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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호랑이선생 채찍 이겨낸 에이스, 리쉘이라 쓰고 '갓쉘'이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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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호랑이선생 채찍 이겨낸 에이스, 리쉘이라 쓰고 '갓쉘'이라 읽는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3.31 0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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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결정 4차전 36점 뽑으며 시리즈 MVP…재계약 여부는 추후 결정

[화성=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리쉘이라 쓰고 ‘갓쉘’이라 읽는다. 화성 IBK기업은행 외국인 선수 리쉘(24)이 이정철 감독 특유의 엄격한 지도 방식에도 묵묵히 제 몫을 다하며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대전 KGC인삼공사와 플레이오프부터 기복 없는 면모를 보여준 리쉘의 챔프전 MVP(최우수선수) 수상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했다.

리쉘은 3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흥국생명과 2016~2017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양 팀 최다인 36득점(공격성공률 42.5%)을 기록, 팀의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견인했다. IBK기업은행은 2011년 창단 후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 후 재미있는 장면이 펼쳐졌다.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이정철 감독을 눕힌 뒤 마구 때린 것. 기쁨의 표현이라 하기엔 다소 과격했다. 허나 리쉘은 “KOVO(한국배구연맹)컵 끝나고도 때리는 것을 봐서 놀랍지는 않았다. 감독을 때릴 수 있는 두 번의 기회가 있다. 하지만 충분하진 않다”며 웃어보였다.

IBK기업은행이 우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리쉘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29표 중 21표를 얻어 MVP에 선정됐다. 팀의 주포로서 다소 작은 신장 184㎝의 불리한 신체조건에도 특유의 근성과 끈기를 발휘하며 챔프전 최고의 별이 됐다. 리쉘은 “상당히 놀랍다. MVP를 예상하지 못했는데 받게 돼서 감사하다”며 기뻐했다.

아제르바이잔 리그를 거쳐 지난해 한국 땅을 밟은 리쉘. 그가 늘 탄탄대로를 밟은 건 아니었다. ‘호랑이 선생님’ 이정철 감독 특유의 엄격한 지도 방식에 정신적으로 힘든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리쉘은 “괜찮았다. 내가 시즌 내내 집중하기 위해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다. 정 듣기 힘들 때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고 말했다.

이정철 감독은 힘든 훈련을 견뎌낸 리쉘이 대견하기만 하다. 이 감독은 “리쉘이 1차전을 마치고 어깨가 잘 안돌아간다고 했다. 워밍업이 제대로 안된 것 같았다. 몸을 일찍 풀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운동을 하기 전에 어깨 마사지로 이완시켜놓도록 준비한 게 도움된 것 같다”면서 “사실 오늘도 토스가 안 좋아 정상적인 스윙이 되지 않았다. 원하는 코스로 때리지 못했는데 그래도 마지막에 차고 나가준 덕에 4세트에서 끝낼 수 있었다.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경험을 더 쌓는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칭찬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뛸 때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한국의 좋은 환경에서 뛴 리쉘. 혹 재계약 의사가 있진 않을까. 리쉘은 “지금 당장 결정할 일은 아니다. 집으로 돌아가 쉬면서 생각해볼 문제다”라며 답을 미뤘다.

봄 배구를 치르면서 수액주사 투혼을 발휘하며 시리즈를 평정한 리쉘이 생애 최고의 날을 맞이하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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