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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이정후, 아! 이러니~ [2019 프리미어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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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이정후, 아! 이러니~ [2019 프리미어12]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11.06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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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글 민기홍·사진 주현희 기자] 양현종(31·KIA 타이거즈)과 이정후(21·키움 히어로즈)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프리미어12 첫 판이었다. KBO리그를 정복한 슈퍼스타 둘은 국제대회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6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호주와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5-0 완승을 거뒀다. 대회 2연패를 향한 산뜻한 출발이다.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평균자책점(방어율) 1위 양현종이 마운드에서, 최다안타 2위 이정후가 타석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A~트리플A급이 주축인 호주가 상대하기엔 둘의 클래스는 한 수 아니 두 수 위라 봐도 무방했다.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낸 대표팀 1선발 양현종.

◆ 양현종 10K, KBO ERA 1위 위엄

6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

속전속결이었다. 호주의 공격은 순식간에 끝났다. 국제이벤트가 맞나 싶은, 마치 평가전 같은 분위기가 풍긴 이유가 양현종이 너무 잘 던져서였다. 최고 148㎞에 달하는 패스트볼과 123~132㎞에서 형성된 체인지업에 연신 헛스윙이 나왔다. 투구수는 이닝 당 11개꼴, 불과 67개였다.

3회까진 퍼펙트였다. 타순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양현종은 무려 탈삼진 5개를 솎아냈다. 놀랍게도 단 26구밖에 던지지 않았다. 지난 9월 17일 이후로 50여일 휴식을 취해 실전감각이 우려됐으나 기우였다. 푹 쉬어 그런지 구위는 더 좋아졌다. 페넌트레이스에서 5~7·9월 1점대, 8월 0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괴력은 어디 가지 않았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김경문 감독은 “첫 경기라 무거웠는데 양현종이 마운드에서 든든한 모습을 보여준 덕에 타자들도 힘을 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첫 마디였다. 데이빗 닐슨 호주 감독도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 나왔다. (한국) 선발투수가 잘 던졌다”고 완패를 시인했다.

양현종은 “첫 경기라 긴장됐고 부담됐는데 잘 해서 기분이 좋다. 중요한 건 일본에서 벌어지는 슈퍼라운드인데 첫 단추를 잘 뀄다”며 “국제대회라 스트라이크 존이 넓더라. 호주 전력분석이 도움이 됐다. 호주가 분석한 것보다 컨디션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피칭을 돌아봤다.

이정후가 3회말 오른쪽 방면으로 2루타를 날리고 있다. 

◆ 이정후, 연타석 2루타+쐐기 타점

2017년 11월 일본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만전 오른쪽 담장 직격 결승타, 2018년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타율 0.417 2홈런 7타점 6득점, 2019년 프리미어12 조별리그 1차전 멀티 2루타와 3출루.

‘야구천재’라 불린 이종범 LG(엘지) 트윈스 퓨처스(2군) 총괄코치의 아들 이정후답다. 나이 스물을 갓 넘긴 청년인데 임팩트 강한 국가대항전 업적이 벌써 이렇게 쌓인다. ‘국민타자’ 이승엽 KBO 홍보위원, ‘타격기계’ 김현수(LG)를 잇는 국제용 왼손타자의 등장이다.

2019년 정규시즌 140경기 0.336-193안타, 플레이오프 3경기 0.533-8안타, 한국시리즈 4경기 0.412-7안타를 때린 그 감은 여전했다. 이정후는 1회말 팀 애서튼, 3회말 스티븐 켄트를 상대로 연타석 우익선상 2루타를 뽑아냈다. 타구 질이 일품이었다. 4-0으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에선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타점까지 더했다.

9회초엔 중견수로 ‘쇼타임’을 보여줬다. 선두타자 앤드루 캠벨이 좌중간을 가를 것처럼 때린 빨랫줄 타구를 재빨리 달려가 캐치했다. 투수 원종현, 유격수 김하성, 3루수 황재균 모두 나이스 캐치에 고마움을 표했다. 관중석에선 탄성이 나왔다. 공격 시에 주로 나오는 이름 연호도 나왔다.

이정후는 “첫 경기가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잘 됐다. 오늘은 잊고 내일 캐나다전을 잘 준비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김경문 감독은 “이정후가 포스트시즌 때 허리가 안 좋았다고 하던데 좋은 타자다웠다”고 칭찬했다. 양현종도 이정후의 맹타를 “기특하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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