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10 10:32 (금)
[뷰포인트] '마리텔' 3연승 이경규도 누른 양정원의 신의 한 수…예정화와 AOA 초아 장점만 따온 마리텔의 창조성
상태바
[뷰포인트] '마리텔' 3연승 이경규도 누른 양정원의 신의 한 수…예정화와 AOA 초아 장점만 따온 마리텔의 창조성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5.01 0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마리텔' 제작진의 능력은 과연 범상치 않았다. 백종원 이후 처음으로 3연승 가도를 질주하며 '마리텔'의 두 번째 골드멤버를 노리던 '예능계의 대부' 이경규를 양정원을 내세워 저격에 성공한 것이다.

30일 방송된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는 지난 24일 인터넷 다음TV팟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MLT-26의 전반전이 방송됐다. '마리텔' 방송 1주년 기념이기도 한 MLT-26에서는 김구라와 이경규, 양정원, 헤어디자이너 태양,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이규혁 등 다섯 명이 출연했다.

MLT-26 방송 이전까지 MLT-26의 우승자는 당연히 이경규로 예측되는 분위기였다. 이경규는 '예능계의 대부'라는 말처럼 '눕방'과 '낚방', '말방'으로 새로운 예능전개를 보여주며 가볍게 앞선 세 번의 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MLT-26의 뚜껑을 열자 의외로 독주한 것은 바로 필라테스 강사 양정원이었다.

▲ MBC '마리텔'(마이리틀텔레비전) 양정원 [사진 = MBC '마리텔'(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화면캡처]

양정원은 MLT-26에서 그동안 '마리텔'에서 가장 센세이션했던 두 여성 출연자의 장점만을 골라서 취합했다. '마리텔' 초기 비록 최고 순위는 백종원에 밀려 2위에 그쳤지만 섹시한 몸매가 두드러지는 피트니스 아이템으로 이슈몰이에 성공했던 예정화와 '마리텔' 사상 가장 혁명적인 방송으로 불리던 MLT-12의 AOA 초아의 1인칭 가상 데이트가 그것이다.

양정원은 이경규와 이규혁 선수가 야외촬영을 진행하면서 여유가 생긴 스튜디오의 두 칸을 이용해 한 개의 방송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콘셉트를 선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첫 번째 방에서 도구를 이용한 필라테스를 모르모트PD와 함께 배운 뒤, 두 번째 방에서는 AOA 초아와 모르모트PD가 선보였던 1인칭 가상 데이트를 응용해 집에서 도구 없이 필라테스를 하는 방법을 소개하기로 한 것이다.

양정원은 첫 등장부터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몸에 착 달라붙을 뿐 아니라 가슴 부분이 유난히 두드러지게 강조된 슬리브리스 스타일의 운동복을 입은 채 필라테스 시범을 보이는 양정원의 모습은 그 자체로 남성 네티즌들을 정확하게 '취향저격'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어진 집안에서의 1인칭 가상 데이트는 폭소의 연발이었다. 양정원은 AOA 초아보다 한층 과감하게 1인칭 시점의 모르모트PD를 농락하며 섹시코드를 내뿜었다. MLT-26 전반전의 초반부에서는 양정원의 몸매가 화제에 올랐다면, 전반전의 후반부로 갈수록 1인칭 가상 데이트 시점과 모르모트PD의 필라테스 따라하기를 통해 관능적 코드를 노골적으로 내뿜는 양정원의 모습이 네티즌들의 시선을 멈춰세웠다.

양정원의 예상치 못한 독주의 원인이 양정원의 섹시미 때문만은 아니었다. 양정원은 전문 방송인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능숙한 소통으로 네티즌들과 활발한 교류에 나섰고, 모르모트PD가 양정원의 저돌적인 돌격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자 오히려 이런 상황을 즐기듯 아찔한 장면을 여러차례 만들어내며 네티즌들이 원하는 웃음의 코드를 뽑아냈다. 게다가 전문 방송인 출신이 아니기에 가지는 어설픔과 풋풋함은 계산되지 않은 매력으로 다가오기까지 했다.

▲ MBC '마리텔'(마이리틀텔레비전) 양정원 [사진 = MBC '마리텔'(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화면캡처]

MLT-26을 통해 4연승을 노리던 이경규는 전반전이 시작된 직후 15분 정도 사운드 송출이 안 되는 방송사고에 영상까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악조건으로 가장 중요한 초반에 네티즌들의 발길을 붙잡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이경규가 정상적으로 방송이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마리텔'에서 가장 뜨거웠던 두 여성 출연자 예정화와 AOA 초아의 장점만을 취합한 양정원의 방송을 이기기는 사실상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양정원이 이경규를 이긴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양정원의 예상치 못한 1위는 어디까지나 양정원 개인의 역량이라기보다 '마리텔' 제작진의 영리한 기획이 만들어낸 1위라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는 여성의 성 상품화라는 코드를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운 양정원의 필라테스 방송을 불편하게 받아들인 사람들도 제법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양정원의 1위는 '마리텔'이 방송 1년을 넘어가며 안정된 자리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결코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는 증거가 되기에는 충분했다. 이미 하나로도 충분히 검증된 두 개의 콘텐츠를 합쳐서 더욱 큰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는 이런 저돌적인 발상이야말로 현재 방송계에서 가장 젊은 예능인 '마리텔'만이 가능한 창조적인 아이디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