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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1골 1도움' 손흥민 쓰는 포체티노 구상, 아직 신뢰는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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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1골 1도움' 손흥민 쓰는 포체티노 구상, 아직 신뢰는 유효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1.21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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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도 중요한 일전" 언급하며 손흥민 중요성 강조…"공격 보강 필요없다"는 말로 믿음 간접 표시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은 과연 소속팀에서 어떤 존재이고 어떤 위치에 있을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전력 구상에서 빗겨나있을 것일까, 아니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더 적응할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일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선발로 내보내지 않으면서 또 다른 중요한 대회인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이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출전하는 것을 보면 손흥민에 대한 신뢰는 아직 유효한 것 같다.

손흥민은 21일(한국시간) 영국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 2015~2016 FA컵 3회전(64강전) 재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2-0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손흥민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레스터 시티의 골망을 거세게 흔든데 이어 후반 나세르 샤들리의 추가골까지 어시스트하며 미국 ESPN FC가 매긴 평점에서 팀내 최고인 9점을 받기도 했다.

▲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왼쪽)이 21일(한국시간) 영국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레스터 시티와 2015~2016 FA컵 3회전 재경기에서 오른발 슛을 때리고 있다. [사진=토트넘 핫스퍼 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처]

◆ 미진한 공격수 영입 작업, 공격진 구성은 끝났다?

손흥민이 FA컵에서 맹활약하면서 '위기론'도 사그라들게 됐다. 겨울 이적시장 개장과 함께 토트넘은 새로운 공격수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토트넘이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선수는 공격수 사이도 베라히뇨(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다. 베라히뇨는 2014~2015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8경기에 나서 14골을 넣으며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FA컵을 포함해 공식 경기 45차례에서 20골을 넣으며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의 공격력을 이끈 베라히뇨는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토트넘을 비롯해 적지 않은 팀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베라히뇨는 여전히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에서 활약하고 있고 토트넘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손흥민을 데려오면서 공격진 영입 작업을 마쳤다. 이 때문에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면 토트넘이 베라히뇨의 영입에 다시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더이상 공격 보강이 필요하지 않다며 입장을 명확하게 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최소한 공격수를 데려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포체티노 감독은 21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를 통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또 다른 공격수를 데려온다면 라커룸에서 공격수와 수비수의 균형이 깨질 위험이 있다"며 "이미 해리 케인이라는 최고의 공격수를 갖고 있다. 현재 토트넘의 공격 구성에 맞는 선수가 온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공수의 균형이 무너진다"고 밝혔다.

포체티노 감독의 발언을 정리한다면 현재 공격진 구성만으로도 충분히 프리미어리그와 FA컵, 유로파리그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공격진 보강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손흥민이 현재 스쿼드 내에서 주전 경쟁에 힘쓰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영국 일간지 미러 역시 "토트넘이 베라히뇨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손흥민이 멋진 골을 터뜨림으로써 케인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을 입증했다"며 "다니엘 레비 회장도 손흥민의 활약에 베라히뇨 영입을 주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의 활약이 이대로 계속 이어진다면 공격진 추가 영입은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가운데)이 21일(한국시간) 영국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레스터 시티와 2015~2016 FA컵 3회전 재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받으며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핫스퍼 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처]

◆ 토트넘의 공격 로테이션 체제, 손흥민 기회는 충분하다

포체티노 감독은 "득점이 나지 않는다면 팬들이 걱정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현재 공격진만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다"며 "손흥민과 샤들리가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쁜 일이다.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강한 스쿼드"라고 말했다.

이어 "FA컵은 토트넘에 여전히 중요한 대회다. 다음 목표는 계속 경기에 이겨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이라며 "프리미어리그와 유로파리그, FA컵 모두 토트넘이 치러야 할 중요한 경기"라고 덧붙여 FA컵이 갖는 의미를 부여했다. 손흥민에게 두 경기 연속 FA컵 선발을 맡긴 것은 손흥민이 포체티노 감독의 구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프리미어리그와 FA컵, 유로파리그 중요도를 따져 손흥민에게 비중이 덜한 경기를 맡기는 것일까. 포체티노 감독의 생각을 들어보면 그것도 아니다.

포체티노 감독은 토크스포츠를 통해 "프리미어리그와 FA컵 선수 구성 변화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현재 1군 스쿼드에는 언제나 열심인 24, 25명의 선수가 있지만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가 있고, 없는 선수가 있다. 나는 단지 11명의 선수를 선발로 내보낼 수 있고, 7명을 벤치에 앉혀둘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현재 토트넘은 모든 포지션이 로테이션으로 돌아가고 있다. 주전 스트라이커인 케인도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선발로 나올지라도 FA컵은 교체로 출전했다. FA컵 3라운드라고 하지만 그 상대가 프리미어리그 2위인 레스터 시티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케인이 무리해서 나왔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경기였다. 그럼에도 손흥민을 끝까지 믿고 선발로 2연속 출전시켰다는 것은 앞으로도 로테이션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선발이 아닌 교체로 나서고 있지만 실망할 것은 없다. 콜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A컵이 기다리고 있고 다음달에는 피오렌티나와 유로파리그 32강전도 기다리고 있다. 3개의 대회를 계속 치르는 토트넘의 빡빡한 일정으로는 케인이 모든 경기에 선발로 나설 수 없다. 틈새를 파고 들어 기회를 살리는 것도 손흥민에게 중요하다.

지금 손흥민이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하고 겉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오히려 프리미어리그 적응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포체티노 감독이 충분히 시간을 주는 것일 수도 있다.

▲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1일(한국시간) 영국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레스터 시티와 2015~2016 FA컵 3회전 재경기에서 나세르 샤들리의 추가골 때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토트넘 핫스퍼 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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