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박은선, 여자월드컵 '후회없는 승부수' 되려면?
상태바
박은선, 여자월드컵 '후회없는 승부수' 되려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17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조건 이겨야 16강…체격조건 뛰어난 스페인 선수와 몸싸움 불가피, 선발 가능성 높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기지 못하면 또 4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럴 수는 없다. 아껴뒀던 지난해 여자아시안컵 득점왕 박은선(29·로시얀카) 카드 외에는 대안이 없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즈다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스페인과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E조 3차전을 앞두고 필승의 결의를 다졌다.

한국은 스페인과 비겨도 무조건 탈락이다. 조 3위를 차지할 수는 있지만 이미 승점 3 이상을 올린 팀이 이미 다섯 팀이나 돼 와일드카드를 받을 수 없다. 무조건 조 2위에 올라야만 16강에 갈 수 있다. 또 코스타리카가 브라질을 잡는 이변을 일으켜 조 2위가 되더라도 승점 4는 와일드카드 안정권이다.

▲ 박은선이 17일 캐나다 오타와 랜즈다운 스타디움에서 스페인전을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를 위해서는 역시 공격이 중요하다. 골을 넣지 않고서는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시급한 쪽은 계속 실수가 나오는 수비지만 공격은 공격대로 터져줘야만 한다. 180분 동안 필드골이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은 그만큼 공격이 원활하지 않다는 증거다.

게다가 FIFA 랭킹 14위의 스페인은 체격조건이 우수하다. 윤덕여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의 체격조건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 상대가 신체적으로 더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윤 감독은 "몸싸움으로 부딪히기보다는 기본적으로 빠른 패스를 통해 대응해나가겠다"며 "힘싸움으로 가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지만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몸싸움이 불가피하다. 지난 2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박은선이 스페인전에서 절대 필요한 이유다.

윤덕여 감독은 그동안 박은선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출전시켰다가 부상을 악화시켜 나중을 기약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내일이 없기 때문에 박은선 카드를 써야만 한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3차전은 물러설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 훈련을 통해 박은선의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 좋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선발 출전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선발로 나가더라도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문제는 박은선의 경기감각이다. 지난달 30일 미국과 평가전에 교체 출전한 이후 아직까지 실전을 치러보지 못했다. 보름 넘게 경기를 뛰지 못했기 때문에 무뎌진 경기감각은 큰 적이다. 게다가 지난해 5월 22일 호주와 아시안컵 4강전에서 골을 넣은 이후 1년 넘게 A매치 골도 없다. 득점감각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 박은선은 탁월한 체격조건을 앞세워 최전방에서 스페인의 수비와 몸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은선이 앞선에서 강력한 몸싸움으로 공간을 만들어주면 지소연, 전가을, 강유미 등의 2선 공격진에게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럼에도 박은선을 믿는 것은 역시 앞선에서 몸싸움으로 버텨주면서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나 전가을(27·인천 현대제철), 강유미(24·화천 KSPO) 등 측면의 빠른 공격으로 스페인의 수비진을 허물겠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굳이 골을 넣지 못하더라도 스페인의 수비진을 자신의 쪽으로 유도하면서 지소연, 전가을, 강유미 '삼각편대'에 기회를 만들어주기만 해도 성공이다.

무려 12년을 기다린 박은선의 '월드컵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느덧 서른을 바라보는 박은선은 4년 뒤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하다. 그렇기에 박은선도 스페인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대표팀이나 선수 개인으로도 스페인전은 '올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스페인전 응원 구호로 '깨뜨리자 스페인, 터뜨리자 샴페인'으로 선정했다. 한국 여자축구가 월드컵 16강 진출의 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을지는 박은선을 앞세운 공격진에 달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