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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C-학점 이정철 감독 '재수강행?' IBK 우승 주역들의 유쾌한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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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C-학점 이정철 감독 '재수강행?' IBK 우승 주역들의 유쾌한 복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3.31 0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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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니-김희진-박정아-리쉘이 매긴 이정철 감독 지도력은 몇점?

[화성=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박)정아가 50점을 줬으니 나도 50점을 매기겠다.” (김희진)

“감독님의 배구에 대한 열정에 70점을 드리고 싶다.” (김사니)

“점수를 매겨달라는 건 불공평한 질문이다. 그래도 C- 정도 주고 싶다.” (리쉘)

예상대로(?) 박했다. 화성 IBK기업은행 우승의 주역들은 이정철 감독의 지도력에 다소 낮은 점수를 매겼다. C-. 만약 이 감독이 수업을 듣는 대학생이라면 꼼짝없이 재수강이다. 시즌 내내 시어머니처럼 들들 볶은 이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소심하면서도 유쾌한 복수였다.

30일 인천 흥국생명과 V리그 챔피언결정 4차전을 3-1로 이기며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한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경기 후 이정철 감독을 눕힌 뒤 마구 밟았다. 지난해 우승한 KOVO(한국배구연맹)컵 때와 마찬가지였다. 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의 통합 5연패를 이끈 위성우 감독도 선수들에게 신나게 밟혔는데, 어찌 보면 지옥훈련으로 정평이 나 있는 두 사령탑의 공통점이 여기서 발견된다.

IBK기업은행 선수들의 복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김사니(세터)와 김희진(센터‧라이트), 박정아(레프트), 그리고 시리즈 MVP 리쉘(레프트)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이정철 감독의 지도력에 점수를 낮게 매겼다.

먼저 박정아는 “솔직히 감독님이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다”면서 50점을 줬다. 박정아의 말을 들은 김희진 역시 50점을 매기며 “정아와 내 점수를 합쳐 100점을 드리겠다”며 웃었다.

리쉘은 더 솔직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이정철 감독에게 꾸중만 들었다”며 “점수를 매겨달라는 건 불공평한 질문이다”라고 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C- 정도 주고 싶다”며 박정아, 김희진보다는 높은 점수를 매겼다.

맏언니 김사니는 70점을 매겼다. 점수를 책정한 이유가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 그는 “감독님의 배구에 대한 열정을 70점이라 생각하고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30점 정도다”라며 “우리를 어떻게든 끌고 가려는 모습은 70점이 되는 것 같고 화를 내시는 게 30점 정도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우승했기에 이런 장난도 칠 수 있었다. 비록 높은 점수를 주진 않았지만 IBK기업은행 선수들의 말 속에서 이정철 감독에 대한 애정이 묻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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