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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희진-박정아, V3 IBK기업은행 '7년 버팀목' 없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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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희진-박정아, V3 IBK기업은행 '7년 버팀목' 없었다면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3.3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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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배구는 6명이서 하는 스포츠이지만 두 명 이상은 득점에서 제 몫을 해줘야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선수는 물론이고 토종 공격수의 활약이 받쳐줘야만 강팀이 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30일 V리그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한 화성 IBK기업은행은 공격 짜임새가 매우 좋은 팀이다. 외인과 김희진(26), 그리고 박정아(24)가 안정적인 삼각편대를 이루기 때문이다. 특히 김희진과 박정아는 어떤 외국인 선수가 오든 득점에서 팀에 공헌하는 비중이 컸다. 이에 IBK기업은행 공격진에는 삼각편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두 토종 공격수가 없었다면 아마도 IBK기업은행이 3번째 우승을 달성하기 까지 지금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 [화성=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김희진(왼쪽)과 박정아가 30일 인터뷰를 마친 뒤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1년 IBK기업은행의 창단 멤버인 김희진과 박정아는 7년째 한 팀에서 뛰며 큰 경기를 많이 치렀다. 그 경험이 쌓여 정규리그, 챔프전, KOVO(한국배구연맹)컵에서 각각 3차례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30일 우승 세리머니가 끝난 뒤 둘은 그동안 앞만 보며 달려온 서로를 격려했다. 김희진은 “우리는 이런(서로 칭찬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라며 한 발 빼더니 이내 “서로 많이 의지한다. 이런 팀원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힘이 된다. 든든하다”면서 “눈물 나려고 해”라고 말했다.

두 살 동생인 박정아는 차분하게 말했다. “(김)희진 언니는 개구쟁이다.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 나를 많이 괴롭히진 않지만 화를 내도 받아주는 언니다. 늘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제는 장난 그만하고 조금 더 어른스러운 언니가 되길 바란다”며 농담을 던졌다. 박정아의 유쾌한 한마디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대전 KGC인삼공사와 플레이오프 때부터 하루걸러 하루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많이 부담됐던 봄 배구였다. 외국인 선수 리쉘은 수액주사를 맞았고 김희진은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탈진 증상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이를 이겨내고 정상의 자리에 섰기 때문에 우승의 맛이 더욱 달콤했다.

김희진은 “힘든 만큼 기쁨은 그 이상이다. 이번 우승이 나에게 더 큰 의미로 와 닿은 것 같다”며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야 했다. 5차전까지 가면 불투명할거라고 봤다. 1세트에 정신을 차리고 했는데 동공이 풀렸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박정아 역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부진으로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지만 마음을 추스르고 소속팀에서 제 몫을 했다. 그는 “이미 그땐 그 때다. 팀에 돌아와서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힘든 시즌이었지만 마무리를 잘했기 때문에 기쁘고 행복하다. 좋은 기억으로 남길 수 있어서 좋다”며 웃어보였다.

김희진과 박정아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어쩌면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고 함께 우승컵을 드는 게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 특별하다. 7년 동안 코트 양 쪽에서 존재감을 높인 김희진과 박정아는 IBK기업은행의 든든한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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