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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을 모르는 이상화-박승희, 이것이 '여제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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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을 모르는 이상화-박승희, 이것이 '여제의 자격'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1.19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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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상태 좋지 않은 이상화 "재활로 극복", 무서운 성장세 박승희 "직선 중심이동 중점"

[태릉=스포츠Q 민기홍 기자] ‘여제들’ 답다. 도무지 만족을 모른다.

세계최강임에도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는 스타트가 늘 부족하다며, '쇼트트랙 여제'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새출발한 박승희(22·화성시청)는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임에도 직선 주로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상화와 박승희는 19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2차 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대회에 나서는 결의를 밝혔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 올림픽 500m을 연달아 제패한 이상화는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음에도 최강의 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쇼트트랙으로 올릭픽을 소치 올림픽을 정복했던 박승희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자마자 광폭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을 독차지하고 있다.

▲ [태릉=스포츠Q 이상민 기자] 이상화(왼쪽)와 박승희는 한 목소리로 "평창은 너무 먼 이야기"라며 바로 앞의 일에만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보물들답게 이상화와 박승희는 필승을 다짐했다.

◆ 이상화, "10년만의 대회 설레, 스타트 늘 부족하다 느껴" 

이상화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일본 오비히로에서 펼쳐진 월드컵 1차 대회 500m 1,2차 레이스를 모두 제패했다. 2012~2013시즌 월드컵 파이널 2차 레이스부터 ISU 월드컵 10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적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만족을 몰랐다. 이상화는 “완벽한 몸상태는 아니다. 올 여름부터 열심히 훈련했지만 늘 스타트가 부족하다 느낀다”며 “스타트부터 보완하겠다. 체력 보강 여부에 따라 결과가 나올 것이다. 작년만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해 동기 부여가 떨어졌을 법 한데도 이상화는 변치 않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올림픽 정상에 올랐어도 허탈감은 없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이후 이미 겪었다”며 “예전에는 모든 대회에 매진했지만 지금은 재밌고 즐겁게 임하려 한다”고 한층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우려스런 무릎 상태에 대해서는 “수술하려고 했는데 올림픽 끝나고 행사가 너무 많아 입촌하는 바람에 미뤄졌다. 좋지는 않다”며 “이번 시즌은 수술 안 하고 재활과 치료로 버틸 것이다. 올 시즌 끝나고 생각해봐야할 문제”라며 투혼을 보였다.

▲ [태릉=스포츠Q 이상민 기자] 정상을 유지하는 이상화는 "늘 스타트가 부족하다 느낀다"며 "체력을 보강해 지난 시즌 성적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국내에서 10년 만에 개최되는 스피드스케이팅 국제대회다. 이상화는 “중학교 3학년 때 스탠드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을 보고 응원했다”며 “성인이 돼서 직접 나설 수 있어 기쁘다”고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 박승희, “실전 나서면 잘 안돼, 직선 주로 중심 이동 초점”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와 3000m 계주에서 2관왕에 올랐던 박승희는 진로를 고심하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로 결심했다. 올 여름 국가대표 발탁을 목표로 캐나다 전지훈련을 소화한 후 지난달 개최된 2번의 공인기록회에 출전해 1000m 1위를 기록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1차 월드컵 500m 1,2차 레이스에서 모두 39초대(39초330, 39초05)를 기록했고 1000m에서는 1분17초733(13위)을 끊었다. 500m B그룹에 속했던 박승희는 500m 1차 레이스에서 B그룹 2위에 오른데 이어 2차 레이스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2차 대회부터는 A그룹에서 뛰게 된다.

박승희는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만족감을 표현하며 “쇼트트랙 월드컵은 국내에서 많이 열려 특별한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니만큼 차분하고 급하지 않게 잘해야 될 것 같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국가대표가 되고 나서 다른 선수들과 훈련하는 것 자체가 큰 도움이 된다. 아직도 실전에 나서면 잘 안되긴 하지만 남자 선수들을 따라하고 있다”며 “타면 탈수록 스피드스케이팅에 익숙해지고 있다. 쇼트트랙에서는 안했던 직선 주로에서 중심 이동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출신의 헨드릭 바우만 대표팀 감독은 박승희에 대해 “재능이 많다. 짧은 시간 많은 발전을 했고 앞으로도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라며 “내년 여름을 겨냥하고 있다. 스타트시 스피드와 체력 향상을 중심으로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태릉=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승희는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만족해하며 "타면 탈수록 스피드스케이팅에 적응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 평창은 먼 이야기, 내 갈 길만 간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3년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간판격인 두 스타는 2018년 평창에서도 시상대 맨 위에 오를 수 있을까. 둘은 하나같이 ‘평창은 먼 이야기’라며 바로 앞의 일들만 바라봤다.

올림픽 3연패 도전 여부에 대해 이상화는 “평창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지만 아직까지도 먼 이야기인 것 같다”며 “뭐라 말씀드리기 이르다. 멀리 내다보기보다는 앞으로 있을 일들에만 전념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박승희 역시 “당장으로서는 평창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 때까지는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 생각은 나중에 해도 될 것 같다”고 현재에만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박승희의 등장은 이상화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상화는 “여태껏 혼자 경쟁하면서 선수 생활을 버텨왔는데 박승희가 종목 전향 후 기록이 좋아지는 것을 보고 있다”며 “서로서로 경쟁하면 좋은 것이다. 자극이 된다기보다는 각자의 주종목에 매진하다보면 기록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후배를 격려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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