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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리그 복귀' 박은선, 선택지는 대교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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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리그 복귀' 박은선, 선택지는 대교밖에 없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7.1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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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공격 보강 시급했던 대교서 최고 대우 약속…박은선도 대교·서울시청 외 선택 여지 없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박은선(29)이 1년에 걸친 러시아 생활을 마치고 WK리그에 돌아왔다. 그리고 그 행선지는 인천 현대제철과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이천 대교다.

대교 구단은 로시얀카에서 뛰던 박은선과 입단 계약을 맺고 16일 서울 보라매동 대교타워에서 입단식 및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박은선은 지난해 7월 서울시청을 떠나 러시아 로시얀카로 이적한지 1년 만에 WK리그로 복귀하게 됐다.

박은선이 지난달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한 뒤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은 것에 대해 '혹시 로시얀카와 계약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축구계에서 나돌았다. 결국 이는 사실이 됐다.

▲ 박은선이 1년에 걸친 러시아 로시얀카 생활을 끝내고 이천 대교를 통해 WK리그에 복귀한다. 박은선은 캐나다 여자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아 계약이 종료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어왔다. [사진=스포츠Q DB]

문제는 박은선은 지난 2013년 말 성 정체성 파동을 겪으면서 갈 수 있는 팀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은선의 성 정체성 문제를 제기한 WK리그 여섯 팀 가운데 4개 팀이 아직 당시 그 감독들이다. 대교와 수원시설관리공단만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지도자를 받아들였다. 이들 팀은 박은선의 고려대상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또 수원시설관리공단은 박은선의 영입에 대해 회의적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이전 소속팀인 서울시청과 대교, 두 팀이 박은선의 행선지였다.

박은선은 처음 서울시청과 협상을 시작했지만 공격수 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교가 최고 대우를 약속하며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WK리그의 연봉 상한선인 5000만 원에 각종 출전 수당 등 옵션이 끼어있는 조건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 시즌 박남열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교는 14경기에서 20골밖에 넣지 못했을 정도로 득점력이 빈약하다. 현재 수원시설관리공단과 대전 스포츠토토에 이어 4위로 밀려나 있다. 설상가상으로 주 공격수 차연희가 지난 5월 18일 스포츠토토와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공격력은 더욱 취약해졌다.

이에 대해 박남열 감독은 "이미 차연희는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최전방에서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외국인 선수 등 여러 방향으로 선수 영입을 검토해왔다"며 "마침 박은선이 WK리그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서 의견을 타진했고 대교 구단에서도 최고 대우를 약속해줬다. 후반기 팀 공격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은선은 현재 발목 부상으로 재활 중이지만 컨디션이 많이 회복돼 이천 대교 공격력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재 대교의 주 공격수인 차연희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상태여서 박은선의 득점력은 대교에 더욱 중요해졌다. [사진=스포츠Q DB]

또 박은선의 발목 부상에 대해 박 감독은 "발목이 고질적인 부상은 아니라고 들었다. 다만 러시아에서 제대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해 회복이 늦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은선도 대표팀에서 훈련을 하고 국내에서 몸을 만들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컨디션이 올라오는대로 경기에 투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재활 치료 중인 차연희도 "(박)은선이가 대교에 들어옴으로써 공격에 더욱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은선이가 상대 수비의 견제를 받게 되면 다른 공격수들의 기회가 더 많아져 공격이 원활해질 것 같다"며 "나도 그렇고 은선이도 아직 더 재활을 해야 해서 당장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는 없지만 함께 호흡을 맞추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고 반겼다.

박은선으로서도 대교 구단과 악감정이 없다. 당시 대교 구단은 성 정체성 파동을 일으킨 전 감독을 서둘러 경질하고 박남열 감독을 선임하는 등 진화에 가장 빠른 행보를 보였다. 대교 관계자는 "구단 고위층에서 감독이 아무런 상의없이 일을 벌였던 것에 대해 상당히 진노했었다"고 밝혔다. 이런 점이 박은선이 대교를 선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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