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2 17:12 (목)
[SQ현장] 우리카드 1311일만의 '컴백홈', 완패 속에도 뜨거웠던 장충 용광로
상태바
[SQ현장] 우리카드 1311일만의 '컴백홈', 완패 속에도 뜨거웠던 장충 용광로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0.15 23: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V리그 홈개막전 맞아 다양한 행사 마련…집으로 돌아온 우리카드 환영한 서울시민

[장충=스포츠Q 글 이세영·사진 최대성 기자] 팔팔 끓는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3년 7개월 만에 장충 시대를 여는 우리카드의 출발은 활기찼다.

정확히 1311일 만의 움직임이었다. 장충체육관에서 V리그 남자부 경기가 열린 건 2012년 3월 14일 드림식스-LIG손해보험전 이후 처음이다. 우리카드는 15일 한국전력과 2015~2016 V리그 홈 개막전을 치렀다.

장충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드림식스는 보수공사 때문에 안방을 지방으로 옮겼다. 러시앤캐시, 우리카드로 팀명이 바뀐 뒤에는 아산 이순신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썼다.

▲ 많은 서울 시민들이 우리카드 경기가 열린 장충체육관을 찾았다(위). 유구현 우리카드 구단주가 우리카드의 홈 개막을 선언하고 있다.

김상우 감독이 부임하기 전 우리카드는 지원이 줄어 구단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는 등 위기가 컸다. 지난 시즌 3승 33패로 최하위에 머문 데다, 간판 센터 신영석도 현대캐피탈에 팔려 선수단의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김 감독 부임 후 인천 송림체육관에 훈련장을 마련한 우리카드는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의욕적으로 2015~2016시즌을 준비했다. 그 예행연습으로 치러진 지난 7월 KOVO(한국배구연맹)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우리카드는 올 시즌 V리그 개막전에서도 현대캐피탈과 접전을 벌이는 등 달라진 면모를 보여줬다.

홈경기에 앞서 우리카드는 장충 시대를 새로 여는 홈 개막전을 앞두고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걸그룹 스텔라 효은의 애국가 제창을 시작으로, 우리카드 유구현 구단주의 개회사와 개회선언이 선포됐다. 유 구단주가 개회를 선언하자마자 불꽃이 터지며 우리카드 선수단의 모습이 담긴 대형 브로마이드가 내려왔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초대가수 악동뮤지션의 신나는 공연으로 장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고 응원단은 새로 바뀐 선수 응원가를 반복해 들려주며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 우리카드 군다스(왼쪽)와 신으뜸이 15일 V리그 한국전력전 도중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2세트 종료 후에는 가수 슈와 그의 자녀 라희, 라율이 함께하는 경품 추천 행사가 진행됐다. 이 외에도 접이식 자전거와 스포츠 고글, 스포츠 팔찌 등 다양한 경품들이 이날 입장한 관중들에게 제공됐다.

1000만 서울 시민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이날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장충체육관을 찾았다. 때문에 우리카드 구단도 전 연령대가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개막 행사를 마련했고 경기장을 찾은 배구팬 3050명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서울 팬들이 남자 프로팀 경기를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줘서 고무적이다”고 밝혔다.

개막전도 박진감 넘쳤다. 경기 전 김상우 감독이 “오늘 지면 연패이기 때문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나왔다”고 한 것처럼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열정이 묻어나왔다. 김 감독은 “서울팀이 새롭게 출범해 나가는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고향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고 장충체육관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소감을 밝혔다.

토종 거포 최홍석과 외국인 선수 군다스 셀리탄스, 이동석의 초반 활약이 좋았다. 코트에 선 선수들은 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에 화답했다.

▲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이 15일 V리그 한국전력전 도중 선수들에게 작전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1세트 후반부터 리시브가 급격하게 무너진 우리카드는 한 세트도 따지 못한 채 0-3(21-25 18-25 19-25) 패배를 당했다. 현대캐피탈전과 비교해 경기력이 저조했다. 2세트 후반부터는 군다스가 코트에 나서지 않았고 국내 선수들만으로 파이팅을 다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김상우 감독은 “오늘은 우리가 자멸한 경기였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것은 내 책임이다”라고 씁쓸해했다.

집들이 잔칫날에 완패를 당했지만 아직 정규리그 36경기 중에서 2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장충 시대를 다시 시작한 우리카드가 남은 경기에서 어떤 드라마를 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날의 패배를 기억하되 너무 오랜 시간 되새길 필요는 없다. 패배의 쓴맛을 보는 날만큼 승리에 환호할 날들도 많기에.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