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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사나운 일진과 맞바꾼 최주환 생애 첫 끝내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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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사나운 일진과 맞바꾼 최주환 생애 첫 끝내기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4.18 2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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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9회에만 6점 뽑으며 롯데에 7-5 대역전승…4연승 파죽지세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승리를 거머쥔 원동력이었다. 두산 베어스 최주환(27)이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팀 4연승을 이끌었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포효했다.

최주환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 경기에서 9회말 역전 스리런 홈런을 작렬, 팀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1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첫 끝내기 홈런이다. 올 시즌 전체로는 5호. 시즌 통틀어서는 248호다. 두산은 10개 구단 중 세 번째로 10승(6패) 고지에 올랐다.

두산이 4-5로 뒤진 9회 2사 1, 2루에서 타석에 선 최주환은 롯데 네 번째 투수 이정민의 3구를 받아쳐 우월 스리런 홈런(비거리 110m)으로 연결했다.

최주환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1루 스탠드를 메운 두산 팬들은 경기장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질렀다. 두산 홈경기에선 처음으로 2만6000명 만원 관중이 들어찬 잠실구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 최주환이 18일 KBO리그 잠실 롯데전에서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때린 뒤 포효하고 있다. 두산은 롯데에 7-5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자주 오지 않는 기회, '끝내기 홈런'으로 살렸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두산은 외국인 타자 잭 루츠가 지난 8일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빠지며 3루수 자리를 비웠다.

누구라도 루츠의 자리를 메워야 하는 상황. 최주환이 대안으로 등장했다. 최근 허경민이 1군에 복귀하는 등 내야진의 구색이 갖춰진 두산은 최주환에게 기대를 걸었다.

주전 경쟁이 치열했지만 최주환은 제몫을 다했다. 12일 LG전과 14일 케이티전에서 나란히 2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15일 케이티전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전날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한 뒤 이날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을 쓸어 담으며 영웅이 됐다.

사실 마지막 타석에서 롯데가 좌완 투수로 교체했을 경우 대타로 바뀔 수도 있었지만 투수 교체가 없었던 것이 최주환에 호재로 작용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전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최주환에게 기회를 줬고 이를 100% 살리며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 최주환(오른쪽)이 18일 KBO리그 잠실 롯데전에서 개인 통산 첫 끝내기 홈런을 작렬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케이크를 뒤집어 쓴 최주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안 좋았던 일진 모두 보상받은 홈런"

“오전에 차 문이 찌그러진 걸 확인해서 오늘 일진이 안 좋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홈런 한 방으로 다 날려버렸습니다.”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친 소감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동료들로부터 케이크 세례를 받고 인터뷰에 응한 최주환은 이날 일진이 사나웠다. 야구장으로 출근하는 길에 차 문에 이상이 생긴 것. 그래서인지 경기 때 타격이 잘 되지 않았다. 외야로 공을 띄우기는 했지만 번번이 범타로 물러났다.

주전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방망이마저 터져주지 않으니 답답했을 터. 하지만 최주환은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9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긴 상황에서 타석에 섰다. 이정민의 시속 145㎞짜리 직구에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둘렸고 공은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자신의 운마저 바꿔버린 통쾌한 홈런이었다.

최주환은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지난해 8월 한화전에서 역전 스리런 홈런을 친 기억이 있는데, 그것이 결승 홈런이 되지는 않았다”며 “오늘처럼 극적인 홈런을 때린 건 태어나서 처음이다. 정말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자신의 얼굴을 향해 케이크를 들이부은 동료들의 격한 축하에 연신 미소를 띠었다. 최주환에게 이날은 결코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

짜릿한 9회 역전극을 지켜본 김태형 감독은 “많은 팬들 앞에서 두산다운 야구를 해 기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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