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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닥터스' 박신혜, 김래원과의 사랑 위해 필요한 것은? 가족과의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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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닥터스' 박신혜, 김래원과의 사랑 위해 필요한 것은? 가족과의 화해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7.12 0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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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지난주 방송된 '닥터스' 6회에서 내리는 빗속에서 키스를 하며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확인한 박신혜와 김래원 사이에 다시 빨간 불이 켜졌다. 보통 드라마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으로 외부적인 요인이 등장하지만, '닥터스'에서 등장한 장애물은 외부적인 요인이 아닌 여주인공 박신혜의 마음이었다.

1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연출 오충환) 7회에서는 유혜정(박신혜 분)이 홍지홍(김래원 분)을 좋아하면서도, 또한 홍지홍이 자신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등장했다. 바로 가족이었다.

'닥터스'에서 박신혜는 부모님이 계시지만 사실상 부모님 없는 고아처럼 국밥집을 하던 할머니 강말순(김영애 분)의 손에서 자랐다. 그 이유는 바로 박신혜가 어린 시절, 아버지 유민호(정해균 분)가 바람을 펴서 가정을 내팽개치고 집을 나가 버렸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불륜상대이던 이가진(박지아 분)과 재혼해 딴 살림을 차렸기 때문이다.

▲ SBS '닥터스'에서 유혜정(박신혜 분)은 어린 시절 불륜으로 집을 버리고 나간 아버지 유민호(정해균 분)로 인해 사랑을 믿지 못하게 됐고, 이 트라우마는 유혜정을 제자가 아닌 여자로 좋아하는 홍지홍(김래원 분)과의 관계로 이어진다. [사진 = SBS '닥터스' 방송화면 캡처]

박신혜에게 아버지의 이런 공백은 성장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신혜가 IQ 150이라는 뛰어난 두뇌에도 불구하고 공부는 하지 않고 밖으로 맴돌며 불량학생처럼 고등학생 시절을 보낸 이유도 바로 아버지의 바람으로 인해 일찍 깨져 버린 집안 분위기의 영향이 있었고, 13년 전 할머니 김영애마저 수술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그때부터는 가족이란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홀로 지내왔다.

그리고 13년이 지나 박신혜에게는 다시 가족을 떠올리게 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 연이어 일어난다. 13년 전 담임선생님이자, 박신혜에게 '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준 스승이었던 김래원이 이제는 자신을 제자가 아닌 '여자'로 바라보며 사랑을 고백해 왔고, 설상가상으로 박신혜가 있는 병원에 평생 다시는 얼굴도 보기 싫었던 새어머니 박지아가 수술을 받으러 찾아왔다.

박신혜는 '닥터스' 6회 마지막 장면에서 내리는 빗 속에서 김래원에게 키스를 받았다. 하지만 박신혜는 김래원의 마음을 알면서도 김래원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어린 시절 박신혜의 기억에 각인된 아버지의 불륜이 만들어낸 트라우마였다. 박신혜에게 남녀간의 사랑이란 것은 결국 서로가 만신창이가 되도록 으르렁대며 물어뜯고 싸우는 그런 이미지였기에, 김래원의 마음을 알면서도 박신혜는 선뜻 사랑을 다시 시작할 수 없었다.

게다가 박신혜의 눈앞에 다시 나타난 새어머니 박지아의 파렴치한 행동은 박신혜의 이런 가족에 대한 불신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고 있었다. 13년 동안 한 번 찾아오지도 않았던 새어머니는 남편 정해균이 전아내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인 박신혜가 의사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병원에서 큰 소리로 박신혜의 과거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다.

심지어 박신혜가 의사라는 신분을 이용해 수술도 빨리 받게 해주고 수술비도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해줬음에도 고맙다는 말은 커녕 "내가 입만 열면 지가 부끄러워서 어디 의사질이나 할 줄 아냐?"고 큰 소리를 쳐댄다.

그래도 '닥터스' 7회에서는 박신혜가 이렇게 시작부터 어긋난 아버지 정해균의 새로운 가족들과 화해를 할 수 있는 계기를 조금씩 던져준다. 한때는 가정도 버리고 나갔지만,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어머니 김영애의 뒤를 이어 국밥집을 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며 딸과 화해하려는 아버지 정해균의 모습과 저런 악독한 성격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고 하기에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착한 성격으로 박신혜에게 어머니 대신 용서를 비는 이복동생 유유나(한보배 분)의 마음이 그것이다.

▲ SBS '닥터스' [사진 = SBS '닥터스' 방송화면 캡처]

'닥터스'에서 사실 박신혜와 김래원의 사랑은 13년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스승과 제자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힘든 장벽이다. 2002년 방송된 김재원, 김하늘 주연의 드라마 '로망스'가 스승과 제자의 사랑이라는 소재 하나로 만들어낸 갈등을 떠올리면 한국사회에서 스승이었던 김래원과 제자였던 박신혜의 사랑도 충분히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닥터스'는 13년이 지나 김래원과 박신혜 모두 의사가 된 모습을 통해 14년 전 '로망스'에서 빚어졌던 논란은 아예 언급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김래원과 박신혜가 서로를 좋아하고, 이들의 사이를 가로막는 특별한 장벽조차 만들어내지 않으면서 그 어떤 드라마보다 수월하게 남녀주인공의 로맨스를 응원해 준다.

그렇지만 너무나 순조로워 보이는 김래원과 박신혜 사이의 로맨스에 유일하게 걸쳐진 장벽이 바로 아버지 정해균의 일로 사랑에 대한 트라우마가 머리 속 깊이 각인된 박신혜의 마음이다. 그래서 '닥터스'에서는 김래원과 박신혜가 의사로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 못지않게 박신혜가 가족과 화해하고 묵은 앙금을 풀어내면서 사랑에 대한 트라우마를 지워가는 과정도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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