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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스낵컬처가 어때서?' 스포츠콘텐츠, 스토리를 입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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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스낵컬처가 어때서?' 스포츠콘텐츠, 스토리를 입어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11.25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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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회 스포츠산업포럼..."더 가볍게 더 재밌게", "융복합 통해 스토리텔링해야"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덕후’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일본어 ‘오타쿠(御宅)’를 한국식으로 부른 용어로 특정 분야에 미친 마니아를 뜻한다. 이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접한 누리꾼들은 무릎을 치고 배꼽을 잡는다. 그리고 이를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나른다.

재미만 있으면 콘텐츠가 알아서 확대, 재생산되는 시대다. 볼만한 것이 쏟아지는 현대 사회선 흥미롭지 않은 건 철저히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다. 방송, 신문으로 대표되던 미디어 산업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단순한 사실 전달만으로는 도태된다. 스토리를 입고 재치를 더한 콘텐츠만이 살아남는다.

스포츠는 어떤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스포츠산업협회가 주관하는 제96회 스포츠산업 포럼이 ‘숨겨진 스포츠콘텐츠의 가치를 찾다’를 주제로 25일 서울 강남구 프리마호텔에서 열렸다. 기자 출신 교수와 행정가, 현직 PD, 방송 종사자 등이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 스포츠콘텐츠의 가치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연사들. 이들은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융복합을 통한 콘텐츠 확대를 주장했다. [사진=한국스포츠산업협회 제공]

◆ 스낵컬처로서의 스포츠, 짧게 가볍게 스마트하게 

“텍스트는 간결해지고 이미지는 풍부해집니다. 콘텐츠 소비시간은 짧아지지만 구매 결정을 앞둔 소비자들의 망설임은 사라집니다. 스포츠도 '스낵컬처'화 돼야합니다. 가볍게, 짧게, 스마트하게 마음 편히 소비할 수 있는 스낵 봉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낵컬처란 스낵 즉, 간단한 식사처럼 짧은 시간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소비 트렌드를 의미한다. 장편 대하드라마가 사라져가고 10분짜리 웹드라마가 나온다. 인터넷 게임 점유율이 줄고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급성장한다. 만화 시장은 웹툰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SBS스포츠를 상징하는 콘텐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다. 매 경기 종료 후 하이라이트에 깔리는 배경음악과 기성용 손흥민 이청용 등 태극전사들의 경기 예고 영상 등이 온라인 상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 입단 후 첫 골을 넣자 ‘손에 손잡고’를, 노장이 결승골을 작렬하자 ‘내 나이가 어때서’를 트는 식이다.

이를 총괄 지휘하는 이가 김찬헌 PD다. “변태 PD라 불린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프로그램, 스팟물을 제작하는 자신의 원칙을 제시했다. △ 짧은 것에 집중하자 △ 경기 프리뷰는 매 경기 딱 5분만 △ 대본 없이 SNS 댓글을 통해 가벼움을 추구해도 좋다 △ 하이라이트에 색깔을 입히자 등이다.

김찬헌 PD는 “스포츠 본연의, 땀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 아니냐, 지나치게 희화화한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이렇게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스낵컬처 콘텐츠들이 소비자들의 공감과 참여를 자양분으로 미디어 시장의 대세가 됐다. 지나치게 급진적인 아이디어 같지만 길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고 말했다.

▲ 제96회 스포츠산업 포럼이 콘텐츠 가치를 주제로 25일 서울 강남구 프리마호텔에서 개최됐다. [사진=한국스포츠산업협회 제공]

◆ 융복합 통해 스포츠콘텐츠에 스토리를 입혀라

종합방송전문기술회사 티미디어웍스의 김기배 전무도 콘텐츠의 흥미를 강조했다. 그는 “페이퍼 미디어처럼 방송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 지상파 3사가 처음으로 적자를 봤다”며 “스포츠가 경쟁해야 할 대상은 드라마와 예능이다. 다른 콘텐츠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IPTV, 케이블, 스마트폰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젊은 세대들은 굳이 TV를 보지 않는다. 김 전무는 “이렇게 가선 스포츠방송의 미래가 결코 밝지 않다”며 “유저들은 꼭 필요한 정보만 찾아서 소비하기 때문에 콘텐츠를 세분화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무한 미디어서비스를 구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연아 같은 슈퍼스타나 프리미어 12 4강 일본전 역전승 같은 콘텐츠만 있다면 스포츠가 쇼, 오락을 다 제치게 돼 있다”며 “스포츠가 빠르고 재밌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소셜 TV를 통해 선수의 신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멀티채널네트워크(MCN)를 통해 쌍방향 소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찬 의견들이 쏟아졌다. 윤천석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포츠가 영화보다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고부가가치를 지닌 산업임을 인식하면 한국의 주요 수출산업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 김학수 소장도 “스포츠가 기존 콘텐츠와 융복합을 통해 재미를 입어야 한다”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소비자를 이끌어내야 할 때”라고 뜻을 같이 했다.

방송사 스포츠국장 출신인 대한체육회 미래전략위원회 정철의 위원장은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KBS가 시청률에서 타 방송사를 누른 비결이 스토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이영표 해설위원이 경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 ‘문어’라는 별명을 얻지 않았느냐”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영수 연구원은 “콘텐츠산업이라는 것도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명명하기 시작했다”며 “스포츠산업의 융복합 시도가 좋아 보인다. 한류 콘텐츠가 다양한데 그중 게임이 56%의 비중을 차지한다. 스포츠와 게임이 결합하면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는 신선한 의견을 제시했다.

▲ KBSN 전략사업팀 국창민 팀장은 "스포츠이벤트 매니지먼트가 신 한류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스포츠산업협회 제공]

◆ 신 한류의 중심, 스포츠이벤트 매니지먼트 시장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시작으로 한국은 하계유니버시아드, 세계육상선수권, F1, 아시안게임, 세계군인체육대회 등 숱한 메가스포츠이벤트를 개최해 왔다. 2년 2개월 뒤면 평창 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린다. 국제대회를 어떻게 치러야하는지 노하우를 갖춘 한국은 스포츠이벤트 매니지먼트 강국이 될 수 있다.

KBSN 전략사업팀 국창민 팀장은 “스포츠이벤트 매니지먼트야말로 급성장 중인 비즈니스다. 성장가능성도 무궁무진한 분야”라며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가 우리를 비롯한 몇몇 한국 회사에 컨설팅 의뢰를 하고 있다. 이미 2013 카잔 유니버시아드대회 폐회식에서 20분을 활용해 2015 개최지인 광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삼성 그룹 계열사 제일기획은 2004년 튀니지에서 개최된 아프리카축구연맹(CAF) 개회식 행사를 맡아 진행했다. 세계적인 광고대행사의 독무대였던 스포츠이벤트 매니지먼트 시장에 한국 기업이 첫 발을 내딛은 의미 있는 움직임이었다. 2002년 월드컵 개·폐회식을 성공적으로 치러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달 말 스포츠마케팅 전문업체 IB월드와이드가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사명을 갤럭시아SM으로 변경한 이들은 SM의 노하우를 빌려 동남아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국창민 팀장은 “매우 유의미한 움직임”이라며 “스포츠이벤트 매니지먼트가 신 한류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스포츠코리아 김창율 대표는 “역사적인 스포츠이벤트는 두고두고 소비자의 관심을 끌 뿐만 아니라 많은 이익을 가져오지만 현재의 손익계산만 따지다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포츠콘텐츠를 고부가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인식하고 전문적인 콘텐츠 생산자와 관련 종사자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재 후기] 포털사이트를 보라. 3분 미만의 동영상 클립이 줄을 잇는다. ‘스크롤이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누리꾼들은 재미없다 싶으면 가차 없이 마우스 휠에 손을 갖다 댄다. 김찬헌 PD는 자신이 직접 손흥민 경기 예고편에 출연, 명품 연기를 해내 누리꾼들로부터 ‘약빤 PD’라는 영예로운 애칭을 얻었다. 스타들이 실시간 쌍방향 소통을 하는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단연 화제성 1위다. 스포츠도 이렇게 하면 된다. 숨겨진 가치를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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