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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한국인 최초 헌액' 박만복 감독으로 완성된 '배구 명예의 전당'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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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한국인 최초 헌액' 박만복 감독으로 완성된 '배구 명예의 전당' 삼국지
  • 김한석 기자
  • 승인 2016.07.07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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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배구의 히딩크'로 88서울올림픽 여자배구 은메달...한중일 아시아 감독-선수 10번째로 헌액

[스포츠Q(큐) 김한석 기자] '페루 배구의 영웅' 박만복(80) 전 감독이 ‘국제배구 명예의 전당(IVHF)’ 2016년도 헌액자로 선정됐다.

박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IVHF에 가입함으로써 한국-중국-일본의 아시아배구 명예의 전당 삼국지가 완성됐다.

대한배구협회와 IVHF 사무국은 7일(한국시간) 올해로 31회째를 맞는 국제배구 명예의 전당에 비치발리볼 남녀 선수 엠마누엘 레고(브라질) 미스티 메이-트레너(미국), 남녀 선수 니콜라 그르비치(세르비아) 다니엘 스콧-아루다(미국), 지도자 박만복 감독 등 5명이 헌액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페루 여자배구팀을 이끌고 사상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따내 페루의 국민적인 영웅으로 추앙받아온 박 감독은 페루 배구 지도자로는 물론 한국인으로서도 최초로 명예의 전당 레전드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

페루에선 2005년, 2010년 박 감독의 지도 아래 성장한 세실리아 타이트와 가브리엘라 페레스 델 솔라가 여자선수로서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헌정식은 오는 10월 23일 미국 메사추세스주 홀리요크에 있는 IVHF 뮤지엄에서 열리게 된다.

◆ 교과서에도 실린 ‘페루 배구의 히딩크’ 박만복

박만복 감독은 경희대 하프라이트(9인제 배구)로 명성을 날린 뒤 이화여고, 숭의여고 코치를 거쳐 국세청과 대한항공 창단 감독을 지냈다. 대한항공에서 4년째 지도하던 1974년 대한배구협회의 추천으로 페루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1년 계약으로 남미로 건너갔지만 박 감독은 유연성과 체력이 좋은 페루 선수들에게 정교한 한국식 기술배구를 전수해 장기 지도하며 페루를 국제무대의 강자로 올려놓았다.

그의 지도 아래 급성장한 페루 여자배구는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 6위, 1982년 세계선수권 준우승, 1984년 LA올림픽 4위, 1986년 세계선수권 동메달 등을 따내면서 남미의 절대강자로 위세를 떨쳤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소련과 결승에서 석패했지만 은메달로 페루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다시 지휘봉을 잡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선 11위를 기록했다.

▲ 한국인 최초로 국제배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박만복 감독.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박 감독은 성적뿐 아니라 페루 배구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페루의 모든 여자학교에 배구팀이 만들어지도록 기여한 게 대표적이다. 페루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페루에 배구의 봄을 연 개척자’로 소개될 정도다.

이같은 공로로 박 감독은 페루 정부로부터 3차례나 훈장을 받았고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축구경기장 스타디움 외벽에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과 함께 페루를 빛낸 스포츠영웅으로 이름이 새겨졌다.

■ [HOW Q] 박만복 페루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이 일군 메이저 성적은?

올림픽 = 1980년 6위, 1984년 4위, 1988년 은메달, 2000년 11위

세계선수권 = 1982년 준우승, 1986년 동메달

남미선수권 = 1977, 1979, 1983, 1985, 1987, 1989, 1993년 우승

팬아메리칸게임 = 1979, 1987년 준우승, 1983, 1991년 동메달

◆ 한국, 아시아 3호-세계 22번째 IVHF 가입국

국제배구 명예의 전당(International Volleyball Hall of Fame)은 1971년 미국 홀리요크 상공회의소가 배구의 탄생지인 홀리요크를 미래의 배구의 홈으로 만들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립한 것이 시발점이다. 1978년 특별위원회가 IVHF를 정식 출범했다. 1895년 홀리요크 YMCA에서 배구를 고안한 윌리엄 모건이 1985년 최초로 배구 명예의 전당에 사후 헌액됐다. 지난해까지 총 21개국에서 125명이 명예의 전당의 전설로 이름을 올렸다.

박 감독의 입회로 한국이 22번째 IVHF 가입국이 됐다. 아시아에선 3번째 국가다. 올림픽 성적으로만 보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이 유일한 한국이 국내 선수나 지도자가 헌액되지 못하고 페루의 올림픽 은메달 위업을 앞세워 박 감독이 아시아에선 10번째 헌액자로 레전드 전당에 대리 입성하는 셈이다.

▲ 국제배구 명예의 전당이 발표한 2016년 헌액자 5명. [사진=IVHF 홈페이지 캡처]

올림픽 배구에서 아시아 최다인 금, 은 ,동메달 3개씩을 따낸 일본에서 가장 많은 7명이 헌액됐고, 올림픽에서 금 2, 은 1, 동메달 2개를 수확한 중국이 2명으로 그 다음이다.

아시아 최초 헌액자는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아시아 남자배구 최초로 우승을 이끈 일본의 마쓰다이라 아쓰다카 감독으로 1998년 첫 문을 열었다.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시간차 공격’을 도입해 아시아 최초의 금메달(여자) 위업을 달성한 다이마쓰 히로후미 감독이 2000년에, 1976년 올림픽에서 여자 금메달을 따낸 야마다 시게오 감독이 2006년에 각각 헌액됐다.

중국은 1984년 LA올림픽에서 중국에 올림픽 배구(여자) 첫 금메달을 안긴 유안웨이민 감독이 유일하게 2007년 입회했다.

선수로는 모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일본이 4명, 중국이 1명이 이름을 올렸다.

■ [WHO Q] 아시아 국가 선수-지도자 IVHF 헌액자들은?

△ 선수

- 시라이 다카코 (2000년 헌액) =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일본 여자 금메달리스트

- 랑핑 (2002년) = 1984년 LA 올림픽 중국 여자 금메달리스트

- 모리타 준고 (2003년) = 1972년 뮌헨 올림픽 일본 남자 금메달리스트

- 오코 세이지 (2004년) = 1972년 올림픽 일본 남자 금메달리스트

- 나카무리 마사에 사카이 (2008년) = 1964년 도쿄 올림픽 일본 여자 금메달리스트

△ 지도자

- 마쓰다이라 아쓰다카 (1998년) = 1972년 올림픽 일본 남자 금메달 감독

- 다이마쓰 히로후미 (2000년) = 1964년 올림픽 일본 여자 금메달 감독

- 야마다 시게오 (2006년) = 1976년 올림픽 일본 여자 금메달 감독

- 유안웨이민 (2007년) = 1984년 올림픽 중국 여자 금메달 감독

- 박만복 (2016년·한국) = 1988년 서울 올림픽 페루 여자 금메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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