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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또 오심, 오락가락하다간 민심도 잃는다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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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또 오심, 오락가락하다간 민심도 잃는다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8.24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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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또 오심이다. 프로야구의 심판에 대한 불신이 사라질줄 모르고 있다. 문제는 스스로 논란을 더욱 키운다는 것이다.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KIA가 6-4로 앞선 2사 1,3루 상황. 김명찬이 폭투 이후 홈으로 파고드는 김웅빈을 태그 아웃시킨 이후 비디오판독이 진행됐다.

3분이 지나고 주심은 세이프로 판정을 번복했는데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오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오른쪽)이 2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최수원 심판(왼쪽)에게 비디오판독 규정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판독 결과는 바뀔만 했다. 김명찬의 오른쪽 발이 홈플레이트 쪽을 가리고 있어 김웅빈의 슬라이딩을 방해했기 때문.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전광판엔 “3분이 넘도록 판정결과를 뒤집을 근거를 찾지 못할 경우 원심이 유지된다”고 안내되고 있었는데, 심판진은 비디오판독을 시작하고 3분이 지난 뒤에도 30초 가량 더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이 나와 이 부분에 대해 따졌지만 심판진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KBO의 추후 해명과 같이 기술적인 문제와 복합적 규칙 등을 적용할 때는 3분을 초과할 수 있고 이날도 홈 충돌 방지에 대한 복합적 규칙에 대해 현장 심판진과 상의하는 시간이 소요돼 3분이 초과됐다고 설명했다는 것.

그러나 누구도 이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는 이가 없었다. 그저 대원칙인 ‘3분 룰’에 대해서만 숙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김호령이 22일 경기에서 대형 타구를 잡아내는 장면. 그러나 이 타구는 심판의 오심으로 2루타로 둔갑됐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전날에 이어 오심 논란이 또 불거진 것이었다. 전날엔 KIA 3-0으로 앞선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정후의 타구를 중견수 김호령이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는데 심판 판정은 2루타였다. 공이 펜스에 맞았다는 판정이었다.

분명한 오심이었음에도 KIA는 이미 비디오판독 기회를 모두 소진했고 항의도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IA는 8회말 키움에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고 경기를 내줘야 해 더 뼈아픈 결과였다. 경기 후 KBO가 오심을 인정했지만 결과는 뒤바꿀 수 없었다. 

23일 경기 전 윌리엄스 감독은 김호령 수비 장면에 대해 “100번 가까이 리플레이를 봤다”며 오심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날도 판정에 있어 석연찮은 과정이 이어지자 윌리엄스 감독은 벤치를 박차고 나와 항의했다. 최수원 주심은 ‘비디오판독 후 항의는 퇴장’이라는 원칙에 따라 윌리엄스 감독에게 퇴장을 명했다. 이에 분노한 윌리엄스 감독은 다시 한 번 나와 “당신들이 오늘 내린 판정 중 최고”라며 비아냥대더니 최수원 주심을 향해 “당신은 또다시 잘못된 판정을 했다”고 지적했다.

최수원 심판(가운데)와 동료들이 비디오판독 시간이 종료된 뒤에도 헤드셋을 벗지 못하고 판독 센터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전날 2루타를 세이프로 판정한 것도 2루심을 맡고 있던 최수원 심판이었다. 최수원 심판조는 올 시즌 초에도 스트라이크 판정 논란으로 퓨처스리그에 한 차례 강등됐던 이들이다. 그러나 연이틀 또다시 논란을 키웠다.

더욱 큰 문제는 규정을 마음대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3분 룰이 있음에도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이를 어겼다. 명확한 설명이 이어지지 못한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반면 윌리엄스 감독 퇴장에 대해선 그야말로 원칙적이었다. 엄밀히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라기보다는 3분 룰을 지키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것이었지만 심판진은 이번엔 퇴장을 명했다.

심판 판정에 불만이 생길 수도 있고 때론 오심이 나올 수도 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일관성이다. 의도성이 없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같은 사안을 두고 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같은 결론을 도출해내는 시스템이 바로 서 있어야 하지만 규정에 대해서도 때에 따라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고 있어 야유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관중이 있었더라면 격한 반응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다.

관중이 없다고 동네야구가 되는 건 아니다. 모든 경기가 TV를 통해 중계되고 있고 보는 눈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프로에 걸맞은 명확한 판정과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할 수 있어야 야구 팬들의 외면을 받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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