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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주의 얼굴' 조윤희 "연기를 위해 성격도 바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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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주의 얼굴' 조윤희 "연기를 위해 성격도 바꿨죠"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2.16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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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뛰어난 비주얼을 가지고 있는 여배우는 많다. 하지만 뛰어난 비주얼과 동시에 연기력을 함께 가지고 있는 배우는 드물다. 그만큼 최고의 연기력은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든 피나는 노력을 하든 둘 중 하나를 반드시 거쳐야만 갖출 수 있다. 조윤희는 분명 후자에 해당하는 배우다. 연기를 위해 성격까지 바꿨다는 그는 지난 2002년 SBS 시트콤 '오렌지'로 데뷔한 이후 13년간 총 24편의 작품을 소화하며 뚜렷한 발전 모습을 보여준 연기자다. 이제 그가 이런 발전된 연기력을 '만개'하려는 조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로 첫 사극 '왕의 얼굴'을 통해서다.

 

[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조윤희는 최근 배우 인생 처음으로 도전한 사극 KBS 2TV '왕의 얼굴'을 무사히 끝마쳤다. 비록 퓨전 사극이지만 그에게는 의미가 남다르다. '왕의 얼굴'의 주연 캐릭터 '가희'는 13년 차 연기 내공을 이끌어 내며 연기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 "첫 사극 도전 '왕의 얼굴' 불안했지만, 잘 끝내서 다행이죠"

조윤희가 '왕의 얼굴'에서 맡은 배역은 '가희'다. 가희는 드라마에서 선조와 광해군 부자지간의 사이에 끼어 삼각 로맨스를 펼치는 극의 핵심 캐릭터다. 첫 사극이라는 부담감 속에서 극을 좌지우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만큼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첫 사극 도전이라는 불안감이 있었어요. 캐릭터 역시 부담감이 크긴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가희가 극을 좌우할 만큼 워낙 비중이 컸죠, 부자지간과의 삼각 로맨스, 입체적 캐릭터 변화 등…."

"하지만 잘해낸 것 같아요. 작가님과 감독님, 스태프서부터 동료 배우들까지 모두가 저를 많이 도와줘서 가능했던 일이죠."

조윤희가 연기한 가희는 활발한 남장 연기부터 비련의 여주인공 역까지 모든 게 다 들어 있던 종합선물세트 같은 캐릭터였다. 입체적인 캐릭터이다 보니 미묘한 변화를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희는 어려웠던 인물이었어요. 처음에는 밝은 느낌이 드는 소녀에서 극이 진행될수록 어두운 상황에 빠지는 역이었기 때문이에요. 특히 부모를 살리기 위해 사랑하는 광해가 아닌 선조를 택해야만 했던 감성연기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죠. 그만큼 비중도 컸고요."

"저는 광해를 비롯해 극 전체를 조금이라도 살려주는 방향으로 가희를 연기했어요. 솔직히 극 중반 이후에도 가희의 코믹하고 가벼운 모습을 보여주고도 싶었지만, 극을 위해 그런 것들을 포기했어요. 오로지 극이 잘되는데 보탬이 되고 싶었어요."

 

◆ '왕의 얼굴'의 낮은 시청률 "분명 반전을 이룬 드라마예요"

이처럼 조윤희는 온 힘을 다해 '왕의 얼굴'을 만들어 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높은 시청률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첫 사극의 도전이자,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시청자들의 관심도와는 일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담담했다. 오히려 후반부에 어느 정도 반전을 이뤄낸 부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우리 작품이 초중반에 시청률이 크게 낮았던 것은 인정해요. 하지만 후반부에는 분명 시청률 반전을 이뤄냈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초반부와 중반까지는 극의 방향을 설명하는 과정이 많다 보니 시청자들이 많이 안 봐 주신 것 같아요."

"그렇지만 가희가 궁에 들어가고 선조와 광해의 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반부부터는 재미가 있어졌다고 생각해요. 허균까지 등장하면서 시청률은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고요. 분명 반전을 만들어 냈어요."

조윤희는 평소 시청률에 대한 배우로서의 기본적인 생각도 밝혔다. 그에게 시청률은 반드시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다.

"저는 시청률보다 작품의 질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민감해요. 작품의 퀄러티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면 너무 큰 상처를 받습니다. 시청률은 운이 많이 작용하지만, 작품의 퀄러티는 운이 아니죠."

"좋은 작품은 높은 시청률이 아닌 질이 우선이 돼야 한다는게 제 기본적인 연기 철학이에요. 이런 의미에서 왕의 얼굴은 시청률보다는 질이 높았던 작품이었어요. 이런 기회를 준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 "데뷔 시절 왕성한 활동 못해 지금은 다작해요"

'왕의 얼굴' 이야기를 한참 하던 조윤희는 자신의 연기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사뭇 진지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특히 최근 들어 쉴 새 없이 많은 작품을 소화하는 분위기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자 기다렸다는 듯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제가 지금 다작을 하는 이유는 확실해요. 스타트가 느렸기 때문이에요. 제 또래에 비슷하게 데뷔한 배우들을 보면 초반부터 왕성한 활동을 해왔어요. 하지만 전 초반에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했어요. 특히 성격적으로 준비가 안됐던 게 컸죠. 그래서 성격을 고치고 배우로서 마인드를 키우는 데 주력했어요."

"마인드가 바뀌니 연기하기도 편해지고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다작을 하는 배우가 됐죠. 배우는 끝없이 연기를 해야 살아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제가 10년 넘게 연기하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성격변화가 큰 부분인 것 같아요"

조윤희도 이제 13년 차 베테랑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연기 측면에서는 충분히 한두 가지 완성한 부분이 있을 법했지만 완성도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고 밝혔다. 다만 성격의 변화는 확실히 구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완성한 것은 아직 없어요. 하지만 좀 전에도 말했지만, 연기자 스타일로 실제 성격을 바꾼 부분은 자랑할 수 있어요. 처음 제 성격은 배우의 성격이 아니었죠. 소심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소심한 상황에서 더 잘하려다 보니 실수도 잦았고요."

"어릴 때부터 소심하고 평범하게 자란 것이 원인이었죠. 만약 배우가 안됐으면 평생 이렇게 살았을 텐데…. 배우를 시작하고 10년이 지나니까 성격을 바꾸게 됐죠. 지금은 자신감도 생기고 배우로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요. 이것이 제가 10년 넘게 연기하면서 얻은 가장 큰 부분인 것 같아요."

 

◆ "결혼도 연기를 위한 중요한 과정, 고민중이에요"

13년간 배우로서 쉴 새 없이 달려온 조윤희는 올해로 만 33세의 나이가 됐다. 진지하게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된 것이다. 과연 조윤희에게 배우생활과 결혼은 어떤 의미일까?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 중이에요. 배우가 잘되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봐요. 결혼도 이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경험인 것 같아요. 예전에 김남주 언니께서 '아기 낳고 나니 세상이 달라지고 감정도 깊어지더라'는 말씀을 하셨죠. 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도 이런 경험이 필요할 것 같아요. 아내로서 엄마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배우로서 업그레이드되는 그런 것이요."

"저는 결혼을 통해 여자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모든 장점을 얻고 싶다는 게 목표인 셈이죠."

 

◆ "천천히 끓어오르는 가마솥 같은 배우가 될래요"

조윤희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어떤 배우' 인지를 설명해 달라고 하자 주저없이 생각을 밝혔다. 일찍부터 뚜렷한 연기관을 세웠음을 읽을 수 있었다.

"전 극에서 튀는 배우는 아니에요. 저 혼자 살기보다는 극의 전체 재미를 위해 희생하는 타입이죠. 하지만 앞으로는 성격파 연기도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겠죠."

"그래서 전 성실하게 진화하는 배우이자. 가능성 많은 배우예요. 천천히 끓어오르는 가마솥 같은 배우죠." (웃음)

 

[취재 후기] 이날 만난 조윤희는 그동안의 브라운관 속 이미지와는 다른 여배우였다. 마냥 아름답고 가냘프기만 할 것 같은 그에게 배우가 지녀야 할 열정과 의지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열정과 의지를 바탕으로 더 큰 여배우로 발전하는 '배우 조윤희'가 되길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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