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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016 핫&쿨] ⑨ '명문' 삼성 라이온즈의 아주 특별한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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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016 핫&쿨] ⑨ '명문' 삼성 라이온즈의 아주 특별한 시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1.09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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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안방 삼성라이온즈파크 입성, 새 주인 제일기획, 박석민-나바로-임창용 이탈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2010년대는 삼성 라이온즈 천하였다. 2010년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하며 왕조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에 일격을 당했지만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챔피언에 올랐다. 정규리그 5연패다.

2016년, 삼성은 최강의 명성을 유지하느냐 기로에 서 있다. 내적으로 외적으로 변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고 명문을 자부하는 구단, 이기는 방법을 안다고 자부하는 류중일 감독과 선수단 모두 ‘모처럼’ 수성이 아닌 도전의 해를 맞이한다.

▲ 박석민은 더 이상 삼성 선수가 아니다. 삼성은 박석민, 나바로, 임창용 등 핵심 선수들을 잃고 시즌을 시작한다. [사진=스포츠Q DB]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가 생긴다. 박석민은 고향인 대구를 등지고 NC 다이노스로 향했다. 리그 최고의 3루수이자 중심타선의 핵인 그는 지난해 26홈런 116타점을 기록했다. 골든글러브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도 일본에 빼앗겼다. 48홈런 137타점짜리 선수. 삼성은 74홈런 253타점을 잃었다.

지난 2년간 64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임창용도 없다. 삼성은 도박 스캔들에 연루된 그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마흔이지만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의 구위를 뽐냈던 임창용이다.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안지만이 무죄로 판결받아 마무리를 맡는다고 하더라도 계투가 약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안방도 옮긴다. 1948년 개장한 수용능력 1만의 시민야구장을 떠나 2만 4000석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이전한다. 10개 구단 중 가장 낙후된 시설에서 야구했던 삼성은 이제 그 누구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 쾌적한 환경에서 팬들을 기다린다. 새집 원년에서 부진하다면 그것만큼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없다.

▲ 삼성이 올 시즌부터 새로 사용하게 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좌우중간이 곡선이 아닌 직선으로 이뤄진 점이 눈에 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인조잔디는 천연잔디로 바뀌고 중앙 담장까지의 거리는 122m로 시민야구장보다 2m 늘어난다. 좌우중간이 곡선이 아닌 직선으로 형성된 것도 눈여겨 볼 점이다. 내야 땅볼 수비와 외야 중계플레이, 홈런 개수 등에 적잖이 영향을 미칠 요소들이다. ‘수비 달인’ 류중일 감독이 어떻게 새 시즌에 대비할 것인지 눈여겨보면 좋을 것이다.

주인도 바뀌었다. 삼성 그룹의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일기획은 지난해 12월 초 야구단을 인수해 삼성의 스포츠 구단을 총괄하게 됐다. 이제 라이온즈는 모기업의 지원에 의존하는 수동적인 야구단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하는 진정한 ‘기업’으로 변모한 것이다.

지난 20여년 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 여자프로골프리그(LPGA),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글로벌 스포츠마케팅 노하우를 축적한 제일기획이 훌륭한 인프라와 야구라는 킬러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지도 관심사다.

‘끝판왕’ 오승환을 일본으로 보내고도, 왕조의 안방마님 진갑용이 노쇠해도, 외부 자유계약선수(FA)들에 눈독을 들이지 않고도 5년간 정상을 지켰던 삼성이다. 정규리그 6연패 여부, 새 구장에서의 경기력, 제일기획의 행보 등 라이온즈를 둘러싼 이슈가 많다. 한국 야구사의 중심에 있었던 삼성이 새롭게 써내려갈 스토리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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