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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신태용호 공격력은 충분, 와일드카드 보강은 수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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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신태용호 공격력은 충분, 와일드카드 보강은 수비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28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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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문창진-권창훈 공격 2진 쌍벽"…윙백 아직 미흡, 수비에서 중심 잡아줄 '큰 형님' 필요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고양=민기홍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의 공격력은 확인됐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합류한다면 굳이 공격에 와일드카드 선수를 넣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수비에는 구멍이 보인다. 알제리와 1, 2차 평가전을 무실점으로 끝내긴 했지만 수비 조율 능력은 여전히 떨어진다. 지역 예선을 거치고 올라온 경쟁 상대와 올림픽 본선에서 대등하게 맞서려면 탄탄한 수비벽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알제리 올림픽대표팀과 2차 평가전에서 전반 22분 이창민(제주)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13분과 29분 터진 문창진(포항)의 연속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 [고양=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문창진이 2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알제리와 2차 평가전 후반 29분 왼발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있다.

◆ 문창진 자신감 충천, 권창훈도 맹활약…공격 2선 득점력 흡족

지난 25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알제리와 첫 평가전에서 권창훈(수원 삼성)과 문창진의 골로 2-0으로 이긴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1, 2차전에서 5골을 뽑아냈다. 특히 문창진은 2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었을 뿐 아니라 가장 많은 3골을 기록했다. 알제리의 수비조직력이 취약했음에도 한국 올림픽대표팀의 공격력은 충분히 확인했다.

권창훈 대신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문창진은 활발한 드리블로 알제리 수비진을 공략했고 결국 후반 13분에 골을 만들어냈다. 류승우와 김현을 거친 공은 문창진에게 연결됐고 문창진은 알제리 수비 한 명을 여유있게 제친 뒤 정확한 왼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문창진은 후반 29분에도 박인혁(FSV 프랑크푸르트)이 유도한 페널티킥을 왼발로 마무리하며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했다.

신태용 감독도 문창진에 대해서는 엄지를 들어올렸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문창진은 말할 필요가 없다. 경기마다 골을 넣고 움직임, 스피드 모두 뛰어나다. 권창훈과 함께 쌍벽"이라며 "말 그대로 물이 올랐다. 지금처럼 해주면 올림픽 본선에서 사고를 칠 것"이라고 밝혔다.

권창훈도 올림픽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여전한 득점력과 공격 2선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신태용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류승우(아르미니아 빌레펠트)는 다소 부진했지만 무난하게 올림픽대표팀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손흥민까지 가세한다면 공격은 흠잡을데가 없어진다.

신태용 감독은 "공격 2선이 아주 잘해주고 있어 나무랄데가 없다. 올림픽대표팀 18명을 뽑으면서 누군가는 눈물을 흘려야할 것 같다"며 "손흥민이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한다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의 말을 빌린다면 공격에 더이상 와일드카드는 필요없다.

▲ [고양=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권창훈(오른쪽)이 2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알제리와 2차 평가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문창진도 "내가 원하는 축구가 바로 신태용 감독님 축구다. 공격적인 것을 더 추구하시기 때문에 나와 잘 맞는다"며 "감독님이 편하게 하라고 하니까 마음을 놓고 한다. 그래서 더 골을 잘 넣는 것 같다"고 올림픽대표팀에서 자신이 펄펄 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 아직까지 수비는 불안, 공수 조율해줄 컨트롤 타워 절실

신태용 감독이 원톱 고민을 하고 있긴 하지만 김현(제주)이 알제리와 2차전에서 2개의 어시스트를 올렸다. 김현은 최전방 스트라이커지만 공격 2선 선수들의 득점력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이미 또 다른 스트라이커로는 황희찬도 있다.

진짜 고민은 수비에 있다. 중앙 수비나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윙백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 신태용 감독은 심상민(FC 서울)과 이슬찬(전남) 등 윙백에 대한 아쉬움을 직접 토로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전반을 마치고 나서 심상민과 이슬찬에게 '너희들이 풀어줘야 하는데 안되서 문제가 계속 드러난다'고 얘기했다"며 "선수들이 소속팀에 가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소속팀 감독들에게 잘 보여서 리저브나 반게임이라도 뛰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윙백을 뽑을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일단 이슬찬과 심상민을 계속 믿고 간다는 눈치다. 그러나 이들이 계속 활약을 해주지 못한다면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와일드카드를 뽑아서라도 이를 메울 수 밖에 없다.

공수 조율이나 수비 실수도 더 줄여야 한다. 비록 무실점으로 막긴 했지만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아찔한 상황을 여러 차례 맞았다. 알제리 공격수들이 허공을 향해 슛을 했기 망정이지, 제대로 들어갔더라면 3-0 완승이 아니라 2-1 승리 또는 오히려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었다.

▲ [고양=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김현(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알제리와 2차 평가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또 박용우(FC 서울)은 평가전임에도 불구하고 거친 플레이로 두 차례나 경고를 받으면서 퇴장을 기록했다. 3-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퇴장당해 승패에 영향을 주진 않았지만 올림픽 본선에서는 절대 금기다.

신태용 감독은 "오늘 쓴 스리백은 전반적으로 무난했지만 자멸해는 패스가 나와 위험을 초래했다. 그럼에도 실점하지 않은 것은 칭찬할 부분이고 본선까지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계속 수비진 실수가 나온다면 자신감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수비가 흔들리는 요소가 된다. 수비형 미드필더 또는 중앙 수비에서 어린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줄 '큰 형님'이 필요하다. 와일드카드 남은 2장이 공격이 아닌 수비에서 나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태용 감독은 다음달 1일 독일로 건너가 열흘 가까이 머물면서 독일파를 점검할 예정이다. 현재 올림픽대표팀에도 독일파가 있지만 홍정호,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나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태용 감독은 독일에서 머물면서 도르트문트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컵 8강 경기와 아우크스부르크의 경기를 관전하게 된다.

독일에서 뛰고 있는 '형님'들을 와일드카드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이 가운데 부상 때문에 올림픽을 뛰지 못한 홍정호의 발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고양=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박용우(왼쪽)이 2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알제리와 2차 평가전에서 패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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