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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바르셀로나 이어 레알까지, 왜 스페인만 선수등록 금지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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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바르셀로나 이어 레알까지, 왜 스페인만 선수등록 금지 제재?
  • 강언구 기자
  • 승인 2016.01.15 2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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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비야레알-라요 바예카노-그라나다 등도 규정 위반 조사…경험 축적서 스페인이 유리

[스포츠Q(큐) 강언구 기자]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1년 동안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으면서 스페인 축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전체에 불똥이 튈 조짐이다.

스페인 스포츠 일간지 아스는 15일(한국시간) "FIFA가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외에도 비야레알, 라요 바예카노, 그라나다도 '18세 미만 유소년 영입 규정'과 관련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구단도 규정 위반이 적발될 경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페인 마드리드 지역 일간지 엘 파이스는 "2014년까지 FIFA 이적시장시스템에 등록된 만 18세 이하 선수 1739명 중 22%에 해당하는 400명이 스페인 구단에 등록되어 있다"며 "이는 2위 포르투갈(188명)과 3위 잉글랜드(135명)를 압도하는 수치"라고 전했다. FIFA는 스페인에 가장 많은 선수가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위반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 FC 바르셀로나에 이어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까지 15일(한국시간) FIFA로부터 '만 18세 미만 유소년 선수 영입 규정' 위반 징계를 받았다. 이에 따라 두 구단은 1년 동안 선수 등록이 금지돼 영입을 할 수 없게 됐다.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캡처]

그렇다면 왜 스페인 구단에 등록된 유소년들이 다른 나라의 구단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을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연봉이 높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무엇보다도 어린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프리미어리그는 1군에 들어가지 못하면 프로 경기에 뛸 수 없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프로 경험을 쌓으려면 하부리그나 약체팀으로 임대를 가야 한다.

이에 비해 프리메라리가는 2군팀도 세군다리가(2부)까지 참가할 수 있어 또래 선수들 말고도 나이가 많거나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 경험 축적 측면에서 잉글랜드보다 스페인이 유리하기 때문에 유망주들은 스페인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이승우와 백승호, 장결희(FC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이강인(발렌시아)이 스페인으로 간 것도 이 때문이다.

▲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2부 팀도 2부리그까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비해 경험 축적에서 유리하다. 이 때문에 이승우(오른쪽)와 백승호, 이강인 등도 프리미어리그 대신 프리메라리가 유소년 팀에 들어갔다. [사진=이승우 트위터 캡처]

두 번째 이유는 언어와 관련한 것이다.

남미는 흔히 '세계 축구의 보고'라고 불릴 정도로 기본기가 탄탄한 유망주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그런데 남미 출신 유망주들은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모두 스페인어를 쓴다. 언어 장벽이 없는 스페인으로 가는 것은 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지난해 바르셀로나를 시작으로 프리메라리가에 불어닥친 '만 18세 미만 유소년 선수 영입 규정' 광풍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스페인으로 몰려오는 유망주들을 효과적으로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스페인 축구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좋은 유망주들을 잘 길러내면 리그의 기반이 탄탄해지기 때문에 리그 수준도 높아지고 더 좋은 선수들이 모일 수 있다. 스페인 축구계가 이 문제점을 해결한다면 당분간 세계 최고의 리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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