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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라는데, 스포츠산업 인재 어떻게 키워야 하나 [포럼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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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라는데, 스포츠산업 인재 어떻게 키워야 하나 [포럼Q]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10.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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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6월 발간한 2015 스포츠산업 백서에 따르면 한국의 스포츠산업 규모는 매출액 42조 9100억원(2015년 기준), 사업체 수 7만 6000개, 종사자 29만명으로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도 “2022년까지 스포츠산업 분야에서 양질의 신규 일자리 8만개를 창출하고 스포츠 신시장을 개척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스포츠산업이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데 현장 사람들은 "우수한 인력이 턱없이 적다"고 아우성이다. 업의 규모가 작으니 양질의 인력이 유입되지 않았고 열정으로 무장한 이들이 발을 들여놓았다가도 고된 업무로 인한 체력 저하, 턱없이 적은 보수에 혀를 내두르고 업계를 떠났다. “인재양성 시스템을 정비하자"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 박영옥 한국스포츠개발원장(왼쪽 첫 번째)이 종합토론에서 일자리 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스포츠산업 컨퍼런스 사무국 제공]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이 주관하는 정기 스포츠산업 간담회는 그래서 이번에 이 주제를 깊이 다뤘다.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에 모인 스포츠마케팅 현업자, 인사 전문가, 경영대 교수, 미래인재 연구자 등 전문가들이 나눈 대화를 스포츠Q가 소개한다.

◆ 산학협력 확대, 광범위한 이슈 생산

스포츠마케팅 기업 갤럭시아SM과 스포티즌의 인사 담당자가 토론을 주도했다.

안은주 갤럭시아SM 차장은 “스포츠산업은 광범위하다. 생활체육, 레저도 있다. 갤럭시아SM도 센터를 운영 중”이라고 시야를 넓힐 것을 제안하면서 “유통에서도 브랜드를 크게 키울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으면 멋지지만 FC서울 유니폼은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 어떤 분야든 좋다. 이슈를 만들 방법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 차장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야구장 용역을 맡기면서 건설, 토목 등 예산이 부족하다며 우리에게 전부 맡기는 상황이 있었다. 그만큼 스포츠산업은 세분화가 안 돼 있다”고 현장의 실상을 전한 뒤 “결국 파이가 커져야 해결되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지혜 스포티즌 HR팀 과장은 “디자인, 언론 등 구체화된 전공들이 커리큘럼들은 있지만 아직도 부족하지 않나 싶다. 전문가 간담회를 비롯한 여러 방식을 통해 협력 방안을 마련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스포츠산업은 정부 지원, 산학협력에서 아직까지 발전 단계가 낮다고 본다. 엑셀, 디자인, PR 등을 취업 전 학교에서 훈련받아야 한다고 본다. 현장이 함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구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 왼쪽부터 이상돈 사람인 HR컨설팅 센터장, 안은주 갤럭시아SM 차장, 최지혜 스포티즌 과장. [사진=스포츠산업 컨퍼런스 사무국 제공]

안은주 차장, 최지혜 과장은 약속이나 한 듯 허리진의 이탈을 안타까워 했다. “신규 인력은 많지만 5~10년차 경력의 역량을 갖춘 일을 아는 이들이 부족하다. 그래서 늘 경력직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업이 가진 가치, 목적, 비전 있는 분들에겐 스포츠마케팅만큼 만족감, 성취감이 큰 분야도 없다”고 개개인의 인내를 권유했다. 

◆ 트렌드를 읽어야 감동을 줄 수 있다

“스포츠산업은 서비스업이죠. 그냥 서비스가 아니라 삶에 가치를 더하는. 스포츠산업이 추구하는 서비스는 감동 또는 감격입니다. 여행, 먹방, 쿡방, 혼방 등 트렌드를 읽는 방송국의 일과 본질이 비슷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스포츠산업이 제대로 산업화되려면 소비자 트렌드를 바라봐야 합니다.”

이상돈 사람인 HR컨설팅센터 센터장의 말이다. 취업플랫폼에서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이답게 그는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공감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것이 스포츠산업이 성장하고 미래를 그려가는 가장 중요한 능력이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이다. 흐름을 찾고 고객을 이해하며 빅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포츠산업 내부 인력이 아닌 이상돈 센터장의 눈은 날카로웠다. “스포츠 전문 인재 양성교육은 이미 충분하다. 빅데이터, 리더십, 발표, 토론, 미디어, 글로벌 매너 등 미래에 대비한 직무 역량을 기르는 프로그램이 있더라”는 그는 공감능력과 더불어 주도성, 창의성을 강조했다.

▲ 이상민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체육인의 임금, 처우 등 고용 안정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스포츠산업 컨퍼런스 사무국 제공]

이상돈 센터장은 “오직 인간만이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있다. 바로 선택이다. 최선이 무엇인가 생각할 줄 안다.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반응을 선택하라”면서 “본질에 대한 생각, 집착에 가까운 끈기와 몰입, 집단 지성의 힘으로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체육인 임금, 처우 권리 직접 찾자!

문화·예술계와 비교를 통해 스포츠인의 분발을 촉구한 학자의 의견도 시선을 끌었다. 이상민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예술 분야만 해도 보험 등의 이슈가 제기되지만 스포츠는 아직 덜하다”며 “최소한의 고용 안정을 법제화하는 논의 등 체육인이 직접 움직여야 한다. 임금, 처우 등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생활체육 지도자들의 생계유지를 두고는 “협회의 중요성도 크다. 외부 연구자로서 타 산업과 비교할 수밖에 없다. 영화산업에서의 노조가 임금, 처우를 개선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개인적인 차원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다. 개선 중간자 역할로서 협회가 발달해야 한다. 개개인이 하나하나 해낼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 지난달 26일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에서 개최된 스포츠산업 전문가 간담회. [사진= 스포츠산업 컨퍼런스 사무국 제공]

참가자들도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한 참가자는 “스포츠산업 인재는 차별화 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양성 교육은 일반화 교육이 대부분이었다. 다른 분야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 그간 스포츠산업이 원하는 실질적 인재를 배출하지 못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국체대 대학생은 “대학생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전문교육 양성과정이 있다 해도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지역 균형을 맞춰 달라. 기회를 더 달라”고 요청했다.

박영옥 한국스포츠개발원장은 “스포츠산업이 인재를 담아낼 만큼의 고용 조건을 못 만들어 안타까웠다. 지난 2년간 일자리는 늘었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 많았다”며 “일자리 질을 높이는 고민을 이어가겠다. 오늘 들은 이야기를 잘 메모하고 유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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