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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 리뷰]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스타워즈 마니아들을 만족시킨 새로운 신화의 시작…전통에는 경의를, 새 시리즈에는 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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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 리뷰]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스타워즈 마니아들을 만족시킨 새로운 신화의 시작…전통에는 경의를, 새 시리즈에는 활기를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2.1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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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J.J. 에이브람스 감독이 새로운 '스타워즈' 시퀄 3부작의 연출을 맡는다고 했을 때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J.J. 에이브람스 감독이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는 감독이라고 해도, 과연 그가 '스타워즈'의 신화를 이어갈 새로운 영화를 만들 수 있겠냐는 의심이었다. 심지어 '스타워즈'의 아버지인 조지 루카스조차도 그가 직접 연출을 맡은 에피소드 3부작을 거하게 말아먹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16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는 '스타워즈'의 신화가 재현되기를 애타게 기다려온 '스타워즈' 마니아들의 30년 기다림을 채우고도 남았다. '에이브람스 감독이여. 그대에게 포스가 함께 하기를(May the force be with you)'

▲ 영화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언제나 그렇지만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역시 전작들처럼 이야기 자체는 매우 간단하다. 엔도전투(스타워즈6 : 제다이의 귀환) 이후 30년의 세월이 흐른 시대가 배경으로, 레아 공주(캐리 피셔 분)를 중심으로 한 저항군은 제국군이 개발한 막강한 위력의 광학병기 '스타킬러'의 파괴에 나서고, 더불어 은하계 어디론가 잠적해 버린 제다이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 분)를 찾아나선다.

30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의 인물들도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가진다. 클래식 3부작의 루크 스카이워커, 레아 공주, 한 솔로(해리슨 포드 분)는 이제 스승의 포지션으로 자리를 옮기고 그 자리에는 스톰 트루퍼였다가 탈영한 탈영병 핀(존 보예가 분)과 저항군의 에이스인 포 다메론(오스카 아이삭 분), 그리고 여자의 몸으로 포스에 눈을 뜨는 레이(데이지 리들리 분)가 그 자리를 채운다. 또한 다스 베이더로 대표되던 제국군의 후계자에는 아직 완벽한 악인으로 성장하지 못한 성장형 악인 캐릭터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 분)이 자리를 잡는다.

'스타워즈의 아버지' 조지 루카스가 직접 에피소드 3부작을 연출하며 제작자로서의 뛰어난 능력에 비해 못 미치는 연출력으로 관객을 실망시켰다면, 연출에 있어서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뛰어난 감독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J.J. 에이브람스 감독은 완벽하게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를 재해석해낸다.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들의 깨알같은 코드들을 영화 속에 충실하게 살려내고,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기존 '스타워즈'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해석으로 새로운 시퀄 3부작의 시작을 알린다. 그동안 감정이 없는 일개 병사처럼 여겨지던 스톰 트루퍼들에게 탈영병 '핀'을 통해 새롭게 인격을 부여하고, 절대 악인이 되어야 할 '카일로 렌'에게는 에피소드 3부작의 아나킨 스카이워커 이상의 선악에 대한 갈등을 심어준다.

또한 포스에 눈을 뜨는 주인공이 '핀'이나 '포 다메론'이 아닌 여전사 '레이'라는 점 역시 흥미롭다. 기존 '스타워즈'의 제다이에 여자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레아 공주나 아미달라 여왕(나탈리 포트만 분)처럼 그동안 '스타워즈'의 세계관에서 소극적 위치에 서 있던 여성 캐릭터가 모처럼 전면에 나서게 됨을 의미한다. 또한 레이의 파트너인 신형 드로이드 BB-8은 R2D2는 물론, 어지간한 인간 배우를 능가하는 메소드 연기로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의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도 한다.

그리고 '스타워즈'의 마니아라면 여전히 밀수꾼으로 살아가는 한 솔로와 츄바카, 이제는 중년의 여성이 되어 저항군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레아 공주, 그리고 스승인 오비완 케노비(알렉 기네스 분)처럼 중년의 중후한 제다이가 되어 강렬한 눈빛을 내뿜는 루크 스카이워커의 모습에 환호성을 지르고도 남을 것이다. 여기에 여전히 수다스러운 C3PO와 여전히 귀여운 R2D2를 비롯해 밀레니엄 팔콘, 엑스윙, 데스스타 등 익숙한 로봇과 메커닉의 등장도 여전한 즐거움이다.

▲ 영화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물론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에는 '스타워즈'이기에 필연적으로 지니는 약점들도 존재한다. 제국군은 엄청난 군세와 달리 극소수 저항군의 공격에 쩔쩔 매는 '스타워즈' 시리즈 전통의 모습을 답습하고, 3부작의 첫 작품이라는 한계로 인해 이야기가 좀 더 진행되어야 할 것 같은 상황에서 작품이 마무리되어 아쉬움을 더한다. (우리는 루크 스카이워커의 다음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2년을 더 기다려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어설픈 표현조차도 '스타워즈'의 일부이고, J.J 에이브람스 감독이 '스타워즈'의 세계관에 바치는 헌사이자 경의의 표현이다. 조지 루카스의 에피소드 3부작이 '스타워즈' 세계관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지나친 자신감과 확신이 과욕으로 작용해 이야기의 완성도를 망쳤다면, 에이브람스 감독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스타워즈' 전통의 클리셰들을 충실히 표현해내며 세계관에 대한 존경을 표한다. CG로 떡칠된 화려한 액션보다 약간은 어설퍼 보이기도 하는 클래식한 액션과 설정은 기술력의 부족이 아닌 명백한 '스타워즈' 세계관에 대한 에이브람스 감독의 오마주이자 헌사다.

2013년 세상을 떠난 미국의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스타워즈'에 대해 "'스타워즈'는 스크린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앉아 영화 한 편 보고 있다는 식으로 관람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스타워즈'라는 영화 자체가 우리 기억의 일부가 돼버렸기 때문이다"라고 평했다. 그 말처럼 '스타워즈'는 단순히 이렇고 이런 영화라는 몇 마디 말로 평하고 넘어갈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스타워즈'의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려온 마니아들에게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는 마니아들이 너무나 원하던 최고의 후속편의 시작을 알렸고, 이 영화의 관람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그 방대한 세계관에 빨려 들어갈 것이다. '스타워즈'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포스가 함께 하기를. 12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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