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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키스가 의미없는 시대, 짠한 만큼 예쁜 '호구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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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키스가 의미없는 시대, 짠한 만큼 예쁜 '호구의 사랑'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2.17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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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 3회

[스포츠Q 오소영 기자] "나도 어제 술먹고 누군가와 키스했어. 그런데 누군지 기억이 안 나. 키스는 그냥 키스야. 술먹고 하는 인사."

16일 방송한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극본 윤난중, 연출 표민수, 제작 MI) 3회에서 강호구(최우식 분)의 쌍둥이 여동생 호경(이수경 분)은 호구에게 이런 일침을 날린다. 첫사랑 도도희(유이 분)와 미묘한 분위기 속에 키스하고, 그녀를 수 개월간 기다린 오빠에게 하는 진심어린 충고였다.

'맛깔나게' 대사를 살리는 이수경의 연기는 코믹했지만, 그 내용은 씁쓸했다. 과거에는 감정을 시작한 후 서로 간 호감이 있어야 스킨십이 가능했다면, 호경의 말처럼 요즘 육체적 스킨십, 키스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 3회. 강호구(최우식 분)와 강호경(이수경 분). [사진=방송 캡처]

'호구의 사랑'의 강호구는 '썸' 대신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요즘 보기드문 인물이다. 때문에 사람들이 보기에는 고지식하고 꽉 막힌 듯 보일 수 있지만 그에게는 사랑의 가치관이 있다. 그가 생각하는 사랑은 서로의 진심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호구는 연애를 해 보지 못해 늘 실수 연발이지만, 상대를 위해 뭐든 해 주고픈 마음만은 뜨겁고 순수하다.

이날 방송에서 역시 그는 또다시 '호구'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호구는 갑작스레 자취를 감춘 도희를 마주쳤다. 수 개월만에 우연히 만난 도희는 만삭의 임산부가 돼 있었다. 앞서 호구는 도희와 하루 동안 여수 여행을 떠나 입맞춤을 나눈 상황이었다. 이후 그는 "크리스마스에 만나자"는 도희의 말만을 기억하고 기다려왔다.

▲ '호구의 사랑'의 강호구는 "오징어끼리 살아야 한다"는 친구의 말에 술에 취해 수족관 속 오징어를 모두 꺼내온다. [사진=CJ E&M 제공]

호구는 크게 분노했으나 그의 분노 표출은 늘 그랬듯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다. 그는 도희에게 어떻게 된 거냐 사정을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후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오징어는 오징어끼리 살아야 한다"는 친구의 말에 슬퍼했다. 술에 취한 호구는 술집 수족관의 오징어를 모조리 꺼내놓으며 친구들을 구하자고 외쳤다.

슬픈 몸부림 이후 호구는 도희를 만나 드디어 화를 표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곧 '호구'같은 모습으로 이어졌다. 출산 예정일이 가까웠던 도희의 양수가 터지자 그는 남편처럼 도희를 애지중지 대하며 병원으로 급히 향했다.

호구처럼 짠하지만 짠한 만큼 예쁜 '호구의 사랑'.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은 11시 방송한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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