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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응답하라 1988' 이동휘, 만취에서 느껴지는 동룡이의 애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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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응답하라 1988' 이동휘, 만취에서 느껴지는 동룡이의 애잔함
  • 연나경 기자
  • 승인 2016.01.15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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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연나경 기자] 쌍문동 5인방이 함께 만나 술을 마시고 돌아왔지만, 만취한 이는 이동휘 뿐이었다. 1994년, 어른이 된 이동휘에게서 짠함이 느껴졌다.

지난 주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88' 18회에서는 1994년, 쌍문동 5인방 김정환(류준열 분), 성덕선(혜리 분), 선우(고경표 분), 류동룡(이동휘 분), 최택(박보검 분)이 모두 모여 동룡의 형(심훈기 분)의 가게에서 술자리를 갖는 모습이 그려졌다.

▲ ▲ '응답하라 1988' 류동룡 역의 이동휘가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만취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tvN '응답하라 1988' 방송 화면 캡처]

이동휘는 형을 도와 운영하고 있는 가게의 영업을 마무리하고, 류준열과 함께 술을 먹으며 다른 친구들을 기다렸다. 그는 박진영 1집 '날 떠나지마'를 들으며 과거 댄스 대회에서 만났던 박진영 이야기를 생각해내고, 여느때처럼 류준열과 장난을 쳤다.

혜리가 도착하기 전, 이동휘는 혜리의 과거 이름이었던 '성수연' 이야기를 꺼내 고경표를 놀라게 하고 혜리가 도착하자 류준열, 박보검, 고경표와 합세해 "성수연이~"라며 그를 놀리는 듯한 말투로 반겼다. 예나 지금이나 쌍문동 5인방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었고, 혜리가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하고 너희들과 영화를 함께 보겠다, 나 여자로 봐주는거냐"며 조신한 척을 하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귀가길에는 이동휘만 취해있었다, 류준열과 박보검은 그를 부축했고, 이동휘는 골목길에 들어오면서부터 "집에 들어가기 싫다" "이과 꼴등하던 시절이 좋았다"며 실실 웃어보였다. 그런 이동휘를 본 혜리는 이동휘의 '프렌드(Friend)'를 '프렌즈(Friends)'로 고쳐주며 집으로 돌려보냈다. 다른 친구들의 멀쩡한 모습을 보면 이날 5인방이 특별히 술을 많이 마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왜 하필 이동휘만 술에 취한 것일까?

'응답하라 1988'이 1994년으로 타임워프를 하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5인방의 근황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박보검은 계속 바둑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며 6단에서 9단으로 승단했고, 류준열은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소위로 임관해 돌아왔다. 고경표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한 뒤 바쁜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고, 꿈이 없다고 투덜거리던 혜리는 이동휘와 같이 재수생활을 거쳐 스튜어디스가 됐다.

하지만 제작진이 설명한 이동휘의 1988년 이후 이야기는 고3 때 대학진학에 실패하고 혜리와 함께 재수를 했다는 것이 사실상 전부였다. 5년의 세월이 흐른 뒤인 1994년에도 이동휘는 메이커 의류로 온 몸을 도배하고 깔롱진 모습으로 쌍문동에 나타난 모습이 전부였고, 여기에 뒤늦게 형과 함께 고깃집을 하더라는 고경표의 엄마인 김선영의 말을 덧붙여줬다. 1994년의 상황을 봐도 이동휘가 재수 뒤에 대학은 갔는지, 뭘 하고 싶었는지, 왜 형의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된 건지 설명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동휘가 그려낸 류동룡은 '쌍문고 박남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춤을 잘 췄고, 이과 꼴등이어도 유쾌하고 해맑았다. 88년 고등학생 동룡의 꿈은 친구 최택보다 유명해 지는 것, 신문에 대문짝 만하게 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꿈은 전국 노래자랑에 외국인 참가자가 등장하면서 좌절됐고, 잘못된 민간요법으로 치질이 터져 병원에 실려가면서 신문에 작게 이야기가 걸린 것이 유일하게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것이었다.

밝았던 동룡이 술로 무너지는 모습은 과거 갈망했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현실에 머무른 자신에 대한 자책과 위로를 술로 대신하려는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1988년 고등학생 동룡의 진짜 모습이 사랑을 갈구하던 막내아들의 모습으로 드러났다면, 1994년 어른이 된 동룡의 진짜 모습은 '과거가 좋았지' 하며 회상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tvN '응답하라 1988'은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쌍팔년도(1988년) 서울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으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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