇄에 나섰다. 그러나 설린저는 수비의 시선을 집중시킨 뒤 비어 있는 동료들을 적극 활용했다. 오세근은 자유롭게 골밑을 장악했고 전성현과 변준형 등의 외곽공격은 날개를 달았다.

설린저가 영리하게 역할 변화를 줄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선수들의 탄탄한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세근은 물론이고 올 시즌 몰라보게 성장한 변준형과 전성현, 문성곤으로 인한 시너지효과가 놀라웠다. 빈틈이 없어진 KGC에 부산 KT, 현대모비스는 나란히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전창진 KCC 감독은 “창피하다”며 “정신적으로 중무장을 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쿼터는 팽팽하게 흘러갔지만 2쿼터부터 차이가 벌어졌다. 설린저가 3점슛 3개 포함 전반에만 25점(9리바운드)을 폭발시켰고 14점 앞선 채 2쿼터를 마쳤다.

3쿼터 중반 전성현과 이재도의 3점슛까지 나오며 20점까지 격차가 벌어졌으나 이대로 물러설 수 없던 KCC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11점 앞선 채 맞이한 4쿼터. KCC의 연이은 득점과 정창영의 3점포, 라건아의 자유투 득점으로 5점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더욱 악착 같이 수비에 나섰고 KGC 선수들은 당황한 듯 이전과 가은 공격력을 뽐내지 못했다.

그러나 KGC는 달라져 있었다. 설린저가 선봉에 섰다. 수비 3명을 달고 완벽하게 날아올랐고 득점을 성공시켰고 라건아와 리바운드 경쟁에서도 이겨냈다. 이어진 공격에선 설린저-문성곤-오세근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콤비네이션 공격을 성공시키며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결정적인 순간 높은 집중력으로 연이은 스틸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제한된 관중만이 현장을 찾았고 육성응원도 펼칠 수 없었지만 안양실내체육관의 열기는 이날 경기 가장 뜨겁게 불타올랐다.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김승기 감독은 문성곤을 빼고 KGC의 상징과도 같은 양희종을 투입했다.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KGC의 대관식을 기다렸다.

경기는 84-74로 마무리. 2020~2021시즌 프로농구의 주인공은 KGC인삼공사가 됐다.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1억 원을 수확했다. 준우승팀 KCC는 상금 50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PO MVP는 이날 42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을 쓸어담은 ‘설교수’ 설린저가 차지했다. 역대 4번째 외국인 선수 MVP. 설린저는 상금 1000만 원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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