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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호, 세계무대 무모한 도전 아닌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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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호, 세계무대 무모한 도전 아닌 '무한도전'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8.2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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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에 농구월드컵 복귀…아시안게임 앞두고 세계 정상과 실력 평가

[스포츠Q 홍현석 기자] 유재학(51)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16년만에 세계 무대에 무모하지만 뜻깊은 도전을 한다.

한국 대표팀은 2014 국제농구연맹(FIBA) 스페인 농구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26일부터 D조 경기가 열리는 그라나다에서 현지 적응 훈련에 돌입했다.

1998년 그리스에서 개최된 제13회 대회 이후 16년만에 농구월드컵에 나가게 된 한국 대표팀은 다음달 16일부터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최고 수준의 실전 상대들과 실력을 겨뤄보게 됐다.

또 농구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2014-2015시즌 프로농구에 대한 관심을 모을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한국 농구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발전된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 가운데 과연 한국 농구가 세계와 격차가 어느 정도 나는지를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 유재학 감독이 31일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벤치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D조에서 속한 한국이 상대할 팀들의 전력

한국은 지난해 8월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국, 대만 등을 누르고 이란, 필리핀에 이어 3위를 차지, 농구월드컵 진출권을 확보하며 16년만에 세계 대회에 복귀했다.

총 24개팀이 참가하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31위)은 리투아니아(4위), 호주(9위), 슬로베니아(13위), 앙골라(15위), 멕시코(24위)와 함께 D조 속했다.

D조 최강자인 리투아니아는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높이와 스피드를 모두 갖춘 팀이다. 만타스 칼니에티스라는 유럽 최고의 가드를 보유하고 있고 NBA 토렌토 랩터스에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요나스 발렌슈나스가 골밑에서 버티고 있다.

세계랭킹 9위인 호주는 대회를 앞두고 골밑을 책임져야 앤드류 보거트와 팀의 주포인 패티 밀스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여전히 강팀이다. 2013 유로 리그에서 13.8점, 9.8리바운드를 기록한 애런 베인스가 버티고 있고 2014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유타 재즈 유니폼을 입게 된 단테 액섬이 백코드진에 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유로 2013 조별라운드에서 3위로 밀려 패자부활전으로 간신히 막차를 탄 슬로베니아는 지난 시즌 피닉스 선즈에서 활약을 펼치며 주목으로 받았던 가드인 고란 드라기치를 축으로 빠른 백코드진을 통한 스피디한 공격을 주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골밑이 약해 백코드진만 봉쇄할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는 팀이기도 하다.

▲ 슬로베니아 에이스 고란 드라기치(가운데)가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골을 넣고 손을 벌려 좋아하고 있다. [사진=FIBA 홈페이지 캡처]

◆ 한국의 1승 상대는 앙골라와 멕시코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유재학 감독도 지난 19일 열린 결단식에서 “한국 농구도 세계로 나가야 한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이기는 농구를 보여줄 것이고 현실적인 목표는 1승 혹은 2승이다”고 밝혔다.

각 대륙의 최고의 팀이 나온 대회인만큼 현재 한국의 전력으로는 1승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나마 D조에서 1승 상대로 꼽히고 있는 팀이 멕시코와 앙골라다.

아프리카 전통의 강호인 앙골라는 2013년 아프리카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앙골라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로 마세도 감독은 뛰어난 신체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을 이용해 조직력이 뛰어난 농구를 보여주고 있다. 주전과 비주전의 편차도 크지 않다.

▲ 앙골라 농구대표팀 선수들이 2013 아프리카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국기를 들고 좋아하고 있다. [사진=FIBA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단점도 있다. 빅맨들의 신장이 2m 안팎이어서 높이 싸움에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높이가 있는 뉴질랜드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높이가 낮은 앙골라를 좀 더 편하게 상대할 수 있을 듯 하다.

다음 1승 상대는 바로 멕시코. 31위인 한국 다음으로 세계 랭킹이 낮은 멕시코는 2013 아메리카 선수권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월드컵에 합류했다.

세르히오 발데올밀로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멕시코는 평균 신장이 194cm로 D조에서 가장 낮다. 또 팀 내에서 골밑을 맡고 있는 센터 구사타보 아욘 역시 206cm로 다른 팀에 비하며 센터치곤 높이가 낮다. 하지만 2013 아메리카 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푸에르토리코를 상대로 10개가 많은 리바운드(37-27)를 잡아내며 낮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높이에서의 약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슛에서도 1위인 아르헨티나(55.1%)에 이어 높은 성공률인 53.6%를 기록하고 있어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높이가 낮고 가드진에서도 양동근, 김선형의 스피드와 실력에서는 절대로 뒤지지 않기 때문에 해볼만하다. 또 이종현-김종규로 이어지는 빅맨들이 지난해 아메리카선수권에서 평균 17.5점 9.2리바운드를 기록한 야욘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전망이다.

▲ 한국 대표팀이 지난달 29일에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64-58로 승리를 거둔 후 선수들이 모여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농구월드컵은 최고의 인천 아시안게임 전초전

이번 농구월드컵 이후에 곧바로 아시안게임이 열리게 된다. 사실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보다는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2년만에 홈에서 열리는 대회이고 우승을 한다면 농구에 대한 인기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협회나 연맹에서도 아시안게임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럼 점에서 월드컵은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최고의 전초전이자 모의고사다. 리투아니아나 호주 등은 확실히 중국과 필리핀 등 아시안게임에서 만나게 될 상대들보다는 높이가 높고 힘이나 스피드에서 모두 뛰어나기 때문에 이들과 경기를 통한 경험이 분명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한국 대표팀의 주무기가 되고 있는 전면 강압수비와 그동안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문제가 됐던 공격에서의 다양한 패턴 등을 시험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세계에서 통한다면 분명 아시안게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가 12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대회이다.

▲ 대한민국 주포 조성민(오른쪽)이 31일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세계 최강 미국의 우승? 아니면 유럽 강세?

스페인에서 열리는 이번 농구월드컵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팀은 세계 최강인 미국이다. NBA에서 활약을 펼쳤던 12명의 선수로 구성된 미국 대표팀은 현재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NBA에서 활약을 펼쳤던 르브론 제임스나 케빈 듀란트 등의 에이스급 선수들이 “리그에 집중하고 싶다”며 대회 참가를 고사했고 그들을 대신해 팀의 주축으로 손꼽혔던 폴 조지 역시 청백전 중 다리 부상을 입어 대회에서 이탈했다. 이외에도 케빈 러브, 블레이크 그리핀, 라마커스 알드리지 등의 골밑 자원들도 부상과 리그 집중을 이유로 대회에 참석하지 않아 현재 미국 대표팀은 최고의 전력이라고 말할 수 없다.

MVP 출신의 데릭 로즈와 스티븐 커리가 버티고 있는 백코트진을 우위를 가져갈 수 있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빅맨진이다.

2012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힌 앤써니 데이비스와 드마커즈 커즌스 등으로 구성된 빅맨진은 확실히 다른 미국 대표팀에 비해 경험이나 이름값에서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 많은 선수들이 이탈한 파워 포워드 역시 미국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미국 대표팀은 현재 경험이 적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NBA 룰과 많은 차이가 있는 FIBA룰을 경험한 적이 없는 선수들이 많고 이 때문에 혼란이 올 수도 있어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다.

▲ 스페인 에이스 파우 가솔(뒤쪽)이 터키와 평가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페인 농구연맹 제공]

이런 미국을 상대할 수 있는 팀으로는 개최국 스페인과 리투아니아 등의 유럽 팀을 뽑고 있다. 아무래도 유럽에서 열리는 대회이다보니 적응이나 경기장 분위기 역시 유럽 팀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개최국인 스페인은 홈 팀들의 열띤 응원과 더불어 선수들 구성도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 파우가솔-마크 가솔 형제가 골밑을 지키고 있고 리키 루비오,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 등의 경험까지 더해진 백코트진을 갖추고 있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다. 그 밖에 보리스 디아우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도 우승 후보로 예상되고 있다.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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