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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우승, 김기태-프런트-광주가 함께 일궜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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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우승, 김기태-프런트-광주가 함께 일궜다 [SQ포커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10.05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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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KIA(기아) 타이거즈가 2009년 이후 8년 만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올랐다. 프런트, 선수단, 팬이 하나 되어 일군 아름다운 우승이다.

후반기 극도의 부진으로 시즌 최종전이 돼서야 매직넘버를 지우는 힘겨운 여정이었으나 최형우, 로저 버나디나, 김선빈이 축을 이룬 핵타선,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 초강력 원투펀치를 앞세운 KIA는 144경기 장기전 최강자에 오를 자격이 충분했다.

정상에 오른 비결로 프런트의 과감한 결단을 빼놓을 수 없다. KIA는 지난 겨울 나지완과 양현종을 각각 4년 40억원, 1년 22억 5000만원에 잔류시켰다. 방점은 최형우. FA(자유계약)로 풀린 삼성 라이온즈 4번 타자를 4년 100억원에 데려와 중심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10개 구단이 겨루는 KBO리그에서 매년 우승을 노릴 수는 없는 일. 나지완, 양현종을 붙잡고 최형우까지 영입한 건 계약 마지막 해(3년)를 맞이한 김기태 감독에게 주는 선물임과 동시에 반드시 챔피언에 올라보자는 메시지였다.

프런트는 시즌 중에는 트레이드로 모자란 부분을 채웠다. SK 와이번스와 4대4 트레이드를 통해 메운 이명기, 김민식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둘은 각각 리드오프, 안방마님으로 순항하던 KIA에 날개를 달았다.

막강한 라인업을 꾸리니 방망이 쇼가 펼쳐졌다. KIA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타율 3할(0.302)을 찍었다. 6월 27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7월 5일 SK전까지는 세계 야구리그에서 유례가 없는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달성했다.

임창용, 김윤동, 심동섭만으로는 뒷문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 수뇌부는 이번에는 넥센 히어로즈와 카드를 맞춘 뒤 대권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지난해 세이브왕 김세현을 채웠다. 김세현은 이적 후 8세이브를 거둬 기대에 부응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아무리 좋은 자원이 많아도 모래알 조직력이 되는 사례가 프로스포츠에서 숱한데 KIA는 김기태 감독의 ‘동행’ 리더십 속에 잡음 없이 전진했다. KIA 부임 후 2년간 선수단을 파악한 그는 믿음으로 선수단을 다독였다.

잇따른 불펜 방화, 기회를 부여한 선수의 실책 등으로 간혹 KIA 팬들을 뿔나게도 했지만 김기태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2010년대 들어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던 KIA가 이토록 끈끈해지고 승부욕이 세진 건 ‘함께 가자’는 김기태 감독의 철학 덕분이다.

김 감독의 ‘동행’이 휘청댔다면 마운드에서 임기영 정용운 이민우가, 야수 쪽에서 최원준 김호령 고장혁이 연착륙하지 못했다. KIA는 “언제든 기회를 주겠다”고 동기부여 시그널을 보내놓은 덕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예비 전력으로 이를 타개했다.

화룡점정은 KIA를 지지하는 팬들이 찍었다. 과거 해태 타이거즈처럼 자주 이기는 KIA를 보며 호남인들이 전국 야구장을 꽉꽉 채웠다. 넥센 히어로즈의 고척 스카이돔 6회, kt 위즈의 수원 kt위즈파크 4회 등 티켓 파워가 약한 구단의 매진 사례는 전부 KIA전이었다.

안방인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연일 축제였다. 광주 인구가 채 150만명이 안 되는데 KIA의 홈 관중은 무려 100만을 넘어섰다. KBO리그가 840만 688명으로 한 시즌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우는데 타이거즈가 대들보 역할을 했다.

이제 KIA는 통산 11번째 패권에 도전한다. 해태 시절 9회 포함 지난 10번의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타이거즈다. ‘김기태호’의 항해는 두산 베어스든 롯데 자이언츠든 NC 다이노스든 만만찮은 팀을 눌러야 완전한 성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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