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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트윈스'에 오재일+양의지, 준결승 앞 혈 뚫었다 [도쿄올림픽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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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트윈스'에 오재일+양의지, 준결승 앞 혈 뚫었다 [도쿄올림픽 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8.0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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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전날 극적인 역전승이 도움이 됐을까. 꽉 막힌 것 같았던 타선의 혈이 뚫렸다. 홈런에 움츠러들었던 투수들은 더욱 과감히 공을 뿌렸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2020 도쿄올림픽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에서 11-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가뿐하게 경기를 마친 대표팀은 하루 쉬고 오는 4일 오후 7시 준결승전에 나선다. 상대는 이날 오후 7시에 맞붙을 미국-일본 승자. 대표팀이 주시해야 할 경기다.

김현수(왼쪽에서 2번째)가 2일 이스라엘과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에서 경기를 끝내는 득점 이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회를 거듭하며 점점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스라엘을 연장 승부치기 끝에 승리한 한국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2차전에서 미국에 2-4 패배, 조 2위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나서게 됐다.

도미니카공화국과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 경기도 쉽지 않았다. 또 홈런에 주저앉았고 9회말을 1-3으로 뒤진 채 맞았다. 주장 김현수가 앞장섰다. 앞선 타자들이 3-3 동점을 만들었고 3안타를 때려냈던 김현수가 우측 큼지막한 타구로 경기를 끝냈다.

제대로 쉴 시간도 없이 맞이한 이스라엘전. 1회말 박해민(삼성 라이온즈)과 강백호(KT 위즈)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냈다.

2회엔 무사 1루에서 이번 대회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오지환(LG 트윈스)이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점수 차를 벌렸다.

이날 최대 위기는 5회초. 깜짝 선발 등판한 김민우(한화 이글스)가 4회까지 안정적인 투구로 잘 버텼는데 5회초 1사에서 볼넷을 허용하자 김경문 감독은 최원준(두산 베어스)에게 공을 넘겼다. 그러나 아웃카운트 한 개를 추가하는 사이 사사구 3개를 내주며 밀어내기 1실점. 3-1 리드 상황에서 2사 만루를 막아낼 투수는 조상우(키움)였다.

5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불을 끈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조상우(왼쪽). [사진=연합뉴스]

 

상대는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투런포를 날렸던 라이언 라반웨이. 조상우는 주눅들지 않고 과감하게 속구를 뿌렸고 투수 팝업 플라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곧바로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오재일이 절묘한 타구로 우전 안타를 날렸다. 오지환의 몸에 맞는 공, 허경민(두산)의 페이크 번트 슬래시로 무사 만루 밥상을 차렸다. 황재균(KT)이 1루수 앞 땅볼을 쳤으나 상대는 1루 대신 야수선택으로 홈을 택했다. 그러나 타구를 놓치며 1득점과 함께 주자 만루는 이어졌다.

막혔던 타선의 혈이 뚫린 것 같았다. 이어 박해민(삼성)의 2타점 2루타, 강백호의 2타점 좌전 안타 등으로 순식간에 5점을 냈다. 김현수의 쐐기 투런포까지 터져나오며 점수는 순식간에 10-1로 벌어졌다.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투수들의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경기를 빨리 끝낼 필요가 있었다. 올림픽에선 콜드게임 룰이 적용되는데, 5,6회엔 15점 이상 차이가 나야 하지만 7회 종료 기준으로는 10점 차면 가능했다. 이를 위해 1점이 더 필요한 상황. 2사에서 나선 주장 김현수가 좌측 대형 타구로 2루를 밟았다. 이어 김혜성(키움)의 타구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며 경기는 마무리됐다.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는 오지환은 2회 투런포를 날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도 ‘국대트윈스’였다. 오지환이 점수 차를 벌리고 김현수가 마무리하는 그림이었다. 과거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며 ‘국대베어스’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번 올림픽에선 LG 트윈스 듀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박해민도 이날 2안타 2타점 2득점과 함께 3볼넷을 얻어내며 테이블 세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부진하던 강백호도 지난 경기 살아나더니 이날 4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그보다 반가운 건 그동안 부진했던 타자들의 부활이다. 오재일(삼성)은 대회 첫 안타를 신고하며 2안타 활약했고 양의지도 안타 하나를 추가했다.

빈타에 허덕이던 한국은 이날만 장단 18안타를 올렸다. 빈약한 득점 지원으로 투수들의 어깨는 더 무겁기만 했다. 잘 던지다가도 홈런 한 방에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나 이날 불을 뿜은 타선으로 인해 마운드 운영이 한결 수월해졌다. 투수들은 더욱 과감히 공을 뿌렸다.

미국과 일본 모두 투수진이 탄탄하다. 앞서 조별리그 미국전에서도 타자들은 고전했다. 그러나 살아난 방망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흐름이 크게 좌우하는 단기전에서 타선의 고른 활약 속 승리를 챙겼다.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값진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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