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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FC서울-수원 FA컵 120분 사투, 이정수-다카하기의 연쇄퇴장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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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FC서울-수원 FA컵 120분 사투, 이정수-다카하기의 연쇄퇴장 나비효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2.03 2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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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0분 몸싸움 벌이다 '더블 경고'…전반 끝나기도 전에 경고 누적으로 나란히 퇴장

[상암=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한일전보다 더 치열한 슈퍼매치에서 일어난 경고 누적 퇴장은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그리고 이는 수원 삼성보다는 갈길이 급한 FC 서울에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갔다.

수원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 서울과 2016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열전 끝에 10-9로 이기고 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가운데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양 팀 1명씩 퇴장선수가 발생했다.

▲ FC 서울 일본인 미드필더 다카하기(왼쪽)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2016 FA컵 결승 2차전에서 전반 43분 이종성에게 거친 태클을 한 뒤 경고 누적으로 퇴장 명령을 받고 있다.

발단은 전반 20분이었다. 염기훈의 프리킥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이정수와 다카하기의 몸싸움 과정에서 '더블 경고'가 나왔다. 치열한 슈퍼매치에서 그렇지 않아도 몸싸움이 잦은 중앙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경고는 폭탄 하나를 안고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결국 이정수와 다카하기 모두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퇴장을 당했다. 이정수는 전반 36분 박주영과 공중 볼다툼 과정에서 팔꿈치를 가격했다는 판정을 받으며 경고누적 퇴장을 기록했다. FC 서울 팬들은 일제히 환호했지만 전반 43분 다카하기가 이종성에게 거친 태클을 하다가 역시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갈길이 급한 FC 서울에 더욱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갔다. 이미 결승 1차전에서 2-1로 승리해 여유가 있었던 수원으로서는 미드필드 자원을 하나 빼고 수비로 채워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FC 서울은 1골을 빨리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공수의 연결 핵심을 잃었다는 점에서 악재였다.

설상가상으로 FC 서울은 후반 10분 조나탄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끌려갔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은 첫 실점을 한 뒤 부상을 당한 김치우 대신 주세종, 김남춘 대신 이석현을 잇따라 투입하며 허리를 강화, 공격에 고삐를 조였다. 결국 FC 서울은 세번째 교체 카드인 윤승원의 역전골로 결승 2차전을 2-1로 이기고 1, 2차전 합계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다카하기의 퇴장은 결과적으로 승부차기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모든 선수들이 승부차기에 성공하면서 9-9가 된 상황에서 골키퍼가 10번째 키커로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만약 다카하기가 퇴장당하지 않았더라면 FC 서울은 10번째 키커도 필드 플레이어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10번째 키커로 나선 골키퍼 유상훈이 실축하면서 수원에 우승 트로피를 내주고 말았다.

물론 FC 서울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친 것은 수적인 우세를 겨우 7분밖에 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퇴장을 당하면서 선수들이 결과적으로 흥분했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 수원 삼성 이정수(오른쪽)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2016 FA컵 결승 2차전에서 전반 36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 판정을 받은 뒤 허탈해하고 있다.

FC서울 황선홍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결승 2차전의 관건은 냉정함이라고 선수들에게 누누히 얘기했다. 그러나 전반 들어 선수들이 경고를 많이 받은 것이 걱정됐다"며 "우리가 중요한 순간에서 너무 마음이 앞서지 않았나 생각한다.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적 우세를 오랫동안 지속했어야 했는데 냉정하지 못해서 다시 원점이 됐다. 리드를 잡을 수 있는 상황에서 마음이 쫓기는 바람에 그르쳤다"며 "조금 더 수원을 압박할 수 있었는데 다카하기의 퇴장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역시 마지막 힘이 모자랐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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