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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블로킹쇼' 최석기, 시몬 사냥법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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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블로킹쇼' 최석기, 시몬 사냥법 통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2.0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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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킹 8개 포함 15득점, 시몬 7번이나 잡아내며 풀세트 승리 일등공신

[스포츠Q 민기홍 기자] ‘괴물’ 로버트 랜디 시몬이 임자를 제대로 만났다. 최석기(28·한국전력)가 ‘시몬 킬러’로 거듭났다.

최석기는 3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블로킹 8개 포함 15점을 올리는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며 한국전력이 OK저축은행에 3-2(19-25 25-17 22-25 35-33 16-14) 승리를 거두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OK저축은행의 주공격수 시몬은 이날 49점을 올리며 변함없이 활약했지만 최석기에게 무려 7번이나 잡히며 자존심을 구겼다. 시즌 4호 트리플크라운도 최석기의 대활약에 빛을 가렸다. 이날 최석기가 기록한 블로킹 8개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가로막기 타이 기록이다.

그는 경기 직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으로 공백이 워낙 길었다. 경기에도 잘 나오지 못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오랜만에 뛰어 얼떨떨하다. 부상을 떨쳐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뿐”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감동의 ‘블로킹쇼’였다. 대전 중앙고, 한양대를 졸업하고 2008~2009 시즌 2라운드 1순위로 한국전력에 입단한 최석기는 두 시즌 동안 한국전력의 주전 센터로 자리매김하며 배구팬들의 주목을 받았던 선수였다.

그러나 3년차인 2010년 9월 컵 대회에서 왼쪽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대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은 한 번의 수술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해 2월까지 두 차례나 더 같은 부위에 칼을 들이대야만 했다.

이번 시즌에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행여나 무릎이 또 고장날까 최석기는 격렬한 훈련을 하지 못한다. 팀이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최석기는 딱 절반인 6번만 코트에 나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석기가 이번 시즌 올린 득점은 4점이 전부, 블로킹 득점은 단 2점이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신영철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시몬 사냥법’을 연구했다. 최석기는 시몬을 잡은 비결을 묻자 “사이드에서 자리를 잘 잡아줘서 갖다붙였을 뿐”이라고 겸손해 하며 “믿고 써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는 대접전이었다. 올 시즌 최고의 명승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엎치락뒤치락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공방전이 펼쳐졌다. 양팀은 4세트까지 혈전을 벌였다. 한국전력은 벼랑 끝에 몰렸지만 35-33으로 4세트를 잡고 승부를 파이널 세트로 몰고 갔다.

5세트에서도 균형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양팀은 14-14까지 팽팽히 맞섰다. 한국전력은 쥬리치의 퀵오픈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고 서재덕이 천금같은 서브에이스를 성공시키며 시즌 7승째를 거뒀다.

쥬리치와 전광인 쌍포는 각각 32점, 19점을 올리며 변함없이 활약했다. 한국전력은 순위는 4위로 변동이 없었지만 3위 대한항공과 승점차를 3점차로 좁히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4패(8승)째를 기록한 OK저축은행은 그대로 2위를 유지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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