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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날 얼굴 붉힌 박지성, 아시안컵 음주파동 멤버도 아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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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날 얼굴 붉힌 박지성, 아시안컵 음주파동 멤버도 아니건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7.14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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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축구 행정가로서 제2의 인생에 도전하고 있는 박지성(36)이 기쁜 날을 맞고도 마음 놓고 웃지 못했다.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로서 명예에 큰 손상이 갈만한 괴소문이 퍼졌기 때문.

박지성은 13일(한국시간) 스위스 노이샤텔 대학교에서 열린 제17회 국제축구연맹(FIFA) 마스터코스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졸업 논문을 발표했다.

2014년 현역에서 은퇴한 박지성은 축구행정가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영국 현지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공부하며 뒤늦게 학구열을 불태웠다.

▲ 박지성(오른쪽)이 축구 전문가로서 새 삶을 시작한 날 웃지 못했다. 룸살롱 출입설로 시달리고 있다.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현역 시절 맨유에서 내내 통역 없이 지내며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박지성이었지만 전문 용어가 난무하는 수업은 분명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를 모두 소화해냈고 이날 마지막 과정을 마쳤다.

새로운 축구인생을 연 한국 축구 레전드는 열렬한 축하를 받아도 모자란 날, 불쾌한 뉴스로 얼굴을 붉혔다. 자신을 둘러싼 괴소문 때문이다.

최근 여성들 중심의 한 인터넷 카페에 박지성의 근황에 대한 글이 게재됐다. 평범한 글이었지만 논란은 댓글에서 야기됐다. 한 카페 회원은 “그래봐야 룸돌이”라며 박지성이 룸쌀롱에 출입한다는 뉘앙스의 댓글을 달았다. 이에 적지 않은 회원들이 동조하고 나섰다. 박지성은 졸지에 ‘룸돌이’로 몰려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했다.

그러나 사건의 진상은 이와 달랐다. 2003년 11월 23일 박지성은 일요신문에 일기형식의 칼럼을 실었다. 당시 네덜란드 PSG 에인트호번 시절에 대한 소소한 일상에 대한 내용이었다.

박지성은 기자의 질문에 “축구선수 중에 룸살롱에 안 가본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요”라며 “룸살롱이라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전 일반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그런 곳이 가끔은 편할 때도 있어요”라고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했다. 이 말만 놓고 보자면 박지성은 해당 카페의 회원들이 말하는 ‘룸돌이’라는 오명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 여성 전문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박지성의 룸살롱 출입설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사커라인 게시물 캡처]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당시 칼럼을 담당했던 기자는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그런 곳은 전혀 아니다”라며 “그런 곳이라면 기사에서 언급했을 이유가 없다. 박지성 선수 성격상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해명했다.

14일 박지성 재단(JS 파운데이션)에서 이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재단은 이 논란에 대해 위키트리를 통해 “이미 14년 전 칼럼이 왜 이제와서 왜곡된 형태로 논란이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미 칼럼을 담당한 기자의 해명이 있는 것으로 안다.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사실이 아닌 것을 진실인양 계속 이야기를 한다면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며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아니더라도 박지성의 평소 성격을 볼 때 룸살롱 출입설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평소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기로 유명한 박지성이다.

대표팀 선수들은 2007년 9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컵 당시 바레인과 조별 리그 2차전에서 역전패 한 뒤 현지 유흥업소를 찾아 물의를 일으켰다. 이후 이들은 눈물의 기자회견으로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지만 한번 새겨진 이미지까지 지워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당시 박지성은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았다.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로웠다.

게다가 맨유에서 생활할 당시에도 음주와 파티를 즐겼던 동료들이 아닌 파트리스 에브라, 카를로스 테베스와 붙어다니며 서로의 집에서 축구게임을 즐긴 것으로 잘 알려졌다. 맨유 동료들은 박지성이 너무 모범적인 생활을 한다며 오히려 놀리기도 했다.

축구 전문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레전드 박지성을 향하는 근거 없는 비방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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