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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햄 유스시스템 벤치마킹 보고서에 담긴 유소년축구 발전 단서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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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햄 유스시스템 벤치마킹 보고서에 담긴 유소년축구 발전 단서들은?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1.28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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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강두원 기자] “단순히 이기는 것이 아닌 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과정 속에서 승리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한국프로축구 K리그는 지난 30년 간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 오면서 아시아 최고리그로 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관중 동원 혹은 구단 경영에 있어서는 유럽의 선진리그에 비해 미흡한 게 현실이다. 이웃 나라 일본은 프로축구 출범이 10년이나 이른 한국보다 관중 동원력이나 구단 경영에 있어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일본이 유럽의 주요 리그를 꾸준히 관찰하고 벤치마킹함으로써 이루어 낸 성과이기도 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를 벤치마킹 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유소년 지도자 10명을 영국으로 파견해 웨스트햄, 첼시, 풀럼 구단의 유소년 육성방향과 실태를 눈으로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EPL-웨스트햄 유스시스템 벤치마킹 보고서’라는 결과물도 만들어냈다.

최근 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EPL-웨스트햄 유스시스템 벤치마킹 보고서’를 요약해 소개한다.

▲ EPL-웨스트햄 유스시스템 벤치마킹 보고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모든 것을 핵심 고객에게 집중하라’

웨스트햄 유스 시스템 위주로 정리된 보고서에는 그들이 지닌 유스 시스템의 성공방식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엿볼 수 있다.

웨스트햄은 △고객에 대한 명확한 이해 △웨스트햄의 철학과 방향성과 지속성 추구 △체계적인 연령별 육성 시스템 도입 △웨스트햄의 핵심 성과 및 평가지표 마련 등 모두 4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유소년 육성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유소년 육성의 핵심 고객은 바로 ‘유소년 선수’이다. 또한 그들은 선수를 개발하고 선수 개개인에 맞춰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잠재적인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며 엄격한 평가체계를 도입하는 등의 육성시스템 필수 구성요소 모두가 핵심 고객인 ‘유소년 선수’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보여주었다. 나아가 웨스트햄은 자신들의 고객들에게 ‘웨스트햄 웨이(The West Ham Way)’라는 명확한 철학을 바탕으로 육성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웨스트햄 웨이’란 40년간 웨스트햄 유소년 선수 육성을 담당하고 있는 토니 카(64·잉글랜드) 웨스트햄 아카데미 책임자를 필두로 축구장 내외에서 유소년 각자가 최고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웨스트햄을 대표해 정신적·육체적으로 완성된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다.

웨스트햄 유소년 출신으로 현재 웨스트햄 1군에서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마크 노블(27·잉글랜드)는 웨스트햄 유스팀 시절을 회상하며 “웨스트햄은 단순히 축구경기만 진행하는 그런 곳이 아니다. 올바른 사고를 지니며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사람’ 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곳이 바로 웨스트햄이다”라고 밝혔다. 곧 웨스트햄이 추구하는 유소년 육성 철학은 축구선수를 육성하는 것이 아닌 ‘사람(Human)’을 길러내고자 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 K리그에서 시행한 유소년 지도자 해외 연수 중 웨스트햄 클럽하우스를 방문한 유소년 지도자들이 웨스트햄 구단 관계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팀이 아닌 선수 개개인에 집중하라’

웨스트햄은 이러한 ‘사람’ 을 길러내기 위해 연령 별로 체계적인 훈련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축구 습관을 배우는 단계라고 할 수 있는 5~12세 사이, 경기를 배우는 단계인 13~18세 사이, 프로를 배우는 단계인 19세 이상으로 나누어 ‘완성형 선수’를 육성하기 위한 단계적인 계획을 통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웨스트햄은 그들의 목표인 ‘정신적·육체적으로 완성된 선수 육성’ 을 위해 무수한 노력을 수행하고 있다. 그들은 유소년 육성을 시작하면서 단순히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아닌 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과정 속에서 승리하기 위한 노력해야 한다는 목표를 심어주고 훈련 시에도 승리하기 위함이 아닌 각자 개인의 발전을 위한 것을 중심으로 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웨스트햄 유스팀의 육성 과정 중 특이한 점은 16세 이하는 공식 경기를 갖지 않고 훈련과 연습경기 만을 치른다는 점이다. 일례로 웨스트햄 11세 이하 유스팀은 공식 경기 없이 선수 개인의 성장을 위한 훈련을 진행하며 연습경기 때는 상대의 전술은 고려하지 않고 연습경기를 통한 개인의 성장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이와 달리 1군을 앞두고 있는 단계에 속하는 21세 이하 팀은 매주 진행되는 유소년 리그를 준비하며 경기 전 선수단 미팅에 경기 전문 분석관과 코칭 스태프 모두가 함께 상대 팀의 주요 특징을 도출하는 등의 준비를 한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선수 각 개인을 중점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명확한 목표는 항상 주시시킨다.

한편, 웨스트햄 유스팀 코칭스태프가 각 연령별 선수단의 전술을 구성함에 있어 5~10세 이하는 7대7 경기를 하면서 1-3-2-1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11~12세로 올라가면 9대9 경기를 하면서 1-3-4-1 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비슷한 전술 포맷을 유스 시스템 내내 유지하고 있다. 이는 틀에 박힌 전술에 선수를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선수 개인의 포지션에 따른 플레이 스타일을 집중 훈련해 발전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전술 시스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창조적인 경기력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웨스트햄은 이와 같은 육성 과정을 체계적으로 운영·관리하고 육성 목표에 부합하는 평가지표를 설정·진행하기 위해 리그와 연계하여 구단 유스팀 책임자를 통한 자체 평가는 물론, 리그의 유소년 담당자의 평가도 진행하고 ISO(외부 평가 기관)의 평가를 통해 유소년 아카데미의 등급을 지정 받는 등 최적의 유소년 육성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K리그 유소년 지도자들이 웨스트햄 구단 관계자에게 유스시스템에 관한 브리핑을 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와 같이 웨스트햄이 운영하고 있는 유스 시스템이 보여준 사실은 팀보다는 선수를, 성적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발전에 집중해서 훈련을 시행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단순히 팀의 발전을 위해 맹목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 자신이 개인적인 목표 의식을 가지고 훈련에 나서며 코칭스태프 역시 그들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강압적인 훈련 방식이 아닌 훈련을 즐기고 선수 스스로가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어 낼 수 있는 훈련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K리그도 웨스트햄의 유스 시스템을 잘 분석하고 파악하고 우리 실정에 맞게 흡수해 제도적인 변화 혹은 인식의 변화를 취한다면 미래에 ‘제2 의 박지성’, ‘제2의 이청용’을 꿈꾸는 대한민국 축구 꿈나무들에게 열정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밝은 미래를 선사해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니 카는 구단의 유스팀에 대안 정의를 내리면서 “유스팀 발전의 모든 요소는 항상 유소년에게 집중되어야 한다. 만약 구단이 유소년 발전의 중요성을 간과한다면 유소년 발전 시스템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kdw09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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