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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준 환상수비 못지킨 강정호 통한의 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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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준 환상수비 못지킨 강정호 통한의 실책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10 2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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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5차전] 우익수 유한준, 세차례 호수비로 위기 모면…유격수 강정호는 실책으로 역전패 빌미

[잠실=스포츠Q 박상현 기자] 보통 큰 경기에서는 수비 하나에 승패가 결정된다고 한다. 한국시리즈 같은 포스트시즌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넥센은 경기 초중반 호수비에 여러 차례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마지막 수비 실책에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넥센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0으로 앞서던 9회말 2사 상황에서 터진 최형우의 끝내기 2타점 역전 결승 2루타를 얻어맞아 1-2로 역전패했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3승 2패 직전까지 왔던 넥센은 최형우의 한방에 2승 3패가 되면서 남은 6, 7차전을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날 넥센은 여러 차례 멋진 수비를 선보였다. 그 주인공은 유한준이었다. 수비에서만큼은 메이저리그의 어떤 우익수보다도 멋있었다.

넥센 선발투수 헨리 소사가 첫 타자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주고 2사 1루 상황에서 김상수에게 1루수 옆을 뚫는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공교롭게도 다음 타자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활화산 같은 타격을 보이고 있는 야마이코 나바로였다.

나바로의 타구는 우익수 방향으로 날아갔다. 마치 우중간을 꿰뚫는 장타가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유한준은 자신의 발로 완벽한 러닝캐치를 해냈고 그대로 삼성의 2회말 공격이 끝났다.

유한준은 3회말에도 채태인의 볼넷을 1사 1루가 된 상황에서 최형우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유한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5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채태인의 우중간으로 빠질 것 같았던 타구를 러닝 캐치로 잡아냈다. 유한준의 완벽한 수비를 보고 있던 소사는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곧바로 덕아웃에 들어가지 않고 유한준을 끝까지 기다려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물론 삼성도 가만 있지 않았다. 삼성 역시 우익수 박한이의 호수비가 눈부셨다. 3회초 넥센 첫 타자 박헌도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수비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 5회초에는 강정호의 타구가 3루수 강습으로 나갔지만 박석민이 침착하게 이를 땅볼로 처리하는 등 수비 집중력이 빛났다.

양 팀 야수들의 호수비 속에 잠실구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어느덧 손이 시려운 날씨가 됐지만 그림같은 수비 하나하나에 팬들은 환호했고 그럴수록 응원 목소리는 높아갔다. 그리고 이는 5회까지 양 팀이 0의 행진을 이어가는 팽팽한 투수전의 원동력이 됐다. 관중들 사이에서는 "우와! 다들 미쳤어. 수비를 왜 이렇게 잘하는거야"라는 말이 터져나왔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넥센 강정호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말 야마이코 나바로의 타구를 놓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는 강정호가 일을 그르쳤다. 강정호의 실책 하나에 9회말 위기를 맞았고 최형우의 끝내기 2루타 빌미가 됐다.

그렇지 않아도 강정호는 실책으로 잡히지 않은 실수가 하나 더 있었다. 5회말 첫 타자 김상수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꿰뚫는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 무사 1루가 된 상황에서 야마이코 나바로의 타구가 강정호 앞으로 굴러갔다. 전형적인 더블플레이 상황이었다.

하지만 강정호는 공을 한 차례 떨어뜨렸고 병살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박한이와 채태인이 타구가 중견수 플라이와 우익수 플라이로 잡혔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줄 뻔 했다. 그나마도 채태인의 타구를 걷어낸 유한준의 호수비가 있었기에 강정호의 실수가 묻혔다.

공교롭게도 강정호는 9회말 다시 한번 나바로의 타구를 놓쳤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바로의 타구를 침착하게 연결시키면 아웃 카운트를 2개로 늘릴 수 있는 상황에서 공을 더듬었다. 손승락이 박한이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긴 했지만 채태인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 3루가 됐고 끝내 최형우의 결승타까지 이어졌다.

강정호의 실책 하나는 유한준의 세차례 그림과 같은 호수비와 소사의 6⅓이닝 무실점 호투, 8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한 손승락의 활약까지 모두 날려버린 결정적인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강정호에 대한 MLB의 평가는 엇갈린다. 40홈런 이상을 친, 펀치력이 있는 강타자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수비에 있어서는 평균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팀의 패배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실책을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줬기 때문에 강정호를 바라보는 MLB의 눈은 더욱 매섭게 변하게 됐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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