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11 01:04 (토)
[이장면Q] '응답하라 1988' 혜리와 류혜영의 처절한 싸움…언니의 필살기는 동생 머리채 휘어잡기?
상태바
[이장면Q] '응답하라 1988' 혜리와 류혜영의 처절한 싸움…언니의 필살기는 동생 머리채 휘어잡기?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1.10 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네이버 웹툰 '어서오세요 305호에'에서는 서로 사이가 안 좋은 남매에 대해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원래 한 배에서 태어난 자식들은 서로 천적이 되도록 정해져있어요. 인류는 그렇게 프로그래밍 되어있다고요." 그리고 이 말은 '응답하라 1988'의 자매 보라(류혜영 분)와 덕선(혜리 분)의 관계에 그대로 적용된다.

지난 7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는 서로 마주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는 두 자매 보라(류혜영 분)와 덕선(혜리 분)의 싸움이 아주 리얼하게 묘사됐다. 동생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 언니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현실 속 남매, 자매의 모습이 절로 겹쳐진다.

▲ 덕선(혜리 분)은 언니 보라(류혜영 분)의 청자켓을 몰래 입고 학교에 가지만, 보라가 MT를 간다며 집에 돌아와 옷을 챙기며 그 사실이 들통나고 만다. 엄마 이일화의 전화를 받은 덕선은 언니 보라에게 들키기 전에 옷을 돌려주기 위해 집을 향해 전력질주한다.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

'응답하라 1988'에서 성동일의 두 딸 보라(류혜영 분)와 덕선(혜리 분)은 얼굴만 마주보면 서로 으르렁거리는 앙숙. 그리고 이날 방송에서 둘은 결국 혜리가 류혜영의 청자켓을 몰래 입고 학교에 간 것이 계기가 되어 치열하게 싸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혜리가 언니 류혜영에게 치열하게 맞는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혜리는 짝사랑하는 선우(고경표 분)에게 조금이라도 예뻐보이고 싶어 언니 류혜영이 학교에 간 사이 언니가 아끼는 청자켓을 몰래 입고 나간다. 엄마 이일화는 "니 그거 입고 나갔다가 언니한테 들키면 죽는다"고 경고하지만, 혜리는 "언니 토요일마다 술 먹잖아. 내가 먼저 들어와"라고 웃는다.

하지만 어디 현실이 예상처럼 흘러갈까? 혜리가 좋아하는 고경표는 멋낸다고 입고 나온 청자켓을 보고 "그거 니 언니 옷 아냐?"라고 관심도 안 보이고, 설상가상으로 학교에서 늦게 돌아올 줄 알았던 언니 류혜영은 갑자기 MT를 간다며 집에 돌아와 청자켓을 찾는다. 두 딸의 전쟁이 임박했음을 눈치챈 이일화는 재빨리 학교에 전화를 걸어 혜리에게 이 사실을 전하고, 혜리는 발에 불이 나도록 달려와 언니 류혜영에게 들키기 전에 아슬아슬하게 청자켓을 엄마에게 건넸다.

청자켓은 돌려받았지만 세탁기에 들어가있는 것을 발견한 류혜영은 엄마에게 "왜 나한테 말도 안 하고 빨아? 오늘 나 뭐 입고 가라고!"라고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이를 보던 혜리는 "야 철 좀 들지? 엄마 그만 괴롭히라고"라고 언니 류혜영에게 대든다. 

그리고 결과는 모두가 예상한대로다. 서울대를 다니는 언니 류혜영은 "너나 잘해. 맨날 꼴찌나 하는 주제에"라고 동생 혜리를 공격하고, 동생은 다시 "맨날 먹고 노는 대학생이 옷이 왜 필요하냐? 못 생겨가지고"라고 외모로 공격한다. 그 다음엔 당연히 언니의 공격이다. 류혜영은 "너 요즘 내가 많이 참았지? 너 오늘 제삿날인줄 알어"라며 그대로 혜리의 머리채를 휘어잡으며 때리기 시작했다.

혜리의 완패로 끝난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는 며칠 후에 펼쳐졌다. 시골의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부모님이 둘 다 시골에 내려간 상황, 혜리는 밥을 차려놓고 남동생 노을(최성원 분)을 시켜 언니 류혜영을 깨우라고 한다. 하지만 언니는 일어나지 않고 혜리는 남동생을 시켜 몇 번 더 시비를 걸다가 먼저 씻으려고 세숫대야에 물을 받는다.

▲ 아끼는 청자켓이 물에 젖은 것을 보고 보라(류혜영 분)는 엄마에게 화를 내고, 보다못한 덕선(혜리 분)이 보라에게 화를 낸다. 보라는 동생 덕선이 덤비자 그대로 덕선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때린다. 다른 날 부모님이 집을 비운 사이 늦게 일어난 보라는 먼저 세수를 하려는 동생 덕선을 발로 걷어차고, 동생과 또 다시 머리채를 잡고 싸운다.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

그 순간 뒤늦게 일어난 언니 류혜영이 세수를 하려는 혜리를 뒤에서 걷어차며 "이 집에 위아래도 없어? 왜 너부터 씼냐?"고 한소리하고, 혜리는 "그럼 니가 먼저 일어나 씻던가"라고 화를 낸다. 이에 류혜영은 혜리에게 찬물 한 바가지를 끼얹고 잔뜩 약이 오른 동생 혜리도 언니에게 질세라 찬물을 끼얹는다. 결과는? 1라운드의 재연이었다. 류혜영은 그대로 한 손으로는 혜리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다른 한 손에는 바가지에 물을 받아 혜리의 얼굴에 콸콸 부어버렸다.

'응답하라 1988' 뿐 아니라 '응답하라' 시리즈에는 항상 이렇게 허물없는 형제의 모습이 보여지곤 했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남매처럼 자란 정은지와 서인국이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응답하라 1994'에서는 초반 화제를 모은 고아라가 정우의 팬티를 침대에서 벗기는 장면이 이런 역할이었다. '응답하라 1988'에는 이 관계를 비틀어 남매처럼 자란 남녀가 아닌 진짜 친자매인 류혜영과 혜리를 통해 한층 더 처절하고 리얼한 자매의 개싸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응답하라' 시리즈를 봐온 시청자라면 눈치채겠지만, 초반에 이처럼 두 자매가 극도로 사이가 안 좋은 것은 후반부의 화해를 위한 복선으로 볼 수도 있다. 이미 '응답하라 1988'에서는 서울대를 다니는 언니 류혜영이 학생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1989년 민주화투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암시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 보여지는 두 자매의 처절한 싸움은 서로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언니 류혜영과 동생 혜리의 관계가 앞으로는 지금과는 달라질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복선이기도 한 것이다.

tvN '응답하라 1988'은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쌍팔년도(1988년) 서울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으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 50분에 방송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