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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텔' 시청률은 1위인데 호흡은 최악이었던 웹툰작가 이말년과 걸스데이 유라의 만남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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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텔' 시청률은 1위인데 호흡은 최악이었던 웹툰작가 이말년과 걸스데이 유라의 만남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2.07 08: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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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무한도전'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마리텔'에 출연한 정준하가 겪었던 상황이 MLT-20에서 재현된 기분이었다. 웹툰작가 이말년과 걸스데이 유라라는 기묘한 조합이 방송 내내 호흡이 거의 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1위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6일 방송된 MBC '마리텔'(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는 지난 1월 17일 인터넷 다음TV팟을 통해 인터넷 생중계로 진행된 MLT-20의 전반전이 방송됐다. MLT-20의 전반전은 원래대로라면 1월 23일에 방송됐어야 했지만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을 겸한 U-23 축구 국가대표팀의 AFC U-23 축구선수권대회 중계로 2주 연속 결방되어 2월 6일에 방송되게 됐다.

MLT-20에서 가장 의외였던 부분은 웹툰작가 이말년과 걸스데이 유라가 단독방송이 아닌 두 명이 공동으로 방송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마리텔'에서 박나래와 장도연, 판타스틱4(김정민, 김새롬, 박슬기, 장영란), 오세득 셰프와 최현석 셰프, 걸그룹 트와이스, 김성주와 안정환 등 두 명 이상의 메인 출연자가 등장한 방송은 있었지만, 이말년과 유라는 다른 공동 출연자들과 달리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닌 초면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 [사진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화면 캡처]

게다가 이말년 작가와 걸스데이 유라는 '그림'이라는 콘텐츠에서만 공통점이 있을 뿐, 모든 점에서 서로 전혀 반대되는 출연자들이었다. 이말년 작가는 잘 알려진 것처럼 웹툰작가 중에서도 마이너한 성향을 자랑하지만 유라는 이말년 작가의 마이너함과는 정반대에 서 있는 메이저 걸그룹의 멤버였고, 공통점이라는 그림조차도 이말년 작가는 PC와 태블릿을 이용하지만 유라는 유화라는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린다.

이말년과 유라의 불협화음은 초반부터 감지됐다. 네티즌들에게 자기소개를 하는 방송 시작 부분은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이말년은 방제인 '유앤년'을 외치며 장풍을 쏘는 포즈를 취한 유라의 행동에 당황했고, 유라는 유라대로 이말년 스타일로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보며 발끈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중반부 이후에도 이들의 불협화음은 계속 됐다. 유라는 이말년이 걸그룹의 이미지를 호수 위에 떠 있는 백조의 발버둥으로 코믹하게 그린 것에 대해 "네티즌들이 대체 어떤 아이돌이 이러냐고 말한다"며 장난과 신경질의 경계를 아슬아슬 넘나들었다.

게다가 전반전 마지막 콘텐츠로 설날 풍경을 그리는 그림 대결에서도 이말년과 유라는 아예 대결모드를 선언하고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이말년은 흰색 물감이 없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유화를 붙잡고 있는 유라를 보고 "흰색 물감 가져오겠다"며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6일 방송된 '마리텔' 방송은 사실 지난 1월 17일 진행된 MLT-20 인터넷 생중계에 비해 이말년과 유라의 관계를 민감할 수 있는 지점을 많이 편집해 자연스럽게 그려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 보여진 이말년과 유라는 서로 대화가 거의 이어지지 않는데다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양쪽 모두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마리텔' MLT-20 인터넷 생중계 이후 이말년과 유라의 방송에 대한 네티즌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이말년은 방송 다음 날인 1월 18일 '디씨인사이드'의 '마리텔 갤러리'에 "저는 막상 촬영하는 동안 재밌게 해서 나름대로 만족했는데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여지지 않은 것 같다"며 "제가 화가 났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사실은 아니고, 원래 뭔가를 경청하거나 생각할 때 무표정이다"며 유라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애초에 MLT-20에서 이말년은 동료 웹툰작가인 '패션왕'과 '복학왕'의 기안84의 출연을 희망했지만, '마리텔' 제작진에서 기안84 작가 대신에 평소 이말년과 전혀 친분이 없던 걸스데이 유라를 섭외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없진 않았다.

앞으로도 '마리텔'은 개인방송의 한계로 인해 공동출연자의 비중을 꾸준히 늘려갈 것으로 보이는데, 이말년과 유라의 방송에서 벌어진 논란을 계기로 단지 화제성만을 위한 무리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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