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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한국농구 깨운 '8년만의 A매치 열기', 언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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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한국농구 깨운 '8년만의 A매치 열기', 언제 또?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7.3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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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차례 뉴질랜드전서 1만3000여관중 뜨거운 열기…대표팀 경기 필요성 입증

[잠실학생체=스포츠Q 홍현석 기자] 월드 바스켓볼 챌린지(WBC)에 이어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농구 A매치는 한국 농구의 발전과 인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9일과 31일에 열린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의 뉴질랜드와 평가전은 평일 오후 경기임에도 6000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그동안 농구팬들이 얼마나 농구 A매치에 목이 말랐었는지 알 수 있었다.

2경기 연속 매진이었다. 29일에는 6114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더니 31일에는 그 숫자가 더 늘어 6523명을 기록했다.

또 경기장을 방문한 팬들은 경기장에 모두 쏟아버리며 목청껏 소리쳤다. 한국 대표팀이 어려울 때마다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줬다. 그리고 뉴질랜드 선수들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 때는 야유를 보내며 홈 이점을 확실하게 살려줬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31일에 열린 한국과 뉴질랜드의 2014 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에 6523명이 찾아줘 엄청난 열기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장에 친구와 함께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은 정재원(20·학생)씨는 “농구장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것은 오랜만인 것 같다. 열기가 뜨거워 농구 팬으로서 뿌듯하다”며 “이런 경기가 자주 열린다면 인기가 떨어졌던 프로농구도 인기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A매치에 대한 필요성을 말했다.

이주영(26·학생)씨도 “KBL이나 대한농구협회에서 A매치를 많이 준비한다면 농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뿐 아니라 평소 농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던 사람들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A매치가 프로농구의 인기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유재학 감독도 경기 전에 열린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에서 농구 A매치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의 유재학 감독(왼쪽)이 센터 이종현에게 31일 뉴질랜드와 2014 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조언을 하고 있다.

확고한 이유가 있었다. 유 감독은 “현재 우리나라 센터진은 국내 무대에서는 쉽게 경기를 한다. 이들보다 큰 선수가 없고 설렁설렁해도 득점하기 편하다. 하지만 국제 무대는 다르다. 이런 기회를 자주 가져서 세계 농구와 겨뤄보고 부족함을 깨닫게 된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양동근 역시 “이런 평가전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세계 농구를 접할 길이 없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서 세계 농구를 접하게 돼서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의 네나드 부치니치 감독도 “한국 농구가 발전하기 위해서 먼저 해외로 나가고 농구 강대국과 실전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며 “우리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 실력을 쌓아갔다”고 한국 농구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A매치없이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왔다. 그 결과 세계 농구의 흐름을 따라가기 못하며 점점 추락했고 이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농구 강국에서 벗어나 이란과 레바논, 중국, 필리핀 등에 밀리게 됐다.

한국 농구가 다시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야구와 축구의 인기가 뜨거운 것은 리그 경쟁력도 뛰어나지만 잦은 A매치를 통해 꾸준하게 끌어모으고 이를 리그 인기를 끌어올리는데 활용한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31일에 열린 뉴질랜드와 2014 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70-71로 석패한 후 선수들끼리 모여 마무리 인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뉴질랜드전 이후로 세계 농구월드컵 때까지 공식적인 평가전은 잡혀있지 않고 다음달 21일 인천 전자랜드와 연습경기 밖에 없다.

많은 팬들과 농구 관계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맞는 A매치 상대를 찾아 뉴질랜드전과 같은 기회를 갖는다면 아시아 농구의 맹주 자리도 머잖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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