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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공항가는 길', '스토리'아닌 '감성'으로 승부… 승패여부는 배우들 연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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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공항가는 길', '스토리'아닌 '감성'으로 승부… 승패여부는 배우들 연기? (종합)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9.2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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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최근 한국 드라마에서 강세인 장르는 단연 로맨틱 코미디다. 유쾌하면서 발랄한 감각, 청춘스타의 기용 등을 내세운 로맨틱 코미디가 시청자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로맨틱 코미디의 강세에 정통 멜로드라마는 이전에 비해 힘을 잃었다.

이런 현재 드라마 시장에서 '공항 가는 길'은 특별한 드라마다. 정통 멜로를 앞세웠다는 것도 그렇지만 다소 위험해 보일 수도 있는, 기혼 남녀의 사랑과 감성을 다룬다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일 오후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홀에서 진행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극본 이숙연·연출 김철규)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철규 PD와 김하늘·이상윤·신성록·최여진·장희진이 참여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가을이란 계절에 '정통 멜로', 로맨틱 코미디 '질투의 화신'·'쇼핑왕 루이'와 차별화 전략

▲ '공항가는 길' 포스터다. 로맨틱 코미디가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방송 드라마계의 최근 흐름를 깨고 정통 멜로의 위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 KBS 2TV '공항가는 길' 제공]

'공항 가는 길'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최근 드물어진 '멜로'를 앞세운 작품이라는 것이다.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와 달리 무게감 있는 멜로인 '공항 가는 길'에는 연기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30대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김하늘은 '로망스'·'피아노' 등 다수의 멜로드라마에서 활약하며 '멜로 퀸'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만큼 이번 드라마의 성패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멜로 퀸'이라는 별명에 대한 질문에 김하늘은 "많은 분들이 제 연기를 예뻐해 주셔서 부담스럽다기 보다 기쁘다. 앞으로도 더 많은 좋은 별명을 가지고 싶다"며 '공항가는 길'의 흥행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수목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가 강세다. MBC에서는 서인국을 앞세운 '쇼핑왕 루이'가 '공항 가는 길'과 같은 날 첫 방송을 하며 SBS '질투의 화신'은 유방암에 걸린 남자주인공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배우 조정석이 훌륭하게 소화해 내며 호평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공항 가는 길'은 두 드라마와 다른 차분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항 가는 길'이 여름 더위가 끝난 가을에 시작된다는 점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흔히 가을은 멜로의 계절이라고 불리는 만큼, 쌀쌀해진 날씨 속 '공항 가는 길'이 따뜻한 감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스토리보다 감성, 관건은 캐릭터의 '감정선'·배우들의 '연기력'

▲ 배우 김하늘 [사진 = KBS 2TV '공항가는 길' 제공]

멜로드라마는 보통 극적인 스토리보다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만큼 배우들이 캐릭터의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김철규 PD는 제작발표회에서 "'공항 가는 길'은 반가운 정통 감성을 쫓아가는 정서적인 드라마다"라며 작품의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감성을 효과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공항 가는 길'의 주요 배역은 이미 연기력을 입증 받은 배우들로 꾸려졌다. '멜로 퀸' 김하늘은 물론, tvN '두 번째 스무 살'에서 자신의 매력과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 이상윤이 남자 주인공 서도우 역을 맡으며 기대감을 모았다.

신성록과 최여진 역시 다수의 작품에서 그간 연기력을 인정받은 만큼, '공항가는 길'은 스토리에 집중하는 대신 캐릭터의 감성을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공항 가는 길'은 스토리보다 감성을 내세운 만큼 배우들이 촘촘한 감정 연기로 서사의 빈 부분을 채워야 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과연 '공항 가는 길'의 배우들이 훌륭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역시 드라마를 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멜로? 불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 배우 이상윤 [사진 = KBS 2TV '공항가는 길' 제공]

'공항 가는 길'은 극중에서 이미 배우자가 있는 서도우(이상윤 분)와 최수아(김하늘 분)가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고 특별한 관계를 맺는 것을 중심 서사로 하는 드라마다. 그러다 보니 '공항 가는 길'이 불륜 미화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김철규 PD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규정짓기 힘들다. '공항 가는 길'은 애매모호한 관계들에 대해 감성적으로 접근한 드라마다"며 "그런 관계 속에서 위로를 얻고, 그것을 보는 시청자들이 어떻게 위로를 받을 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 김하늘은 "겉으로 봤을 때 부적절한 관계가 포장이 된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배우들이 표현하고 연기하는 부분을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궁금하다"며 대본의 힘과 배우들의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미묘한 관계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공항 가는 길'은 기혼 남녀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만큼 불륜 드라마라는 이미지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극중 두 남녀의 미묘한 관계를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새로운 맥락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SBS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는 불륜을 소재로 했지만 네 남녀의 관계 속 섬세한 감정선을 담아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적 있다.

'공항 가는 길'이 단순한 불륜 드라마가 될지, 아니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재해석하는 '웰 메이드 드라마'가 될지는 극본의 치밀함과 배우들의 연기력에 따라 시청자들에게 평가받을 것이다.

'공항 가는 길'은 멜로드라마 약세인 현 드라마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실패로 끝날지 아니면 성공해 멜로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과연 '공항 가는 길'은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정통 멜로의 부활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21일 밤 첫 방송을 앞둔 지금, '공항 가는 길' 본편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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