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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봉 무산 아쉬움이 시즌 5승 기쁨보다 먼저, 켈리의 남다른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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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봉 무산 아쉬움이 시즌 5승 기쁨보다 먼저, 켈리의 남다른 책임감
  • 강언구 기자
  • 승인 2016.06.2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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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전 8이닝 1자책 호투, "더 준비해 다음에 잘 던지겠다"

[문학=스포츠Q(큐) 강언구 기자] “완봉승에 신경 쓰지 않았지만 아쉽다.”

시즌 5승 달성에도 불구하고 SK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의 말에는 기쁨보다 아쉬움이 묻어났다. 완봉승이 9회초에 무산됐기 때문. 아울러 전날 선발 김광현에 이어 팀의 2경기 연속 완투 기회를 놓쳤다.

켈리는 24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9안타 1볼넷을 내주고 3실점(1자책)했다. 총 114구를 던졌고 삼진 5개를 잡아냈다. 팀이 5-3으로 이겨 켈리는 시즌 5승(3패)째를 수확했다.

경기 후 켈리는 “완봉승에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경기를 스스로 끝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더 준비해서 다음 경기에 잘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경기 전 불펜에서 몸을 풀 때 동료들이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고 칭찬을 해줘서 초반부터 공을 던질 때마다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SK에 입단한 켈리는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없다는 우려 속에도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13으로 제 몫을 해줬다. SK는 연봉 75만 달러(8억 원)에 켈리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 초반 크리스 세든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켈리는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이날까지 15경기에 등판했는데, 5회 이전에 마운드에서 내려간 것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날도 8회까지 무실점을 기록, 선두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최고 시속 152㎞에 달하는 빠른 공과 커터로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9회초 무사 2, 3루에서 3루수 최정의 송구 실책으로 완봉승이 무산됐지만 박수받기 충분한 활약이었다. SK 팬들은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켈리에게 열띤 환호를 보냈다.

이날 호투가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새 외국인 투수 브라울리오 라라가 팀에 처음 합류했기 때문. 라라는 지난 22일 퇴출된 세든의 대체자로 23일 한국에 들어왔고 이날 경기 전 선수단과 정식으로 인사했다.

켈리와 라라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탬파베이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이날도 상견례 전 따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친분을 보였다. 미국을 벗어나 처음 선수 생활을 하는 친구 라라에게 호투로 자신감을 심어준 셈.

경기 후 김용희 SK 감독은 “켈리의 안정적인 투구가 승리 요인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켈리와 호흡을 맞춘 포수 이재원은 “불펜에서부터 켈리의 컨디션이 매우 좋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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