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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3년차' 이금민, 여자축구 후배들에 고함 [SQ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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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3년차' 이금민, 여자축구 후배들에 고함 [SQ인터뷰]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0.25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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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제는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위치가 됐다. 잉글랜드 입성 3년차, 연착륙에 성공한 전천후 공격수 이금민(27·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은 지소연(30·첼시), 조소현(33·토트넘 홋스퍼) 등 선배들이 갔던 길을 쫓으면서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성장을 거듭했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중요한 시기에 놓였다. 지소연, 조소현 등 유럽파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황금세대'가 황혼기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2년 전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전패 탈락 아픔을 뒤로 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챔피언스리그(WUCL) 우승을 경험한 명장 콜린 벨 감독을 선임, 다시 한 번 국제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 4월 2020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에서 중국과 접전을 벌인 끝에 아쉽게 패했다. 지난 22일에는 세계최강 미국과 원정경기에서 비기면서 홈 23연승을 저지했으니 앞으로를 기대케 한다.

이금민은 여자축구 '현재'로 봐도 무방하다. 벨 감독 체제에서도 최전방과 2선을 가리지 않고 공격에서 중용되고 있다. 영국에 진출한 이래 가장 안정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가 스포츠Q(큐)를 통해 유럽생활 3시즌째 접어들면서 느낀 바를 역설했다. 언니들로부터 이어받은 남다른 책임감은 감출래야 감춰지지 않았다.

[사진=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공식 트위터 캡처]
이제 브라이튼에서 완전히 자리잡은 이금민. 토트넘 소속 조소현과 코리안더비를 벌여 득점하기도 했다. [사진=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공식 트위터 캡처]

2010년 여민지(수원도시공사), 장슬기(인천현대제철) 등과 함께 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사상 FIFA 주관 대회 첫 우승을 이끈 이금민은 2015년 서울시청에서 WK리그에 데뷔한 뒤 경주 한수원을 거쳐 2019년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로 이적했다.

2019년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은 무기력하게 탈락했지만 힘과 속도를 겸비한 이금민은 한국의 유일한 골을 어시스트 하는 등 번뜩였고, 맨시티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렇게 2년 계약을 맺고 축구 본고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금민은 "(맨체스터) 시티에서 오퍼가 왔을 때 고민이 많았는데, (지소연 등) 언니들이 '뭘 고민하냐. 짐부터 싸서 와라'는 조언을 해줬다. 나도 그렇게 왔고, 해외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도전을 종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잉글랜드 진출 당시 스포츠Q(큐)와 인터뷰에서 "첫 시즌에는 현지 생활에 적응하고, 팀에 녹아드는 데 집중하고 두 번째 시즌부터 제 기량을 보여주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는데,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별들의 전쟁'인 챔피언스리그 3경기에 나서기도 했지만 리그 출장 2경기에 그치는 등 도합 8경기를 소화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시즌 초 적응하기도 바쁜 와중에 부상으로 고전했다. 설상가상 시즌 말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즌이 중단돼 발을 동동 굴렀다. 그렇게 맨시티에서 아쉬운 첫 시즌을 보낸 뒤 브라이튼으로 임대를 떠나게 됐다.

지난 시즌 이금민은 도합 8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했다. [사진=맨체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금민은 잉글랜드 무대 데뷔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서 도합 8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했다. [사진=맨체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금민은 "시티에 처음 갔을 때 적응 시기에 부상이 계속 겹쳐 중심을 잡기 힘들었다. 선수로서 겪어야 할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축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다. 코로나도 터지면서 팀 훈련도, 경기도 못 했다. 언제 팀에 복귀하고, 시즌이 재개될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계속 긴장한 채로 대기하면서 개인운동을 놓을 수 없었다. 시티 때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싫은 기억은 아니다. 선수로서 어떻게 관리해야 하고, 새로운 무대에 도전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운 시기"라고 돌아봤다.

그렇게 두 번째 시즌을 앞둔 시점 브라이튼의 호출을 받았다. 기회를 찾아 떠난 땅에서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 출신 호프 파월 감독 기대에 부응하며 잉글랜드에서 자신의 입지를 차츰 늘려갔다.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하며 리그 18경기에서 3골을 기록했다. 개막전에선 등번호 9를 달고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는데, 이후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많이 뛰었다.

"브라이튼의 축구 스타일은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과는 다르다. 선수라면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나는 원래 드리블을 좋아하는 선수인데, 팀에선 공을 소유하고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플레이메이커 역할도 하고 있다. 감독님은 내가 좋은 경험을 가진 선수고, 대표팀에서 그랬듯 저돌적이고 공격 흐름을 살려줄 수 있는 자원이라고 생각해 데려왔다고 하셨다. 스타일 변화가 컸지만 계속 출전하면서 컨디션도 많이 올라오고, 몸 상태도 회복됐다. 이제는 부상도 거의 당하지 않는다."

특히 지난 시즌 레딩전 멀티골을 작렬했고, 30m 거리에서 꽂은 중거리 슛 득점이 구단 '올해의 골'로 선정돼 시상식에도 참가했다. 유창한 영어로 소감을 알려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제 언어 면에선 적응이 끝난 걸까.

"친구가 보내준 멘트를 달달 외워서 갔다. 영어는 밥 먹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라며 웃더니 "축구할 때는 대단한 언어적인 소통보다는 눈치가 중요하다. 동료들과 진지한 대화까진 힘들고, 유쾌한 장난은 주고받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공식 트위터 캡처]
브라이튼으로 임대를 떠나 맹활약한 뒤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사진=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공식 트위터 캡처]

임대생 신분으로 보여준 활약에 힘입어 계약 기간 2년에 브라이튼으로 완전 이적했다. 그리고 올 시즌 더 날아다니고 있다. 리그 4경기에서 벌써 2골을 넣었다. 자신감을 얻은 이금민은 더할 나위 없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올 시즌 우리 팀 출발이 좋다. 개인적으로도 경기를 뛰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시즌 초반 아주 좋은 것 같다. 관중도 들어와 너무 좋다. 관중 유무가 주는 차이가 크기 때문에 팬들의 응원도 즐기고, 승리의 기쁨도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쁘다. 개인적인 목표는 지난 시즌보다 많은 골을 넣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가 6위로 마쳤는데 더 높은 순위로 마쳐 WUCL 출전할 수 있는 3위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

이금민이 이렇게 웃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만큼 내적으로 더 단단해졌다. 비슷한 시기 영국에 입성한 전가을(레딩)을 비롯해 곁에서 힘이 된 대표팀 동료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구했고, 이제는 자신의 것으로 체화했다. 다양한 포지션을 맡으면서 축구를 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웨이트트레이닝은 팀에서 늘 많이 하고 있다. 체중이 불면 부상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그런 면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몸싸움은 원래 괜찮은 편이라 영국 축구에도 적응할만 했다. 다른 위치에서 뛰다 보니 시야도 넓어진 것 같다. 공격수만 봤던 선수가 선수가 밀집된 미드필드 지역에 들어오다보니 침착성과 여유가 늘어났다."

이전에 대표팀에서 최전방과 측면에 주로 섰던 이금민은 최근 들어 2선에서 지소연과 함께 공격을 푸는 역할도 많이 맡고 있다.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다. 벨 감독님이 온 뒤로는 윙이나 포워드로는 거의 안 뛰고 있다. 포워드가 아니라고 위로 올라가진 않는 건 아니지 않나.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 것 같기도 해 나에겐 오히려 좋은 것 같다. 움직임이 다양해졌다"며 웃었다.

[사진=연합뉴스]
이제 여자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위치가 된 이금민(오른쪽). [사진=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3년째 영국에서 부딪치면서 스스로 성장했음을 느낀다. 현지에서 코리안더비도 몇 차례 치렀다. 지난 10일에는 조소현이 뛴 토트넘을 상대로 선제골을 작렬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지소연 등 언니들이 앞서 느꼈던 책임감을 고스란히 공유하고 있는 그는 이제 후배들에 당부한다. 도전하고 싶다면 행동으로 실천하라고.

"한국에 있을 때보다 다른 환경에서 배우고 느끼는 게 많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었다. 더 빠른 템포에서 강한 선수들을 상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더 빠르게 판단하는 걸 배우고 있다. 한국 여자축구 시스템 자체가 발전하는 게 첫 번째겠지만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의 개인역량이 팀 전체 경기력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서 뛰면서 발전한다면 팀 발전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 대표팀이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

"한국 여자축구에 있어 중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 후배들이 나를 보고 해외에서 뛰는 건 다르다는 걸 느끼고, 나로 인해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다. 영국 지도자들도 나로 인해 한국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으면 한다. 언니들처럼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좋은 역량으로 한국 선수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

"이제 해외에서 뛰기 때문에 팀에 그 경험을 전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좋은 영향을 끼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해외파 언니들이 열심히 하고 있고, 대표팀 와서 끼치는 영향력이 다르다. 한국 선수들만의 장점도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월드컵 예선도 그렇고 우리는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 진출은 가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니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생각이 있다면 도전했으면 좋겠다. 두려움도 있을 거고, 혼자 타국에 가야 하니 걱정도 될 것이다. 그래도 정말 해외에서 부딪쳐보고 싶다면 무조건 도전해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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