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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온천 찾아 정처없는 눈길 행군…여행이 '포스톤즈'에게 가르쳐준 발견의 의미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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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온천 찾아 정처없는 눈길 행군…여행이 '포스톤즈'에게 가르쳐준 발견의 의미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1.16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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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여행을 처음 가는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접할 온갖 새로운 것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부풀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보면 알게 된다. 여행지에서 배우는 것은 새로운 것을 접하는 '발견'이 아니라 여행에서 마주치는 경험들을 통해 내 속에 있던 나 자신을 꺼내어 발견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15일 방송된 tvN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에서 강하늘이 뒤늦게 합류하며 드디어 '쓰리스톤즈'에서 '포스톤즈'로 진화하게 된 조정석과 정우, 정상훈, 강하늘 등 네 명의 청춘들은 노천온천인 크베라게르디를 찾아간다.

아이슬란드의 노천온천인 크베라게르디는 '쓰리스톤즈'가 먼저 갔던 간헐천 '게이시르'와는 달리 우리가 생각하는 몸을 담글 수 있는 온천의 개념에 가장 흡사한 곳. 단 문제가 하나 있었다. 산 위에서부터 온천수가 내려오는데 사람이 몸을 담글만한 온천을 찾아가려면 차에서 내려서 언덕 세 개를 넘어서 약 3km 정도 눈이 가득 덮인 눈길을 헤치고 나가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 tvN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사진 = tvN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방송화면 캡처]

처음에는 그저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담글 기대에 부풀었던 '포스톤즈'의 꿈은 출발한 지 5분 만에 산산조각났다. 평지도 아니고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에 어디가 온천인지 알려주는 이정표도 하나 없고 관광객들의 행렬 또한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결국 이들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온천을 찾아갈 것인지에 대해 토론을 시작했고, 그 결과 나영석 PD를 비롯해 나이가 있는 제작진들은 차에서 대기하고 '포스톤즈'와 비교적 젊은 제작진들만이 크베라게르디를 찾아가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이렇게 비교적 젊은 사람들 위주로 '온천원정대'가 조직됐지만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했다.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 겨울이 겹쳐 해는 짧고 추위는 매서운데 온천이 어디 있는지는 제작진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저 그들이 아는 것은 이 눈길을 3km 정도 걸어가야만 온천이 나온다는 사실 하나였다. 이들은 중간에도 몇 번이나 멈춰서 서쪽으로 넘어가는 태양을 보며 다시 돌아갈 것인지, 이대로 온천을 찾아갈 것인지를 고민했다. 잘못하면 돌아오는 길에 해가 져서 어두워질 수 있기에 선택이 늦어질수록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끝내 온천을 향해 가기로 결정했고, 비록 5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지만 눈밭에서 알몸을 드러내고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글 수 있었다. 수영복을 챙겨오지 않아 팬티만 입고 온천에 들어가고, 돌아오는 길에는 노팬티로 돌아가야 될 상황이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눈길을 걸어 목적지에 도달했다는 즐거움이 그런 찜찜함도 깨끗하게 날려버렸다.

중요한 것은 돌아오는 길, 그리고 돌아온 다음의 이야기였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돌아오던 '포스톤즈'는 돌아오면서 "갈 때는 그렇게 끝이 안 보이는 길이었는데, 돌아가는 길은 너무 가깝게 느껴진다"고 서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처음에는 모르는 길이었기에 언제까지 이 길을 가야할지, 해가 지기 전에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으로 발걸음이 무거웠다면, 목표를 달성한 지금은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는 아주 명백한 목표 아래 한 번 지나온 길을 되짚어 가는 것이기에 한결 가까워보이고 발걸음도 가벼웠던 것이다.

크베라게르디를 다녀온 후 '꽃청춘'들의 인터뷰 역시 이런 심정을 잘 드러냈다. 조정석은 "끝까지 안 가고 내려갔으면 평생 후회할 뻔 했다"고 말했고, 정우는 "평소엔 그런 성격이 아니지만 오늘은 한 번 끝까지 해보고 싶었다"며 자신을 대견해했다. 정상훈은 "우리가 이렇게까지 고생을 했는데, 돌로 남는 건 괜찮지만 의지없는 사람으로는 남기 싫었다"며 주저앉거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목표를 달성해낸 것의 의미를 말했다.

▲ tvN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사진 = tvN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방송화면 캡처]

온천까지 왕복 6km의 눈길, 어렵다면 어렵고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면 정말 별 거 아닌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은 이렇게 평범한 일상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사소한 고난들을 눈앞에 펼쳐놓으며 끊임없는 고민과 선택을 강요하고, 그를 통해 일상적인 삶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내 안의 나를 발견하고 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아이슬란드에 여행 와서 그저 잘 아는 친구들과 재미나게 노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던 '포스톤즈'는 크베라게르디를 찾아가는 그 과정을 통해 처음으로 '여행'이라는 존재와 마주하게 됐고, 첫 번째로 주어진 작은 도전을 피하지 않으며 '여행'이 나 자신에게 선사하는 '발견'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이제야말로 '포스톤즈'는 진정한 여행가가 되는 첫 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는 2014년 방송된 '꽃보다 청춘' 페루편(유희열, 이적, 윤상)과 라오스편(유연석, 바로, 손호준)에 이은 세 번째 '꽃보다 청춘' 시리즈로 조정석과 정우, 정상훈, 강하늘 등 네 배우가 유럽 아이슬란드를 찾아 10일 동안 오로라를 찾아 여행하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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