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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축구 연장선상? 사우디 축구대표팀 런던테러 추모 보이콧으로 '떠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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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축구 연장선상? 사우디 축구대표팀 런던테러 추모 보이콧으로 '떠들썩'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6.0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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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침대축구로 비매너 논란에 중심에 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엔 ‘추모 묵념 보이콧’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문제는 8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 오벌 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 사우디의 2018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리그 8차전 시작을 앞두고 벌어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와 호주, 사우디는 경기 전 1분 동안 지난 3일 벌어진 런던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하기로 합의했다. 호주 선수들은 하프라인 앞에 일렬로 도열해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사우디는 달랐다.

▲ 8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시작을 앞두고 런던 테러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을 하고 있는 호주선수들(노란색). 사우디 선수들은 묵념을 하지 않고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사진=가디언 공식 홈페이지 영상 캡처]

사우디 선수들은 묵념을 하는 대신 자신의 포지션으로 돌아가 자리를 잡았다. 호주 측에서는 황당했다. 사우디가 경기 전 분명히 묵념에 합의했기 때문.

이유는 문화차이에 있었다. 사우디 대표팀이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묵념에는 직접 동참할 수 없다는 의사를 나타냈다는 것. 호주축구협회 측이 사우디 대표팀을 설득하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뜻을 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의아한 점이 있었다. 묵념에는 동참하지 않더라도 가만히 서 있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사우디 선수들은 패스를 주고받고 몸을 풀며 경기를 준비했다.

또 과거 묵념에 동참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2015년 압둘다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사망했을 때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폴로 경기에서 중동 선수들이 일제히 묵념을 했다는 것이다.

아딜 에자트 사우디축구협회장은 결국 미국 워싱턴 포스트에 이메일을 보내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그는 “선수들이 묵념에 동참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 전하고 사과를 하고 싶다”며 “사우디축구협회는 모든 테러 행위를 규탄하고 희생자와 가족 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매너와 경기에서 모두 졌다. 사우디는 2-3으로 호주에 져 5승 1무 2패(승점 16)를 기록했다. 일본, 호주와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일본은 한 경기를 덜 치렀고 호주에는 한 골 차로 바짝 쫓기며 2위 수성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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