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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육룡이 나르샤' 팩션사극 방향성 제시했다 '이방원 성장기+척사광 등 허구캐릭터+뿌리깊은 나무 연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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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육룡이 나르샤' 팩션사극 방향성 제시했다 '이방원 성장기+척사광 등 허구캐릭터+뿌리깊은 나무 연계까지'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3.2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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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육룡이 나르샤'가 마지막까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50부작의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드라마는 '팩션사극'이라는 신장르에 방향성을 제시해 준 작품으로 평가받을 만했다.

◆ '이방원의 성장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구성

2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마지막회는 새로운 나라 조선을 건국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여섯 마리의 용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이방지, 무휼, 분이) 중 최종적으로 이방원이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되는 모습을 그렸다.

특히 극은 이방원(유아인 분)이라는 인물을 최후의 승자로 그려내며 이 드라마가 이방원 캐릭터의 성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작품이었음을 증명했다.

▲ 이방원 역의 유아인.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 화면 캡처]

그동안 조선 건국기를 다룬 사극은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이방원보다는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중심이됐다. 대표적인 예가 KBS 1TV에서 방송된 '정도전'과 '용의 눈물'이었다.

그만큼 조선 초기를 다룬 우리나라 사극에서 이방원이라는 인물을 상세하게 파헤치고 그의 심리적 묘사를 다룬 작품은 드물었다. 시청자들로서는 이방원의 성장기를 통해 알지 못했던 그의 행적과 인물 추리를 하면서 신선함과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 팩션사극의 방향성을 제시해 준 실존 인물과 허구 인물의 조화

'육룡이 나르샤'의 인기요인을 꼽자면 실제 역사와 허구의 역사를 절묘하게 섞어냈다는 부분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육룡이 나르샤에는 많은 수의 '실존을 기반으로 한 허구의 캐릭터'들이 출연했다.

대표적으로 고려 말기 최고 권력자 이인임을 모티브로 한 이인겸, 임견미를 모티브로 한 길태미, 염흥방을 각색한 홍인방, 고려 최고 무장 척준경의 후손으로 창작된 무사 척사광, 조선 초 보부상의 수장 백달원이 된다는 허구의 캐릭터 적룡 등이 좋은 예다.

이들은 매회 방송 때마다 드라마의 이슈를 주도하다시피 했다. 시청자들은 이들이 나올 때마다 허구의 인물인지 실존 인물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는 관심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육룡이 나르샤'가 역대 최고급 이슈 몰이를 하는 드라마가 되는데 큰 원동력이었다.

▲ 척사광 역의 한예리.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 화면 캡처]

육룡이 나르샤로서는 팩션사극(실제 역사+픽션)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이슈 몰이 기술'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앞서 많은 팩션사극들이 방송됐지만 실제 역사와 허구의 사이에서 균형점을 제대로 잡지 못하며 무너진 작품들이 많았다. 이들은 대부분 허구의 이야기가 역사를 흔든다는 역사 왜곡 논란에까지 휘말리며 위기를 맞고 스스로 주저 앉곤 했다.

그러나 육룡이 나르샤는 실제 역사와 허구의 이야기를 적절히 묶어내는 데 성공하며 '역사 왜곡' 논란 하나 없이 극을 제대로 끝마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팩션사극의 방향성을 제시한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 한 번의 새로운 시도였던 전작과의 연결고리 '뿌리깊은 나무'

마지막까지 육룡이 나르샤는 이슈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인물이 사실상 모두 공개된 시점에서 육룡이 나르샤의 마지막회는 맥빠진 내용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사극 역사상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면서 마지막까지 이슈를 지배했다. 전작뿌리깊은 나무와 내용을 연계한 것이다.

뿌리깊은 나무는 지난 2011년 방송된 작품으로 태종 이방원의 아들인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두 작품은 시기상 연개성이 매우 깊다. 제작진은 '육룡이 나르샤'를 뿌리 깊은 나무의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으로 완성했다.

▲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 캡처]

신경수 연출과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두 작품에 모두 참여했다는 점이 이런 시도를 가능하게 만든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극 역사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시즌제 성향의 사극이 완성됐다는 부분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수준 높은' 팩션사극의 탄생을 기다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육룡이 나르샤'는 새로운 시도와 신선한 볼거리로 팩션사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 완성도와 인기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작품인 만큼 앞으로 제작될 팩션 사극들이 '육룡이 나르샤'를 바탕으로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창작해 주길 기대해 본다.

'육룡이 나르샤'의 '육룡'은 원래 이성계의 고조부인 목조(穆祖)부터 익조(翼祖), 도조(度祖), 환조(桓祖), 태조(太祖), 태종(太宗)으로 이어지는 6인물을 표현할 때 사용되던 용어였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건국한 여섯 인물로 그 뜻을 각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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